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족 비상…‘로켓배송’ 뜯어도 되나요?

입력 2020.05.29 (08:08) 수정 2020.05.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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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초기 세계 각국은 생필품 '사재기' 현상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여성 셋이서 뒤엉켜 몸싸움을 벌인 것도 다름 아닌 화장지 때문이었습니다.

["화장지 한 팩만 달라고요. (싫어요, 한 팩도 안 돼요.)"]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도 사재기 파동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야 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진정하세요. 우리는 잘 이겨낼 겁니다."]

반면, 일찌감치 코로나19가 확산한 우리나라 마트는 이상하리만큼 평온했습니다.

사재기나 몸싸움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외국인들은 이같은 '기현상'을 신기한 듯 바라봤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 "아까 마트에서 휴지 보러 갔을 때 직접 만질 수 있게 걸려 있었거든요. 그걸 안 가져가는 게 신기했어요."]

한국인들이 굳이 마트로 돌격해 생필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 바로 온라인 쇼핑입니다.

집에서, 인터넷 클릭 혹은 휴대전화 버튼 조작 한 두 번이면 이른바, '로켓 배송' '새벽 배송'이 언제 어디든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가 쿠팡입니다.

2020년 상반기 쇼핑 트렌드는 누가 뭐래도 쿠팡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세 명의 하버드대 졸업생이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했습니다.

온라인 공동구매 할인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최저가 전략은 물론 자체 배송 일명 로켓 배송을 앞세워 매출 7조 원에 직원 3만 명에 달하는 한국에서 가장 파워풀한 유통 기업이 됐습니다.

코로나19를 만난 쿠팡은 단순한 기업이 아닌, 하나의 현상이 됐습니다.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는' 중독성 짙은 서비스를 제공한 때문입니다.

그간 매각설, 파산설도 끊이지 않았지만, 밤 10시에 주문한 해산물을 다음날 새벽 6시에 받아보고 생각이 바뀌었단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새벽 배송을 집중 공략한 마켓컬리 역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큰 틀에서 코로나19 이후 쿠팡과 마켓컬리는 그야말로 꽃길만 걸을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그러나 예정된 사건은 벌어졌고, 코로나19는 당연하다는 듯 쿠팡과 마켓컬리의 물류센터로 스며들었습니다.

당장, 일명 쿠팡족, 컬리족 등으로 불리는 온라인 쇼핑객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SNS 등 커뮤니티에는 "장갑 끼고 택배 뜯어야 하나요.", "어제 주문 받은 신선식품은 다 파기해야 할까요?" 여러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자칫 배송된 상품 자체에서 감염이 이뤄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은 택배 상자에 소독제를 뿌리거나 개봉을 미뤄두는 경우까지 생기는 중입니다.

쿠팡 고객센터에도 해당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 측은 “신선식품은 완전 포장된 상태로 입고되며 물류센터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작업하기 때문에 배송품을 통해 코로나19가 전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부평 물류센터를 폐쇄한 후 인천 물류센터 등을 통해 배송을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코로나19가 배송 상품을 통해 감염된 사례 현재까지는 알려진게 없습니다.

병원감염잡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금속, 유리, 플라스틱 같은 표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길게는 9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택배 등 배송품을 통해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택배나 편지 등의 포장지 표면은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어려운 물질"이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방울이 튀더라도 빠르게 흡수돼 바이러스는 곧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 있지 않으면 오래 생존할 수 없는 데다가 건조한 표면 같은 데서 하루 이상 생존한다고 하더라도 감염시킬 수 있는 농도 자체로 오랫동안 유지되지는 않거든요."]

올해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될 무렵 WHO 역시 "연구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는 편지나 소포와 같은 물체의 표면에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쿠팡맨 등 택배 배송기사의 감염이 이뤄진 사례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 "어떤 배달물건을 통해서 전파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보고되거나 그러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김우주 고대 감염내과 교수는 "택배 수령인이 손으로 표면을 만졌다 하더라도 손씻기 수칙만 잘 지키면 마지막 순간에 차단이 되는 것"이라며 "평상 시 자주 손을 씻고 눈과 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해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쿠팡은 어제 낸 입장문에서 "어려운 시기 심려를 끼쳐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객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 세세히 밝히겠다"고 전했습니다.

쿠팡이 이번 최대 악재를 어떻게 피해 나갈지, 새로운 변수를 만난 소비자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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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9 08:09:23
    • 수정2020-05-29 08: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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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초기 세계 각국은 생필품 '사재기' 현상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여성 셋이서 뒤엉켜 몸싸움을 벌인 것도 다름 아닌 화장지 때문이었습니다.

["화장지 한 팩만 달라고요. (싫어요, 한 팩도 안 돼요.)"]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도 사재기 파동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야 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진정하세요. 우리는 잘 이겨낼 겁니다."]

반면, 일찌감치 코로나19가 확산한 우리나라 마트는 이상하리만큼 평온했습니다.

사재기나 몸싸움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외국인들은 이같은 '기현상'을 신기한 듯 바라봤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 "아까 마트에서 휴지 보러 갔을 때 직접 만질 수 있게 걸려 있었거든요. 그걸 안 가져가는 게 신기했어요."]

한국인들이 굳이 마트로 돌격해 생필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 바로 온라인 쇼핑입니다.

집에서, 인터넷 클릭 혹은 휴대전화 버튼 조작 한 두 번이면 이른바, '로켓 배송' '새벽 배송'이 언제 어디든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가 쿠팡입니다.

2020년 상반기 쇼핑 트렌드는 누가 뭐래도 쿠팡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세 명의 하버드대 졸업생이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했습니다.

온라인 공동구매 할인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최저가 전략은 물론 자체 배송 일명 로켓 배송을 앞세워 매출 7조 원에 직원 3만 명에 달하는 한국에서 가장 파워풀한 유통 기업이 됐습니다.

코로나19를 만난 쿠팡은 단순한 기업이 아닌, 하나의 현상이 됐습니다.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는' 중독성 짙은 서비스를 제공한 때문입니다.

그간 매각설, 파산설도 끊이지 않았지만, 밤 10시에 주문한 해산물을 다음날 새벽 6시에 받아보고 생각이 바뀌었단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새벽 배송을 집중 공략한 마켓컬리 역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큰 틀에서 코로나19 이후 쿠팡과 마켓컬리는 그야말로 꽃길만 걸을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그러나 예정된 사건은 벌어졌고, 코로나19는 당연하다는 듯 쿠팡과 마켓컬리의 물류센터로 스며들었습니다.

당장, 일명 쿠팡족, 컬리족 등으로 불리는 온라인 쇼핑객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SNS 등 커뮤니티에는 "장갑 끼고 택배 뜯어야 하나요.", "어제 주문 받은 신선식품은 다 파기해야 할까요?" 여러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자칫 배송된 상품 자체에서 감염이 이뤄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은 택배 상자에 소독제를 뿌리거나 개봉을 미뤄두는 경우까지 생기는 중입니다.

쿠팡 고객센터에도 해당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 측은 “신선식품은 완전 포장된 상태로 입고되며 물류센터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작업하기 때문에 배송품을 통해 코로나19가 전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부평 물류센터를 폐쇄한 후 인천 물류센터 등을 통해 배송을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코로나19가 배송 상품을 통해 감염된 사례 현재까지는 알려진게 없습니다.

병원감염잡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금속, 유리, 플라스틱 같은 표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길게는 9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택배 등 배송품을 통해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택배나 편지 등의 포장지 표면은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어려운 물질"이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방울이 튀더라도 빠르게 흡수돼 바이러스는 곧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 있지 않으면 오래 생존할 수 없는 데다가 건조한 표면 같은 데서 하루 이상 생존한다고 하더라도 감염시킬 수 있는 농도 자체로 오랫동안 유지되지는 않거든요."]

올해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될 무렵 WHO 역시 "연구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는 편지나 소포와 같은 물체의 표면에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쿠팡맨 등 택배 배송기사의 감염이 이뤄진 사례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 "어떤 배달물건을 통해서 전파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보고되거나 그러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김우주 고대 감염내과 교수는 "택배 수령인이 손으로 표면을 만졌다 하더라도 손씻기 수칙만 잘 지키면 마지막 순간에 차단이 되는 것"이라며 "평상 시 자주 손을 씻고 눈과 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해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쿠팡은 어제 낸 입장문에서 "어려운 시기 심려를 끼쳐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객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 세세히 밝히겠다"고 전했습니다.

쿠팡이 이번 최대 악재를 어떻게 피해 나갈지, 새로운 변수를 만난 소비자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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