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천재’ 머스크의 우주도전기

입력 2020.06.01 (08:16) 수정 2020.06.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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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몸을 흔드는 이 남자, 누구일까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엘론 머스크입니다.

지난 1월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자, 기분 좋다며 고객들 앞에서 소위 막춤을 선보인건데요.

머스크 회장 이번엔 이렇게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습니다.

18년 간 쉼없이 도전해 온 꿈, 바로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순간입니다.

["3,2,1,0...점화! 발사!"]

수많은 미국인들이 긴장 속에 이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비행사 2명이 탄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하늘로 솟구칩니다.

이후 크루 드래건은 우주 궤도에 정상 진입해, 우리 시각으로 어젯밤 11시 30분 지구 400㎞ 상공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ISS)과의 결합, 즉 도킹에도 성공했습니다.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린 기업은 '스페이스 X', 머스크 회장이 '화성 식민지 건설'을 내걸고 지난 2002년 창업한 우주 탐사 기업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동안 미국의 우주선은 국가 기관인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머스크 회장 소유의 스페이스X가 만들었습니다.

크루 드래건이 실린 로켓 ‘팰컨9’도 스페이스X의 작품입니다.

즉, 민간 기업에서 주도한 유인 우주선 발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번 발사는 2011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9년 만에 미국 영토에서 유인 우주선을 다시 쏘아 올렸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머스크 회장, 말할 수 없는 기쁨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CEO : "저는 솔직히 오늘 감정이 복받쳐 올라서 말하기가 좀 힘듭니다. 전 이 목표를 위해 18년간 일해왔어요."]

크루 드래건에 올라 탄 우주비행사는 헐리와 벤켄입니다.

2000년 NASA에 입사해 각각 두 차례 우주를 다녀온 베테랑 비행사들입니다.

머스크 회장의 도전은 우주인들 복장부터 바꿔놨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매끈하고 날렵한 우주복을 선보였습니다.

과거 큰 헬멧, 비대한 우주복과 대비됩니다.

옷이 가벼워지니 헐리와 벤켄의 걸음걸이도 뒤뚱뒤뚱 걷던 예전 우주인들과 달라졌습니다.

우주선 작동 역시 과거처럼 스틱이나 버튼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우주비행사 2명만 탔지만, 스페이스X는 앞으로 일반 관광객을 우주에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1인당 비용은 수억 원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스페이스x는 2023년에 달을 여행할 첫 여행객에 일본의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를 선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달 탐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화성 진출 계획까지 세우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승객 100명을 태워 화성 우주 관광을 시작하고 50년 안에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지나친 상업화 우려도 있지만, 우주를 향한 머스크의 도전은 쉼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가 아닌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말입니다.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게 취미라는 머스크 회장,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죠.

71년생,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그가 미국으로 이주해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들을 성공시킨 비결은 남다른 상상력이었습니다.

그의 사업 방식은 실현 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상해놓고 실현 방법을 찾는 식입니다.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입학한 지 이틀 만에 자퇴하고 23세에 창립한 인터넷 회사 집투(Zip2)부터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28세에 시작한 인터넷 은행 페이팔도 미지의 비즈니스 영역이었습니다.

그가 30대에 접어들던 해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을 때는 “무모하다”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주여행용 로켓을 싼값에 제공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로켓 재사용'이라는 역발상으로 비용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엘론 머스크/스페이스 X CEO : "로켓을 1,000회 이상 재사용 한다고 가정하면, 발사당 겨우 5만 달러밖에 비용이 안 듭니다."]

그의 또다른 야심작, 진공 상태로 터널 속을 초음속으로 달리는 하이퍼루프입니다.

미래 운송 수단에 대해 사람들은 "영화 같은 이야기"라며 혀를 내둘렀지만, 2016년 라스베이거스 사막에서 시험 주행에 성공하자 머스크를 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기행과 돌출 발언으로 여러 번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지난 만우절에는 "테슬라가 재정적으로 파산했다"는 농담을 트위터에 올려 투자자의 간담을 서늘케 했습니다.

그 때마다 테슬라의 주가는 큰 폭으로 출렁거렸습니다.

이른바 '머스크 리스크'입니다.

때론 허무맹랑해 보이는 꿈에 돌진하며 상상을 현실로 바꿔 온 머스크.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마스크로 버티는 답답한 요즘, 머스크가 그려낸 시원한 우주선의 모습이 유난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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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짜 천재’ 머스크의 우주도전기
    • 입력 2020-06-01 08:19:42
    • 수정2020-06-01 08: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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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엘론 머스크입니다.

지난 1월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자, 기분 좋다며 고객들 앞에서 소위 막춤을 선보인건데요.

머스크 회장 이번엔 이렇게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습니다.

18년 간 쉼없이 도전해 온 꿈, 바로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순간입니다.

["3,2,1,0...점화! 발사!"]

수많은 미국인들이 긴장 속에 이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비행사 2명이 탄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하늘로 솟구칩니다.

이후 크루 드래건은 우주 궤도에 정상 진입해, 우리 시각으로 어젯밤 11시 30분 지구 400㎞ 상공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ISS)과의 결합, 즉 도킹에도 성공했습니다.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린 기업은 '스페이스 X', 머스크 회장이 '화성 식민지 건설'을 내걸고 지난 2002년 창업한 우주 탐사 기업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동안 미국의 우주선은 국가 기관인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머스크 회장 소유의 스페이스X가 만들었습니다.

크루 드래건이 실린 로켓 ‘팰컨9’도 스페이스X의 작품입니다.

즉, 민간 기업에서 주도한 유인 우주선 발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번 발사는 2011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9년 만에 미국 영토에서 유인 우주선을 다시 쏘아 올렸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머스크 회장, 말할 수 없는 기쁨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CEO : "저는 솔직히 오늘 감정이 복받쳐 올라서 말하기가 좀 힘듭니다. 전 이 목표를 위해 18년간 일해왔어요."]

크루 드래건에 올라 탄 우주비행사는 헐리와 벤켄입니다.

2000년 NASA에 입사해 각각 두 차례 우주를 다녀온 베테랑 비행사들입니다.

머스크 회장의 도전은 우주인들 복장부터 바꿔놨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매끈하고 날렵한 우주복을 선보였습니다.

과거 큰 헬멧, 비대한 우주복과 대비됩니다.

옷이 가벼워지니 헐리와 벤켄의 걸음걸이도 뒤뚱뒤뚱 걷던 예전 우주인들과 달라졌습니다.

우주선 작동 역시 과거처럼 스틱이나 버튼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우주비행사 2명만 탔지만, 스페이스X는 앞으로 일반 관광객을 우주에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1인당 비용은 수억 원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스페이스x는 2023년에 달을 여행할 첫 여행객에 일본의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를 선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달 탐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화성 진출 계획까지 세우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승객 100명을 태워 화성 우주 관광을 시작하고 50년 안에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지나친 상업화 우려도 있지만, 우주를 향한 머스크의 도전은 쉼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가 아닌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말입니다.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게 취미라는 머스크 회장,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죠.

71년생,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그가 미국으로 이주해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들을 성공시킨 비결은 남다른 상상력이었습니다.

그의 사업 방식은 실현 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상해놓고 실현 방법을 찾는 식입니다.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입학한 지 이틀 만에 자퇴하고 23세에 창립한 인터넷 회사 집투(Zip2)부터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28세에 시작한 인터넷 은행 페이팔도 미지의 비즈니스 영역이었습니다.

그가 30대에 접어들던 해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을 때는 “무모하다”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주여행용 로켓을 싼값에 제공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로켓 재사용'이라는 역발상으로 비용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엘론 머스크/스페이스 X CEO : "로켓을 1,000회 이상 재사용 한다고 가정하면, 발사당 겨우 5만 달러밖에 비용이 안 듭니다."]

그의 또다른 야심작, 진공 상태로 터널 속을 초음속으로 달리는 하이퍼루프입니다.

미래 운송 수단에 대해 사람들은 "영화 같은 이야기"라며 혀를 내둘렀지만, 2016년 라스베이거스 사막에서 시험 주행에 성공하자 머스크를 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기행과 돌출 발언으로 여러 번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지난 만우절에는 "테슬라가 재정적으로 파산했다"는 농담을 트위터에 올려 투자자의 간담을 서늘케 했습니다.

그 때마다 테슬라의 주가는 큰 폭으로 출렁거렸습니다.

이른바 '머스크 리스크'입니다.

때론 허무맹랑해 보이는 꿈에 돌진하며 상상을 현실로 바꿔 온 머스크.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마스크로 버티는 답답한 요즘, 머스크가 그려낸 시원한 우주선의 모습이 유난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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