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40여 년 만에 지각 변동?…“韓에 제일 먼저 협의”

입력 2020.06.0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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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의 올해 의장국인 미국이 지난달 31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4개국(러시아-인도-호주-대한민국)에 올 9월 회의 참석을 제안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기꺼이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15분간의 한-미 정상 간 통화였습니다.

이번 참가 결정에 대해 청와대는 "우리나라가 세계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 1976년 출범한 'G7' 체제...40여 년 만에 지각 변동 예고

주요 선진 7개국 협의체인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은 1970년대 국제사회가 세계 경제의 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출범했습니다.

당시 세계 경제는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1973년 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통화가치 팽창과 저성장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경기후퇴,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죠.

애초 형태는 G5였습니다. 1971년 미국의 금태환(은행권을 금으로 교환하는 것) 중지 선언 이후 미국 재무장관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재무장관에게 만남을 제의하면서 태동됐습니다.

이후 일본과 캐나다가 합류하면서 1976년부터 G7 형태가 갖춰졌습니다. 한때 러시아가 합류하면서 G8 형태로 발전되기도 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제재 조치로 G7 국가들이 러시아의 자격을 정지하면서 현재와 같은 G7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랬던 'G7' 체제가 이제 'G11' 또는 'G12'(브라질 포함)로 확대 재편되려는 순간을 맞고 있는 겁니다.


■ "4개국 중 한국에 제일 먼저 협의"...코로나 대응으로 달라진 대한민국 위상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2일) "추가 초청 4개국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일 먼저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요청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상승했다는 의미로 청와대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보여준 높은 국민 의식과 전 세계가 주목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 같은 이른바 'K방역'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한-미 정상 간 통화에 대해 청와대는 "단순한 옵저버 자격으로의 참여가 아니라 새로운 국제질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고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 향후 대(對)중 관계 악화?..."한-중 관계 견고, 걱정 말라!"

이틀 전 미국이 처음 우리나라에 G7 회의 초청 의사를 밝히자, 국내에선 향후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른바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같은 우려를 한 마디로 일축했습니다. 바로 "Never mind!", 즉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G7 회의 참가 이후 우리나라가 G11 또는 G12 체제에 합류하더라도 중국과는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청와대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아직 시기를 기약할 수는 없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미 올해 방한 의사를 밝힌 바 있는 등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신뢰가 깊게 형성돼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우리의 외교 역량 등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앞두고 청와대 보좌진들에게 "조금도 회피할 필요 없다.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끈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책에서 美 하버드대학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박사는 "한국이 시대착오적인 약소국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당당한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에 나아갈 것"을 제안했는데요,

코로나 발 경제위기를 딛고 우리나라가 더욱 당당히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정립해갈지, 그 첫 시험대로 G7 회의가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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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7’ 40여 년 만에 지각 변동?…“韓에 제일 먼저 협의”
    • 입력 2020-06-02 17:08:53
    취재K
G7의 올해 의장국인 미국이 지난달 31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4개국(러시아-인도-호주-대한민국)에 올 9월 회의 참석을 제안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기꺼이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15분간의 한-미 정상 간 통화였습니다.

이번 참가 결정에 대해 청와대는 "우리나라가 세계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 1976년 출범한 'G7' 체제...40여 년 만에 지각 변동 예고

주요 선진 7개국 협의체인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은 1970년대 국제사회가 세계 경제의 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출범했습니다.

당시 세계 경제는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1973년 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통화가치 팽창과 저성장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경기후퇴,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죠.

애초 형태는 G5였습니다. 1971년 미국의 금태환(은행권을 금으로 교환하는 것) 중지 선언 이후 미국 재무장관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재무장관에게 만남을 제의하면서 태동됐습니다.

이후 일본과 캐나다가 합류하면서 1976년부터 G7 형태가 갖춰졌습니다. 한때 러시아가 합류하면서 G8 형태로 발전되기도 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제재 조치로 G7 국가들이 러시아의 자격을 정지하면서 현재와 같은 G7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랬던 'G7' 체제가 이제 'G11' 또는 'G12'(브라질 포함)로 확대 재편되려는 순간을 맞고 있는 겁니다.


■ "4개국 중 한국에 제일 먼저 협의"...코로나 대응으로 달라진 대한민국 위상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2일) "추가 초청 4개국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일 먼저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요청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상승했다는 의미로 청와대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보여준 높은 국민 의식과 전 세계가 주목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 같은 이른바 'K방역'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한-미 정상 간 통화에 대해 청와대는 "단순한 옵저버 자격으로의 참여가 아니라 새로운 국제질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고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 향후 대(對)중 관계 악화?..."한-중 관계 견고, 걱정 말라!"

이틀 전 미국이 처음 우리나라에 G7 회의 초청 의사를 밝히자, 국내에선 향후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른바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같은 우려를 한 마디로 일축했습니다. 바로 "Never mind!", 즉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G7 회의 참가 이후 우리나라가 G11 또는 G12 체제에 합류하더라도 중국과는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청와대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아직 시기를 기약할 수는 없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미 올해 방한 의사를 밝힌 바 있는 등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신뢰가 깊게 형성돼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우리의 외교 역량 등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앞두고 청와대 보좌진들에게 "조금도 회피할 필요 없다.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끈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책에서 美 하버드대학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박사는 "한국이 시대착오적인 약소국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당당한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에 나아갈 것"을 제안했는데요,

코로나 발 경제위기를 딛고 우리나라가 더욱 당당히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정립해갈지, 그 첫 시험대로 G7 회의가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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