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한 윤미향…계속되는 “위안부 할머니 외면” 주장

입력 2020.06.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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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늘(1일) 국회로 처음 출근했습니다. 국회 개원 사흘만인데요. 재킷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문양의 배지가 달렸습니다. 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진정한 '광복'이라는 김복동 할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일하겠다고 개원인사를 밝혔습니다.

일성이 무색하게도 이날 일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윤미향 의원(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의연의 전신)의 해체도 촉구했습니다.

정대협이 단체와 생각이 같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건데, 양순임 유족회 대표는 이와 관련해 네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1. 고 강순애 할머니의 유언을 외면했다.

양순임 유족회 대표에 따르면 2005년 작고한 고 강순애 할머니는 생전에 "죽으면 화장해서 언니들(위안부 피해 할머니)이 묻혀있는 망향의 동산에, 언니 곁에 묻어달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강 할머니가 작고한 뒤 정대협에 이를 전했지만,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이를 무시한 채 망향의 동산에 있는 '묘지'가 아닌 '납골당'에 할머니를 모셨다는 겁니다. 묘지에 안장하는 돈이 아까워 납골당에 모셨다는 주장입니다.

'망향의 동산'측은 "개인 정보라 누가 묘지에 또는 납골당에 안장됐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만 어디에 안장될지는 본인 또는 상주의 의사와 연고자 유무 등에 따라 안장된다"라고 답했습니다.

2. 생계 차원의 보상 막았다.

유족회는 "일본이 고노 담화 이후 설립한 '아시아 여성기금' 보상안을 제시했을 때 할머니들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의연의 전신) 관계자들이 나서서 반대했다"며 "할머니들이 현실적으로 생계 차원의 보상조차 받지 못하게 막았고, 이 과정에서 기금을 받으면 '화냥년'이 된다는 등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1997년 2월 27일 '정신대문제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윤정옥 전 정대협 대표가 한 말에 기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보도 등에 따르면 윤정옥 전 대표는 '동정금을 받는다는 것은 피해자가 자원해서 공창이 되는 것이므로 곧 일본은 죄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 심미자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33명은 2004년 세계평화무궁화회라는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윤정옥 당시 정대협 대표는 '그 기금을 받으면 공창(허가를 받고 매춘을 하는 여성)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주는 위로금을 당신들이 뭔데 '공창' 운운하며 우리를 두 번 울리는 것이냐"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양순임 유족회 대표는 오늘(1일) "정대협이 수요시위를 하면서 국제적인 홍보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그게 정말 위안부 할머니한테 진정 최선이었냐, 그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양 대표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생전에 편하게 살기를 원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양 대표의 오늘(1일) 주장에 대해 정의연 측은 "정확히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라면서도 "아시아여성기금의 성격상 설사 그와 비슷한 발언이 있었다고 해도 단체 전체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피해 할머니들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정의연 측은 지난달 수요집회에서 "일본 정부가 발표한 국민기금을 정대협이 못 받게 했다는 비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피해자들에게 받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것은 일말의 진실도 없는 왜곡"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기금의 성격을 떠나서 할머니들의 의사를 무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주장한 겁니다.


3. 기금 받은 할머니들, '남산 기림터' 명단 제외

유족회는 "일부 할머니들이 위로 보상금을 받았는데 '남산 기림터' 위안부 명단에 해당 할머니 이름을 빼는 천인공노할 비행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산 기림터'는 서울 중구 남산 '기억의 터' 기림비를 말합니다. '기억의 터'에 있는 조형물 '대지의 눈'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한 언론은 이곳에 정대협과 생전에 갈등을 빚었던 고 심미자 할머니와 고 박복순 할머니 등의 이름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어떤 기준으로 이름이 새겨졌는지 지금으로서는 확실히 이야기하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기록물이 아니고 상징 조형물이어서 피해자 전체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다"라며 "피해자 실명은 물론 가명 등이 섞여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4. 유족 "누구는 차비도 절절…누구는 딸 미국 유학"

위안부 피해자 고 김양엽 할머니 자녀들도 오늘(1일)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습니다. 자신의 어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갑자기 돌아가셨음에도 아무것도 받은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딸 김 모 씨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너무 분해서 광주에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윤 의원은 집을 몇 채씩 갖고 사리사욕을 챙겼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누구는 돈이 없어 차비도 절절매는데 억울하다"라며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기부금·후원금을 다 나눠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할머니의 아들 김 모 씨 역시 "이번 사건이 터지고 눈물이 쏟아졌다"라며 "윤 의원을 용서하기 어렵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유족회 측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다는 정대협이 할머니와 그 가족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내 지원을 하기보다 할머니들이 이용하지도 못할 시설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대협은 그 시작은 순수했는지 모르나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처럼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도덕성을 상실했다"라며 "국민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이 단체가 존속되는 것은 앞으로도 국민을 계속 속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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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1 20:43:40
    취재K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늘(1일) 국회로 처음 출근했습니다. 국회 개원 사흘만인데요. 재킷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문양의 배지가 달렸습니다. 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진정한 '광복'이라는 김복동 할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일하겠다고 개원인사를 밝혔습니다.

일성이 무색하게도 이날 일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윤미향 의원(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의연의 전신)의 해체도 촉구했습니다.

정대협이 단체와 생각이 같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건데, 양순임 유족회 대표는 이와 관련해 네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1. 고 강순애 할머니의 유언을 외면했다.

양순임 유족회 대표에 따르면 2005년 작고한 고 강순애 할머니는 생전에 "죽으면 화장해서 언니들(위안부 피해 할머니)이 묻혀있는 망향의 동산에, 언니 곁에 묻어달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강 할머니가 작고한 뒤 정대협에 이를 전했지만,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이를 무시한 채 망향의 동산에 있는 '묘지'가 아닌 '납골당'에 할머니를 모셨다는 겁니다. 묘지에 안장하는 돈이 아까워 납골당에 모셨다는 주장입니다.

'망향의 동산'측은 "개인 정보라 누가 묘지에 또는 납골당에 안장됐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만 어디에 안장될지는 본인 또는 상주의 의사와 연고자 유무 등에 따라 안장된다"라고 답했습니다.

2. 생계 차원의 보상 막았다.

유족회는 "일본이 고노 담화 이후 설립한 '아시아 여성기금' 보상안을 제시했을 때 할머니들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의연의 전신) 관계자들이 나서서 반대했다"며 "할머니들이 현실적으로 생계 차원의 보상조차 받지 못하게 막았고, 이 과정에서 기금을 받으면 '화냥년'이 된다는 등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1997년 2월 27일 '정신대문제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윤정옥 전 정대협 대표가 한 말에 기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보도 등에 따르면 윤정옥 전 대표는 '동정금을 받는다는 것은 피해자가 자원해서 공창이 되는 것이므로 곧 일본은 죄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 심미자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33명은 2004년 세계평화무궁화회라는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윤정옥 당시 정대협 대표는 '그 기금을 받으면 공창(허가를 받고 매춘을 하는 여성)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주는 위로금을 당신들이 뭔데 '공창' 운운하며 우리를 두 번 울리는 것이냐"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양순임 유족회 대표는 오늘(1일) "정대협이 수요시위를 하면서 국제적인 홍보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그게 정말 위안부 할머니한테 진정 최선이었냐, 그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양 대표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생전에 편하게 살기를 원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양 대표의 오늘(1일) 주장에 대해 정의연 측은 "정확히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라면서도 "아시아여성기금의 성격상 설사 그와 비슷한 발언이 있었다고 해도 단체 전체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피해 할머니들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정의연 측은 지난달 수요집회에서 "일본 정부가 발표한 국민기금을 정대협이 못 받게 했다는 비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피해자들에게 받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것은 일말의 진실도 없는 왜곡"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기금의 성격을 떠나서 할머니들의 의사를 무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주장한 겁니다.


3. 기금 받은 할머니들, '남산 기림터' 명단 제외

유족회는 "일부 할머니들이 위로 보상금을 받았는데 '남산 기림터' 위안부 명단에 해당 할머니 이름을 빼는 천인공노할 비행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산 기림터'는 서울 중구 남산 '기억의 터' 기림비를 말합니다. '기억의 터'에 있는 조형물 '대지의 눈'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한 언론은 이곳에 정대협과 생전에 갈등을 빚었던 고 심미자 할머니와 고 박복순 할머니 등의 이름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어떤 기준으로 이름이 새겨졌는지 지금으로서는 확실히 이야기하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기록물이 아니고 상징 조형물이어서 피해자 전체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다"라며 "피해자 실명은 물론 가명 등이 섞여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4. 유족 "누구는 차비도 절절…누구는 딸 미국 유학"

위안부 피해자 고 김양엽 할머니 자녀들도 오늘(1일)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습니다. 자신의 어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갑자기 돌아가셨음에도 아무것도 받은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딸 김 모 씨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너무 분해서 광주에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윤 의원은 집을 몇 채씩 갖고 사리사욕을 챙겼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누구는 돈이 없어 차비도 절절매는데 억울하다"라며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기부금·후원금을 다 나눠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할머니의 아들 김 모 씨 역시 "이번 사건이 터지고 눈물이 쏟아졌다"라며 "윤 의원을 용서하기 어렵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유족회 측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다는 정대협이 할머니와 그 가족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내 지원을 하기보다 할머니들이 이용하지도 못할 시설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대협은 그 시작은 순수했는지 모르나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처럼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도덕성을 상실했다"라며 "국민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이 단체가 존속되는 것은 앞으로도 국민을 계속 속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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