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삭의 위안부’ 영상의 가치는?

입력 2020.05.28 (21:08) 수정 2020.05.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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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지난 2017년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들 영상을 발굴했던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들 관련 자료 발굴한 데 힘써 오셨잖아요.

이번 영상 어떻게 보셨습니까?

[답변]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영상을 봤을 때 연구자로서는 좀 흥분감을 느꼈습니다.

보통 이런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요. 이 자료가 바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복해서 볼수록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가까스로 살아남은 박영심 일행이 맞닥뜨린 것은 중국군 병사들이었죠. 미중 연합군이었는데요.

연합군에게 포로로 잡히면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될 거라고 일본군에게 전해 들었던 위안부들입니다.

그리고 이제 가까스로 살았구나 라는 걸 느낄 새도 없이 중국군의 포로가 된 것이죠.

그러니까 이 전리품을 바라보듯 이 여성들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굉장히 불편했 을 것이고요.

사실 동물원의 동물을 바라 보듯이 이렇게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면서 얼마나 불안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학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가치나 의미가 크겠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변]

2017년 7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정진성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영상처럼 이 영상의 피사체는 조선인 위안부 입니다.

이전의 모든 영상들은 중국인 위안부를 피사체로 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박영심의 당시 모습이 특히 앳된 모습이 담 겨져 있잖아요.

22년 12월 생이니까 이때는 만 22세 나이입니다.

더 어려 보이는데요.

만 6년 넘게 위안부 생활을 했고, 여기서 이렇게 구출 됐는데 사실 구출된 게 아니라 포로가 된 셈이죠.

그런 전반적인 과정들을 아주 생생하게 담고 있는 영상 이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자료적 가치도 굉장히 높은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진으로 보다 동영상으로 보니까 훨씬 더 실감이 나는 것 같네요.

그런데 이 영상을 KBS가 찾은 게 미국 국립 문서기록 관리청입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야 겨우 발굴했나, 어떻게 보세요?

[답변]

이 영상은 지금 목록에 디지털 목록에 없는 영상이에요. 사실 미 국립 문서기록 관리청에 한국 관련 영상들이 굉장히 덩어리로 있고요.

사실은 정리되지 않은 영상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니까 이걸 찾아낸 게 오히려 저는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건 KBS 가 그나마 대형 방송사고, 주기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런 자료들을 수집하고 아카이브 하는 그런 지속적인 일련의 작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 같고요.

사실 개인이나 연구 기관으로서 하기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위안부 운동에서도 이 영상 기록물이 갖는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논란이 큰 상황에서.

[답변]

바로 공감이죠. 저는 영상 자료가 갖는 의미가 영상이 숨결을 불어넣는다 라고 표현 하거든요.

공문서 같은 딱딱한 어떤 문자와 달리 사진은 특히 한 장면을 잡아내지만 흐름을 보여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런 영상이 증언과 결합되면 정말 많은 분들에게 공감대를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연구 자료로서도 중요하지만 교육자료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자료인 것이죠.

[앵커]

요즘 일본과 일부 극우 세력들의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런 기록물을 보면 좀 어떨까 싶어요. 의미하는 바가 크겠죠.

[답변]

사실 영상을 보면서 제가 일본군 위안부들이 이중 삼중으로 벌어졌을 때 고통을 감각 하게 되는데요.

지금 30년 동안 피해자들이 혹은 운동가들이 30년 동안 해왔어요. 거꾸로 말하면 30년 동안 올 줄 몰랐거든요.

뭔가 진전이 있어야 되는데 역사 부정의 파고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용수 할머니는 특히 93세기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 그룹 중에서도 막내에 해당 하시는데요.

굉장히 마음이 조급할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절망감과 분노를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차적으로는 지금 그 사태와 관련해서 눈앞에 있는 분들에게 그 많은 화를 지금 내고 계시는데요.

사실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나 일본 정부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거든요.

지금부터라도 이런 자료 조사를 포함한 연구들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고, 그런 기반 위에서 만들어지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넘어서 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운동이 여성 인권, 평화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담은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앵커]

본질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강성현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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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8 21:08:57
    • 수정2020-05-29 08: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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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지난 2017년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들 영상을 발굴했던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들 관련 자료 발굴한 데 힘써 오셨잖아요.

이번 영상 어떻게 보셨습니까?

[답변]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영상을 봤을 때 연구자로서는 좀 흥분감을 느꼈습니다.

보통 이런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요. 이 자료가 바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복해서 볼수록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가까스로 살아남은 박영심 일행이 맞닥뜨린 것은 중국군 병사들이었죠. 미중 연합군이었는데요.

연합군에게 포로로 잡히면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될 거라고 일본군에게 전해 들었던 위안부들입니다.

그리고 이제 가까스로 살았구나 라는 걸 느낄 새도 없이 중국군의 포로가 된 것이죠.

그러니까 이 전리품을 바라보듯 이 여성들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굉장히 불편했 을 것이고요.

사실 동물원의 동물을 바라 보듯이 이렇게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면서 얼마나 불안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학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가치나 의미가 크겠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변]

2017년 7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정진성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영상처럼 이 영상의 피사체는 조선인 위안부 입니다.

이전의 모든 영상들은 중국인 위안부를 피사체로 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박영심의 당시 모습이 특히 앳된 모습이 담 겨져 있잖아요.

22년 12월 생이니까 이때는 만 22세 나이입니다.

더 어려 보이는데요.

만 6년 넘게 위안부 생활을 했고, 여기서 이렇게 구출 됐는데 사실 구출된 게 아니라 포로가 된 셈이죠.

그런 전반적인 과정들을 아주 생생하게 담고 있는 영상 이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자료적 가치도 굉장히 높은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진으로 보다 동영상으로 보니까 훨씬 더 실감이 나는 것 같네요.

그런데 이 영상을 KBS가 찾은 게 미국 국립 문서기록 관리청입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야 겨우 발굴했나, 어떻게 보세요?

[답변]

이 영상은 지금 목록에 디지털 목록에 없는 영상이에요. 사실 미 국립 문서기록 관리청에 한국 관련 영상들이 굉장히 덩어리로 있고요.

사실은 정리되지 않은 영상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니까 이걸 찾아낸 게 오히려 저는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건 KBS 가 그나마 대형 방송사고, 주기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런 자료들을 수집하고 아카이브 하는 그런 지속적인 일련의 작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 같고요.

사실 개인이나 연구 기관으로서 하기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위안부 운동에서도 이 영상 기록물이 갖는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논란이 큰 상황에서.

[답변]

바로 공감이죠. 저는 영상 자료가 갖는 의미가 영상이 숨결을 불어넣는다 라고 표현 하거든요.

공문서 같은 딱딱한 어떤 문자와 달리 사진은 특히 한 장면을 잡아내지만 흐름을 보여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런 영상이 증언과 결합되면 정말 많은 분들에게 공감대를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연구 자료로서도 중요하지만 교육자료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자료인 것이죠.

[앵커]

요즘 일본과 일부 극우 세력들의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런 기록물을 보면 좀 어떨까 싶어요. 의미하는 바가 크겠죠.

[답변]

사실 영상을 보면서 제가 일본군 위안부들이 이중 삼중으로 벌어졌을 때 고통을 감각 하게 되는데요.

지금 30년 동안 피해자들이 혹은 운동가들이 30년 동안 해왔어요. 거꾸로 말하면 30년 동안 올 줄 몰랐거든요.

뭔가 진전이 있어야 되는데 역사 부정의 파고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용수 할머니는 특히 93세기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 그룹 중에서도 막내에 해당 하시는데요.

굉장히 마음이 조급할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절망감과 분노를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차적으로는 지금 그 사태와 관련해서 눈앞에 있는 분들에게 그 많은 화를 지금 내고 계시는데요.

사실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나 일본 정부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거든요.

지금부터라도 이런 자료 조사를 포함한 연구들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고, 그런 기반 위에서 만들어지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넘어서 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운동이 여성 인권, 평화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담은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앵커]

본질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강성현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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