정은경 리더십…“하나도 놀랍지 않다”

입력 2020.05.24 (21:27) 수정 2020.05.2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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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 모델로 떠오르게 된 이유.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리더십도 그중 하나라는 말이 많습니다.

정은경 본부장의 리더십이 어떤지 보여주는 5년 전의 장면, ​박성래 기자가 담아봤습니다.

[리포트]

["메르스 관련 종합 점검질의를 상정합니다."]

2015년 7월 국회 메르스 특위.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역학조사서에 보면 5월 29일 23시 30분에 메르스 확진이라고 돼 있는데요. 이것은 왜 그런가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 "저희도 그때 당시 의아해 했었습니다."]

역학조사관의 답변이 막혔습니다.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그러면 이것은 보건복지부에 물어봐야 되나요?"]

그 때, 뒷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현장점검반장 정은경입니다. 42번 환자의 경우에는 말씀하신대로 5월 29일날 확진은 받았습니다."]

역학조사관의 상관인 정은경 중앙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입니다.

[김홍빈/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워낙에 차분하시고요. 감정에 기복도 없고 그래서 사람들한테 분명히 안정감을 주는 것도 있고요."]

역학조사관을 추궁하던 국회의원이 화살을 정부쪽으로 돌렸습니다.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확진판정을 미룬 이유, 너무 무책임했다. 메르스가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것인지, 저는 정부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겁니다."]

이때 또 들려오는 목소리,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죄송하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지요?"]

[정은경/당시 반장 : "저는 현장점검반장 정은경입니다."]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정은경 선생님은 죄송하지만 증인명단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요, 말씀을 하셔도 조금 효력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정은경/당시 반장 : "예. 제가 한 가지만 추가로 말씀드리면..."]

답변을 안 해도 된다는 국회의원의 말이 있었는데도, 또다시 부하 직원의 답변을 거들고 나섭니다.

["42번 환자가 메르스로 확진이 된 거는 29일 날 23시 30분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족에게 통보가 되지도 않았고요?) 아까 우리 역학조사관이 얘기했을 때는 메르스 일 수 있다는..."]

정은경 반장은 부하 직원을 방어하기 위해 나섰던 것일까?

국회 속기록을 살펴봤습니다.

이날 정은경 반장이 답변에 끼어든 건 모두 두 번이었습니다.

두 번 모두 아랫사람의 답변이 막혔을 때였습니다.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질병관리본부장도 답변이 막힐 경우가 있었지만 정은경 반장은 한 번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김홍빈/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인품이나 이런 부분들은 저희가 다 존경할 만한 부분이라고... 역학조사관을 했던 많은 저희 동료나 후배들이나 인정할 만큼 인품이나 능력 면에서 정말 부족하지 않고요."]

취재진은 질병관리본부 간부들을 만나, 당시 정은경 당시 센터장이 부하 직원을 보호하려 한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답변은 짧고 간명했습니다.

'설사 그랬다 해도 하나도 놀랍지 않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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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경 리더십…“하나도 놀랍지 않다”
    • 입력 2020-05-24 21:32:33
    • 수정2020-05-24 21: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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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 모델로 떠오르게 된 이유.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리더십도 그중 하나라는 말이 많습니다.

정은경 본부장의 리더십이 어떤지 보여주는 5년 전의 장면, ​박성래 기자가 담아봤습니다.

[리포트]

["메르스 관련 종합 점검질의를 상정합니다."]

2015년 7월 국회 메르스 특위.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역학조사서에 보면 5월 29일 23시 30분에 메르스 확진이라고 돼 있는데요. 이것은 왜 그런가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 "저희도 그때 당시 의아해 했었습니다."]

역학조사관의 답변이 막혔습니다.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그러면 이것은 보건복지부에 물어봐야 되나요?"]

그 때, 뒷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현장점검반장 정은경입니다. 42번 환자의 경우에는 말씀하신대로 5월 29일날 확진은 받았습니다."]

역학조사관의 상관인 정은경 중앙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입니다.

[김홍빈/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워낙에 차분하시고요. 감정에 기복도 없고 그래서 사람들한테 분명히 안정감을 주는 것도 있고요."]

역학조사관을 추궁하던 국회의원이 화살을 정부쪽으로 돌렸습니다.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확진판정을 미룬 이유, 너무 무책임했다. 메르스가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것인지, 저는 정부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겁니다."]

이때 또 들려오는 목소리,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죄송하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지요?"]

[정은경/당시 반장 : "저는 현장점검반장 정은경입니다."]

[임수경/당시 국회의원 : "정은경 선생님은 죄송하지만 증인명단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요, 말씀을 하셔도 조금 효력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정은경/당시 반장 : "예. 제가 한 가지만 추가로 말씀드리면..."]

답변을 안 해도 된다는 국회의원의 말이 있었는데도, 또다시 부하 직원의 답변을 거들고 나섭니다.

["42번 환자가 메르스로 확진이 된 거는 29일 날 23시 30분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족에게 통보가 되지도 않았고요?) 아까 우리 역학조사관이 얘기했을 때는 메르스 일 수 있다는..."]

정은경 반장은 부하 직원을 방어하기 위해 나섰던 것일까?

국회 속기록을 살펴봤습니다.

이날 정은경 반장이 답변에 끼어든 건 모두 두 번이었습니다.

두 번 모두 아랫사람의 답변이 막혔을 때였습니다.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질병관리본부장도 답변이 막힐 경우가 있었지만 정은경 반장은 한 번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김홍빈/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인품이나 이런 부분들은 저희가 다 존경할 만한 부분이라고... 역학조사관을 했던 많은 저희 동료나 후배들이나 인정할 만큼 인품이나 능력 면에서 정말 부족하지 않고요."]

취재진은 질병관리본부 간부들을 만나, 당시 정은경 당시 센터장이 부하 직원을 보호하려 한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답변은 짧고 간명했습니다.

'설사 그랬다 해도 하나도 놀랍지 않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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