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입력 2020.05.26 (18:54) 수정 2020.05.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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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6일)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겨 마감했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하던 지난 3월 6일 이후 처음입니다. 한때 1,400대까지 밀렸던 지수가 이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주가와 함께 얼어붙은 소비심리도 점차 회복세를 띠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5월 소비자 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77.6으로 지난달보다 6.8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비자 동향조사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앞으로의 소비지출, 물가수준에 대한 전망을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하는 조사입니다. 가장 중요한 데이터인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산출합니다.

심리지수가 100보다 크면 기대심리가 2003~2019년 평균치보다 낙관적인 것이고, 낮으면 비관적인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 조사를 마친 1월 104.2였던 지수는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70.8까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 충격 4월이 바닥이었나..'V커브' 기대

지난달 발표 때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가장 심했던 2008년 12월(67.7)보다 더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의 완화와 재난지원금 지급이 소비심리 추락에 제동을 건 모양새입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외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경제활동 재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습니다.

지수의 구성을 뜯어보면 반년 뒤 경기전망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59까지 하락했던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이번 달 8포인트 오른 67로 집계됐습니다. 6개월 후의 생활형편이 지금보다 나을 거냐는 것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도 6포인트 올랐습니다.

다만 현재의 생활형편과 반년 전을 비교한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계 사정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식·여행·의류 지출 늘리겠다"…소비심리 조금씩 개선


6개월 뒤 소비지출이 얼마나 늘어날지를 보여주는 소비지출전망은 91로 지난달과 비교하면 4포인트가 올랐습니다. 모든 지출항목에서 지수가 오르거나 전월 수준을 유지했는데, 외식비(+5포인트), 여행비(+5포인트), 의류비(+4포인트) 등 코로나19로 지출을 크게 줄인 분야에서 지출 전망이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아직 의료·보건비를 제외하고는 8개 항목 모두 100을 밑돌아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줄어들 거라는 응답을 넘어서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월 이래 곤두박질치던 지수의 방향이 바뀐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외식과 여행, 의류 분야에서 심리가 개선된 것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시간을 보낸 항공사들도 다음 달부터는 국제선 운항노선을 조금씩 확대할 계획입니다. 대한항공은 현재 13개인 국제선 노선을 다음 달 32개로 늘리고,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13개인 운항노선을 27개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이전 110여 개였던 대한항공의 여객노선이 30% 정도는 회복하는 셈입니다.

여름 휴가철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주요 관광지의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라 바닥을 친 항공과 여행 수요가 사태 이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회복하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진 교양·오락·문화비는 지수가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영화관, 콘서트 등 다중밀집시설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의료·보건비 지출 전망이 줄어들지 않은 것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도‥물가 전망은 2002년 이후 최저


지수 전반이 올해 3월 수준으로 회복하긴 했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과 향후 1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인식한 지난 1년간의 물가상승률은 1.7%로 2013년 1월 이후 최저치였고,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은 1.6%로 2002년 2월 이래로 18년 만의 최저치였습니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같은 금리 수준(명목금리)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실질금리가 높아져 내수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우려가 지속하고 있으며,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의 영향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어려운 계층일수록 소비지출 회복이 더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최근 고용지표에서는 정규직 위주의 상용근로자 고용은 유지되는 반면, 저소득층·자영업자는 코로나19의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규직 상용근로자는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축소되면서 소비가 줄어든 것이지 소비 여력은 여전한 데 반해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는 소득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어려운 계층일수록 U자형 커브 형태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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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심리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입력 2020-05-26 18:54:35
    • 수정2020-05-26 18:55:43
    취재K
오늘(26일)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겨 마감했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하던 지난 3월 6일 이후 처음입니다. 한때 1,400대까지 밀렸던 지수가 이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주가와 함께 얼어붙은 소비심리도 점차 회복세를 띠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5월 소비자 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77.6으로 지난달보다 6.8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비자 동향조사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앞으로의 소비지출, 물가수준에 대한 전망을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하는 조사입니다. 가장 중요한 데이터인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산출합니다.

심리지수가 100보다 크면 기대심리가 2003~2019년 평균치보다 낙관적인 것이고, 낮으면 비관적인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 조사를 마친 1월 104.2였던 지수는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70.8까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 충격 4월이 바닥이었나..'V커브' 기대

지난달 발표 때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가장 심했던 2008년 12월(67.7)보다 더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의 완화와 재난지원금 지급이 소비심리 추락에 제동을 건 모양새입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외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경제활동 재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습니다.

지수의 구성을 뜯어보면 반년 뒤 경기전망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59까지 하락했던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이번 달 8포인트 오른 67로 집계됐습니다. 6개월 후의 생활형편이 지금보다 나을 거냐는 것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도 6포인트 올랐습니다.

다만 현재의 생활형편과 반년 전을 비교한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계 사정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식·여행·의류 지출 늘리겠다"…소비심리 조금씩 개선


6개월 뒤 소비지출이 얼마나 늘어날지를 보여주는 소비지출전망은 91로 지난달과 비교하면 4포인트가 올랐습니다. 모든 지출항목에서 지수가 오르거나 전월 수준을 유지했는데, 외식비(+5포인트), 여행비(+5포인트), 의류비(+4포인트) 등 코로나19로 지출을 크게 줄인 분야에서 지출 전망이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아직 의료·보건비를 제외하고는 8개 항목 모두 100을 밑돌아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줄어들 거라는 응답을 넘어서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월 이래 곤두박질치던 지수의 방향이 바뀐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외식과 여행, 의류 분야에서 심리가 개선된 것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시간을 보낸 항공사들도 다음 달부터는 국제선 운항노선을 조금씩 확대할 계획입니다. 대한항공은 현재 13개인 국제선 노선을 다음 달 32개로 늘리고,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13개인 운항노선을 27개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이전 110여 개였던 대한항공의 여객노선이 30% 정도는 회복하는 셈입니다.

여름 휴가철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주요 관광지의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라 바닥을 친 항공과 여행 수요가 사태 이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회복하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진 교양·오락·문화비는 지수가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영화관, 콘서트 등 다중밀집시설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의료·보건비 지출 전망이 줄어들지 않은 것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도‥물가 전망은 2002년 이후 최저


지수 전반이 올해 3월 수준으로 회복하긴 했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과 향후 1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인식한 지난 1년간의 물가상승률은 1.7%로 2013년 1월 이후 최저치였고,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은 1.6%로 2002년 2월 이래로 18년 만의 최저치였습니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같은 금리 수준(명목금리)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실질금리가 높아져 내수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우려가 지속하고 있으며,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의 영향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어려운 계층일수록 소비지출 회복이 더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최근 고용지표에서는 정규직 위주의 상용근로자 고용은 유지되는 반면, 저소득층·자영업자는 코로나19의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규직 상용근로자는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축소되면서 소비가 줄어든 것이지 소비 여력은 여전한 데 반해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는 소득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어려운 계층일수록 U자형 커브 형태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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