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진취·혁신, 시비 걸지 말아달라”…당내 불만은?

입력 2020.06.03 (09:13) 수정 2020.06.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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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그제 첫 비대위 회의에 이어 어제(2일) 의원들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과거 가치와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의원들과의 상견례 격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시비'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종인 "파괴적 혁신 없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아…협력해달라"

이날 통합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발언대에 올라 의원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뒤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다"며 "다들 협력해서 이 당이 정상 궤도에 올라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비대위 첫 회의에서 '진취적 정당'을 연신 언급한 데 이어 '파괴적 혁신'을 꺼내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겁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오랜 경험을 해봤고 과거에도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탄생할 때 비대위에 참여해서 이 당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도 내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당내 일부 반발을 의식한 듯 "의원님들이 여러 가지 이견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대선에 적절하게 임하는 준비 절차를 마치면 제 소임은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솔직히 내가 꼭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개인적 목적을 위해 이 자리를 맡은 게 아니고 정치가 균형발전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밝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맡았다"며 심경도 밝혔습니다.


중진 의원들 "'보수' 용어 삭제 반대" vs "구체적 해법 지켜보자"

김종인 위원장의 이같은 '간곡한 부탁'에도 당내 일부 의원들의 불만과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며칠 전 김 위원장이 "앞으로 '보수' '자유우파'라는 말을 강조하면 안 된다'고 한 데 대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가 '보수' 나아가 '자유 우파'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한다. 보수의 가치를 부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보수의 핵심 가치는 자유와 공정, 책임이다. 법치를 구현하고,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공동체에 헌신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라면서 "단어를 가지고 논쟁할 생각은 없지만, 무엇이 됐던 가치는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자강론'을 주장해온 조해진 의원도 KBS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보수' 용어 안 쓴다고 해도 여권이 '진보'를 포기할 리 없다"면서 "'보수'라는 용어에 우리가 놓쳤던 가치를 담으면 되는데 그걸 버리자는 접근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반대해온 조경태, 장제원 의원은 이날 의총에 불참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비대위의 구체적인 혁신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 대부분입니다.

3선의 한 의원은 "내용이 어떤게 담길지를 들어보고 당에서도 공감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면 협조할 것"이라고 했고, 한 4선 의원은 "내부 갈등 상황이 표출되지 않도록 의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대위가 너무 일방적으로 끌고 가려고 해선 안된다"고 했습니다.

일단 김종인 위원장이 내일(4일) 2차 비대위 회의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후 당내 반발 기류가 더욱 거세질지 혹은 잠잠해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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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진취·혁신, 시비 걸지 말아달라”…당내 불만은?
    • 입력 2020-06-03 09:13:53
    • 수정2020-06-03 09: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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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그제 첫 비대위 회의에 이어 어제(2일) 의원들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과거 가치와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의원들과의 상견례 격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시비'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종인 "파괴적 혁신 없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아…협력해달라"

이날 통합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발언대에 올라 의원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뒤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다"며 "다들 협력해서 이 당이 정상 궤도에 올라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비대위 첫 회의에서 '진취적 정당'을 연신 언급한 데 이어 '파괴적 혁신'을 꺼내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겁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오랜 경험을 해봤고 과거에도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탄생할 때 비대위에 참여해서 이 당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도 내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당내 일부 반발을 의식한 듯 "의원님들이 여러 가지 이견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대선에 적절하게 임하는 준비 절차를 마치면 제 소임은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솔직히 내가 꼭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개인적 목적을 위해 이 자리를 맡은 게 아니고 정치가 균형발전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밝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맡았다"며 심경도 밝혔습니다.


중진 의원들 "'보수' 용어 삭제 반대" vs "구체적 해법 지켜보자"

김종인 위원장의 이같은 '간곡한 부탁'에도 당내 일부 의원들의 불만과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며칠 전 김 위원장이 "앞으로 '보수' '자유우파'라는 말을 강조하면 안 된다'고 한 데 대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가 '보수' 나아가 '자유 우파'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한다. 보수의 가치를 부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보수의 핵심 가치는 자유와 공정, 책임이다. 법치를 구현하고,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공동체에 헌신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라면서 "단어를 가지고 논쟁할 생각은 없지만, 무엇이 됐던 가치는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자강론'을 주장해온 조해진 의원도 KBS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보수' 용어 안 쓴다고 해도 여권이 '진보'를 포기할 리 없다"면서 "'보수'라는 용어에 우리가 놓쳤던 가치를 담으면 되는데 그걸 버리자는 접근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반대해온 조경태, 장제원 의원은 이날 의총에 불참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비대위의 구체적인 혁신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 대부분입니다.

3선의 한 의원은 "내용이 어떤게 담길지를 들어보고 당에서도 공감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면 협조할 것"이라고 했고, 한 4선 의원은 "내부 갈등 상황이 표출되지 않도록 의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대위가 너무 일방적으로 끌고 가려고 해선 안된다"고 했습니다.

일단 김종인 위원장이 내일(4일) 2차 비대위 회의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후 당내 반발 기류가 더욱 거세질지 혹은 잠잠해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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