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플로이드다”…‘흑인 사망’ 항의 시위 세계로 확산

입력 2020.06.03 (21:38) 수정 2020.06.0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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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흑인의 생명 가치는 법적으로 얼마일까요? 1787년 미국의 첫 헌법은 흑인 한 명의 가치를 백인의 5분의 3으로 쳤습니다.

"아이큐가 낮은 흑인 때문에 인류가 퇴보한다"는 근거없는 주장이 유행하기도 했죠.

70여 년 뒤인 1860년대 60만 명이나 숨진 남북전쟁 이후에야 비로소 흑인의 생명 가치, 백인과 같아졌습니다.

백인의 5분의 3이 아닌 5대 5! ‘사람 대 사람’으로 동일해진 겁니다.

하지만 헌법상 그렇다는 거고, 뿌리 깊은 편견과 불평등은 여전해서 직업과 소득은 물론 사는 동네마저 달랐습니다.

당장 미국 내 코로나19 희생자 가운데 흑인사망률 다른 인종보다 배 이상 높고 실업률 역시 다른 인종보다 높습니다.

“아픈 미국 역사의 반복이자 역사의 메아리” 라는 자성마저 나오는 가운데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 이주민 비율 늘고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시민들.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의 이름을 부릅니다.

["플로이드! 플로이드! 우리를 그만 죽여라!"]

숨을 쉴 수 없다, 정의 없이 평화도 없다는 외침은 코로나19로 집회가 금지된 와중에도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냈습니다.

[키카 페레즈/영국 시위대 : "피부 색깔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일이라 중요합니다. 이런 일이 미국에선 끝없이 일어나고 있어요."]

시위대는 광장에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축구장에서 무릎을 꿇고 주먹을 쥐며 분노에 동참했습니다.

[에이프릴/네덜란드 예술가 : "흑인은 아름답고, 흑인은 굴복하지 않으며, 흑인은 강합니다. 우리는 결코 지지 않을 겁니다."]

["아다마를 위해 정의를!"]

프랑스에선 4년 전 20대 흑인 남성의 사망 파장이 이번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체포됐다 숨진 과정도, 몇년 새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단 점도 유사합니다.

[아사 트라오레/사망 남성 가족 : "내 동생 아다마는 경찰 3명에게 눌렸습니다. 플로이드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숨을 쉴 수가 없어."]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자 :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을 쏜 것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20초 넘게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유럽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뿌리깊은 인종주의 분열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그 중심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갈등을 해소할 능력이 없다고도 꼬집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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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플로이드다”…‘흑인 사망’ 항의 시위 세계로 확산
    • 입력 2020-06-03 21:40:59
    • 수정2020-06-03 21:50:44
    뉴스 9
[앵커]

흑인의 생명 가치는 법적으로 얼마일까요? 1787년 미국의 첫 헌법은 흑인 한 명의 가치를 백인의 5분의 3으로 쳤습니다.

"아이큐가 낮은 흑인 때문에 인류가 퇴보한다"는 근거없는 주장이 유행하기도 했죠.

70여 년 뒤인 1860년대 60만 명이나 숨진 남북전쟁 이후에야 비로소 흑인의 생명 가치, 백인과 같아졌습니다.

백인의 5분의 3이 아닌 5대 5! ‘사람 대 사람’으로 동일해진 겁니다.

하지만 헌법상 그렇다는 거고, 뿌리 깊은 편견과 불평등은 여전해서 직업과 소득은 물론 사는 동네마저 달랐습니다.

당장 미국 내 코로나19 희생자 가운데 흑인사망률 다른 인종보다 배 이상 높고 실업률 역시 다른 인종보다 높습니다.

“아픈 미국 역사의 반복이자 역사의 메아리” 라는 자성마저 나오는 가운데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 이주민 비율 늘고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시민들.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의 이름을 부릅니다.

["플로이드! 플로이드! 우리를 그만 죽여라!"]

숨을 쉴 수 없다, 정의 없이 평화도 없다는 외침은 코로나19로 집회가 금지된 와중에도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냈습니다.

[키카 페레즈/영국 시위대 : "피부 색깔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일이라 중요합니다. 이런 일이 미국에선 끝없이 일어나고 있어요."]

시위대는 광장에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축구장에서 무릎을 꿇고 주먹을 쥐며 분노에 동참했습니다.

[에이프릴/네덜란드 예술가 : "흑인은 아름답고, 흑인은 굴복하지 않으며, 흑인은 강합니다. 우리는 결코 지지 않을 겁니다."]

["아다마를 위해 정의를!"]

프랑스에선 4년 전 20대 흑인 남성의 사망 파장이 이번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체포됐다 숨진 과정도, 몇년 새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단 점도 유사합니다.

[아사 트라오레/사망 남성 가족 : "내 동생 아다마는 경찰 3명에게 눌렸습니다. 플로이드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숨을 쉴 수가 없어."]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자 :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을 쏜 것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20초 넘게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유럽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뿌리깊은 인종주의 분열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그 중심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갈등을 해소할 능력이 없다고도 꼬집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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