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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고수익으로 유혹하더니…300억 원은 어디로?
입력 2020.06.03 (08:26) 수정 2020.06.03 (16:35)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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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고수익으로 유혹하더니…300억 원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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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보통 대부업체 하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고리의 이자를 받아 챙기죠?

하지만 지금 소개할 대부업체는 반대로 시장 상인들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목돈을 예치해 온 곳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 대표가 지난달, 회삿돈 300억 원을 갖고 사라졌다는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전북 전주의 전통시장 상인들이 충격에 빠졌는데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가겟세 내는 것조차 빠듯해지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감언이설에 전 재산을 맡긴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의 한 시장.

손님 몇몇이 간간이 오가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코로나19) 재난 지원금 들어오기 전에는 여기 상가 손님이 없었어요. 재난 지원금이 풀리고 나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좀 신 나게 일했지. 그랬는데 또 이 사건이 터져버리니까 맥이 풀리지."]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말도 못 해. 나 진짜 나쁜 마음 먹으려고 했는데 우리 친정엄마 때문에 못 죽었어."]

장사를 천직으로 알고 지난 십수 년 간 산전수전 다 겪어왔다는 상인들.

이들을 이토록 참담한 심정에 빠트린 건 코로나19도 아닌 한 남성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대부업체 대표 47살 박 모 씨인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곳 상인들이 충격에 빠진 건 지난달 22일이었습니다.

대부업체 직원들이 회사 대표인 박 모 씨가 회삿돈 300억 원을 들고 사라졌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건데요.

문제는 목돈을 맡긴 상인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박 모 씨는 2017년 대부업체를 세운 뒤, 상인들을 상대로 일수를 놓았다는데요.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맨 처음에 찍을 때는 이렇게 (매일) 1만 원씩 100만 원 찍으면 102만 원 딱 나와."]

[피해 상인/음성변조 : "돈 벌어서 여기다 만 원도 찍고 5만 원도 찍고, 3만 원도 찍었잖아. 그 재미로 재미있게 일을 했어."]

1만 원에서 5만 원 사이 금액을 정해 100일간 매일 입금하면 2% 정도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중 예금과 적금 금리가 연 3% 미만인 점을 생각하면 100일에 2% 이자는 꽤 솔깃한 투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좀 이상했습니다.

대부업이면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곳인데 박 모 씨는 돈을 빌려주는 것보다 마치 은행처럼 돈을 예치하는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는데 그냥 믿었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이 제2금융권을 오랫동안 다녀서 여기 순회를 계속하고 다녔어. 이모님, 이모님하고 잘 따랐거든. 그래서 믿었지."]

[피해 상인/음성변조 : "15년 다녔었어요. 제2금융권에서 일수 찍으러 다닐 때 인정을 많이 받아놨어. 한집 식구같이 그랬다고 너무 친했다고……."]

대부업체를 운영하기 전 제2금융권에 종사했던 박 씨.

당시에도 매일같이 상인들을 방문해 대신 입금하는 일을 도왔기에 큰 의심을 했던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간 별다른 문제도 없었다는데요.

문제는 올 초부터 갑자기 파격적인 제안을 해오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1월에 (이자) 10% 모집을 했어. 새로운 특판 식으로……. 3월에 (이자) 7%를 또 모집했어."]

[피해 상인/음성변조 : "4월 1일 날, 박 대표가 우리 가게를 찾아왔어. 3개월 상품으로 이자 6% 받고 7월 말에 찾는 상품이니까 (맡기라고.)"]

매달 원금의 6%에서 최대 10%까지 고수익을 약속하며 목돈 예치를 권했다는 건데요.

1억을 맡기면 이자로 한 달에 6백만 원에서 천만 원을 준다는 조금은 황당한 얘기.

하지만 상인들은 박 모 씨의 말만 믿고 목돈을 맡겼습니다.

[피해 상인/현장음 : "사람들이 크게 하니까 몇천만 원은 그냥 명함도 못 내밀고 있는 거지."]

[피해 상인/현장음 : "5천만 원, 9천만 원, 7천만 원, 15억 원 겁나. 한 3분의 2는 걸렸어. 창피해서 말을 안 하니까 그렇지."]

20년간 시장에서 장사를 해 온 70대 할머니는 전 재산 3억 원을 맡겼습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딸 넷이 다달이 120만 원 씩을 부쳐줘. 그거 모아 갖고. 또 아저씨(남편) 월급 있잖아. 아저씨(남편) 월급 탄 것까지 다 넣었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시장 상인들인지라 박 씨의 이자에 기대를 더 걸었던 건데요.

[피해 상인/음성변조 : "코로나가 이렇게 와서 장사가 너무 안돼서 돈을 넣어서 이자를 불려서 좀 생활하려고 한 게 이렇게 돼버렸다고 지금."]

20년 넘게 쓸고 닦은 정든 가게를 닫아야 처지에 놓인 상인도 있었습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작은 애 결혼 비용으로 좀 모아놓은 거랑 집 담보로 대출받았죠. 또 내 동생한테 돈 빌린 게 지금 7천만 원이 들어갔어요. 당장 갚아줘야 하니까 가게를 접으려고……."]

사건이 터진 후 상인들은 자체적으로 피해 파악에 들어갔지만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탓에 조직적인 대처도 쉽지 않은데요.

[상가 상인/음성변조 : "상인들 (400명 중) 한 70% 이상이라니까. 그런데 가정파탄 감이잖아. 그러니까 전부 다 쉬쉬하고 숨어버리는 거야."]

200여 개 점포가 있는 인근 전통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김병환/00시장 상인회 이사/음성변조 : " 현재 (피해) 접수를 받고 있는 상태라 정확하게 파악이 안 돼요. 이분(피해 상인)들이 가족들한테 상의를 못 하는 거예요. 알면 이제 좀 불화도 생기고 그래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경찰은 정확한 피해 사실 확인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피해 신고를 당부했는데요.

현재 경찰이 파악한 피해금액은 직원들 투자금만 300억 원대.

상인들 피해금은 따로 집계 중인데 경찰에 접수된 건 20억 원대지만 상인들 추산으론 천 억 원 가까이 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고소한 피해 금액은 (직원) 14명이 한 320억 원 정도 됩니다. 상인들 (피해액은 지금까지) 46명에 지금 25억 원 정도고요."]

경찰은 현재 전담반을 꾸려 박 모 씨의 행방을 쫓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경제 불황에 허덕이던 상인들의 피땀 밴 투자금,

부디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뉴스 따라잡기] 고수익으로 유혹하더니…300억 원은 어디로?
    • 입력 2020.06.03 (08:26)
    • 수정 2020.06.03 (16:35)
    아침뉴스타임
[뉴스 따라잡기] 고수익으로 유혹하더니…300억 원은 어디로?
[기자]

보통 대부업체 하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고리의 이자를 받아 챙기죠?

하지만 지금 소개할 대부업체는 반대로 시장 상인들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목돈을 예치해 온 곳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 대표가 지난달, 회삿돈 300억 원을 갖고 사라졌다는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전북 전주의 전통시장 상인들이 충격에 빠졌는데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가겟세 내는 것조차 빠듯해지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감언이설에 전 재산을 맡긴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의 한 시장.

손님 몇몇이 간간이 오가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코로나19) 재난 지원금 들어오기 전에는 여기 상가 손님이 없었어요. 재난 지원금이 풀리고 나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좀 신 나게 일했지. 그랬는데 또 이 사건이 터져버리니까 맥이 풀리지."]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말도 못 해. 나 진짜 나쁜 마음 먹으려고 했는데 우리 친정엄마 때문에 못 죽었어."]

장사를 천직으로 알고 지난 십수 년 간 산전수전 다 겪어왔다는 상인들.

이들을 이토록 참담한 심정에 빠트린 건 코로나19도 아닌 한 남성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대부업체 대표 47살 박 모 씨인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곳 상인들이 충격에 빠진 건 지난달 22일이었습니다.

대부업체 직원들이 회사 대표인 박 모 씨가 회삿돈 300억 원을 들고 사라졌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건데요.

문제는 목돈을 맡긴 상인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박 모 씨는 2017년 대부업체를 세운 뒤, 상인들을 상대로 일수를 놓았다는데요.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맨 처음에 찍을 때는 이렇게 (매일) 1만 원씩 100만 원 찍으면 102만 원 딱 나와."]

[피해 상인/음성변조 : "돈 벌어서 여기다 만 원도 찍고 5만 원도 찍고, 3만 원도 찍었잖아. 그 재미로 재미있게 일을 했어."]

1만 원에서 5만 원 사이 금액을 정해 100일간 매일 입금하면 2% 정도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중 예금과 적금 금리가 연 3% 미만인 점을 생각하면 100일에 2% 이자는 꽤 솔깃한 투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좀 이상했습니다.

대부업이면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곳인데 박 모 씨는 돈을 빌려주는 것보다 마치 은행처럼 돈을 예치하는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는데 그냥 믿었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이 제2금융권을 오랫동안 다녀서 여기 순회를 계속하고 다녔어. 이모님, 이모님하고 잘 따랐거든. 그래서 믿었지."]

[피해 상인/음성변조 : "15년 다녔었어요. 제2금융권에서 일수 찍으러 다닐 때 인정을 많이 받아놨어. 한집 식구같이 그랬다고 너무 친했다고……."]

대부업체를 운영하기 전 제2금융권에 종사했던 박 씨.

당시에도 매일같이 상인들을 방문해 대신 입금하는 일을 도왔기에 큰 의심을 했던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간 별다른 문제도 없었다는데요.

문제는 올 초부터 갑자기 파격적인 제안을 해오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1월에 (이자) 10% 모집을 했어. 새로운 특판 식으로……. 3월에 (이자) 7%를 또 모집했어."]

[피해 상인/음성변조 : "4월 1일 날, 박 대표가 우리 가게를 찾아왔어. 3개월 상품으로 이자 6% 받고 7월 말에 찾는 상품이니까 (맡기라고.)"]

매달 원금의 6%에서 최대 10%까지 고수익을 약속하며 목돈 예치를 권했다는 건데요.

1억을 맡기면 이자로 한 달에 6백만 원에서 천만 원을 준다는 조금은 황당한 얘기.

하지만 상인들은 박 모 씨의 말만 믿고 목돈을 맡겼습니다.

[피해 상인/현장음 : "사람들이 크게 하니까 몇천만 원은 그냥 명함도 못 내밀고 있는 거지."]

[피해 상인/현장음 : "5천만 원, 9천만 원, 7천만 원, 15억 원 겁나. 한 3분의 2는 걸렸어. 창피해서 말을 안 하니까 그렇지."]

20년간 시장에서 장사를 해 온 70대 할머니는 전 재산 3억 원을 맡겼습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딸 넷이 다달이 120만 원 씩을 부쳐줘. 그거 모아 갖고. 또 아저씨(남편) 월급 있잖아. 아저씨(남편) 월급 탄 것까지 다 넣었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시장 상인들인지라 박 씨의 이자에 기대를 더 걸었던 건데요.

[피해 상인/음성변조 : "코로나가 이렇게 와서 장사가 너무 안돼서 돈을 넣어서 이자를 불려서 좀 생활하려고 한 게 이렇게 돼버렸다고 지금."]

20년 넘게 쓸고 닦은 정든 가게를 닫아야 처지에 놓인 상인도 있었습니다.

[피해 상인/음성변조 : "작은 애 결혼 비용으로 좀 모아놓은 거랑 집 담보로 대출받았죠. 또 내 동생한테 돈 빌린 게 지금 7천만 원이 들어갔어요. 당장 갚아줘야 하니까 가게를 접으려고……."]

사건이 터진 후 상인들은 자체적으로 피해 파악에 들어갔지만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탓에 조직적인 대처도 쉽지 않은데요.

[상가 상인/음성변조 : "상인들 (400명 중) 한 70% 이상이라니까. 그런데 가정파탄 감이잖아. 그러니까 전부 다 쉬쉬하고 숨어버리는 거야."]

200여 개 점포가 있는 인근 전통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김병환/00시장 상인회 이사/음성변조 : " 현재 (피해) 접수를 받고 있는 상태라 정확하게 파악이 안 돼요. 이분(피해 상인)들이 가족들한테 상의를 못 하는 거예요. 알면 이제 좀 불화도 생기고 그래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경찰은 정확한 피해 사실 확인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피해 신고를 당부했는데요.

현재 경찰이 파악한 피해금액은 직원들 투자금만 300억 원대.

상인들 피해금은 따로 집계 중인데 경찰에 접수된 건 20억 원대지만 상인들 추산으론 천 억 원 가까이 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고소한 피해 금액은 (직원) 14명이 한 320억 원 정도 됩니다. 상인들 (피해액은 지금까지) 46명에 지금 25억 원 정도고요."]

경찰은 현재 전담반을 꾸려 박 모 씨의 행방을 쫓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경제 불황에 허덕이던 상인들의 피땀 밴 투자금,

부디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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