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때 약속했지만…민주당 의원 4분의 1이 다주택자

입력 2020.06.04 (14:18) 수정 2020.06.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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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가운데 2채 이상 집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88명입니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41명, 열린민주당과 정의당도 각 1명씩 다주택자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1대 국회의원들이 후보 등록 당시 선관위에 신고한 전체 자산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공천 때 '실거주 1주택 보유' 기준 적용한다던 민주당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공천 시에 '실거주 1주택 보유'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인영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총선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자가 집을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거주 목적 외 주택 처분을 서약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청했습니다.

민주당은 실제 공천 신청을 받을 때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 이상을 보유한 후보자에게 2년 내에 실제로 거주하는 집을 제외한 나머지를 팔겠다는 '서약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1대 민주당 의원 4분의 1이 다주택자, 8명은 3채 이상

하지만 총선이 끝난 뒤 21대 국회의원들을 분석해보니 민주당 의원 41명이 다주택자였습니다. 민주당 의원의 4분의 1에 가깝습니다.

민주당 의원 8명은 집을 3채 이상 가지고 있는데,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에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경우도 있습니다. 임종성 의원은 4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2채가 강남에 있고, 김홍걸 의원도 3채 가운데 2채는 강남입니다.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등이 불어지며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된 양정숙 의원도 강남에 3채의 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2년 내에 집을 팔고 1주택만 보유하면 약속을 지키는 거라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여러 채의 집을 가진 민주당 의원 가운데 집을 팔려고 내놨다는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의원들에 따라서는 아예 집을 팔겠다는 서약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진실일까요? 약속을 한 적 없다면 약속을 지킬 이유도 없겠죠.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오늘(4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직 수행하면 1가구 1주택밖에 안 된다, 법으로 돼 있는 것은 아니다. 정당 차원에서 기준을 제시하고. 당연히 맞추실 거라고 믿고 있지만, 분석 결과 무리수 있는 결과가 있다면 당에서 논의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집 4채인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종부세 완화 법안 발의?

미래통합당도 강남 2채를 포함해 4채의 집을 가진 박덕흠 의원을 비롯해 41명이 다주택자인데, 3채 이상 가진 의원도 5명입니다.

그런데 박덕흠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공시지가 인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도 공동발의했습니다.

집이 4채인 민주당 임종성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2018년에는 종합부동산세율을 높이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했지만 2019년에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냈다면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를 두고 비판만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당이 선거 때 내놓았던 약속이 지켜지는지, 국회의원이 고유 업무인 입법을 하면서 자신의 이해와 충돌하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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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 때 약속했지만…민주당 의원 4분의 1이 다주택자
    • 입력 2020-06-04 14:18:48
    • 수정2020-06-04 17:15:17
    취재K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2채 이상 집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88명입니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41명, 열린민주당과 정의당도 각 1명씩 다주택자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1대 국회의원들이 후보 등록 당시 선관위에 신고한 전체 자산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공천 때 '실거주 1주택 보유' 기준 적용한다던 민주당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공천 시에 '실거주 1주택 보유'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인영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총선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자가 집을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거주 목적 외 주택 처분을 서약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청했습니다.

민주당은 실제 공천 신청을 받을 때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 이상을 보유한 후보자에게 2년 내에 실제로 거주하는 집을 제외한 나머지를 팔겠다는 '서약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1대 민주당 의원 4분의 1이 다주택자, 8명은 3채 이상

하지만 총선이 끝난 뒤 21대 국회의원들을 분석해보니 민주당 의원 41명이 다주택자였습니다. 민주당 의원의 4분의 1에 가깝습니다.

민주당 의원 8명은 집을 3채 이상 가지고 있는데,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에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경우도 있습니다. 임종성 의원은 4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2채가 강남에 있고, 김홍걸 의원도 3채 가운데 2채는 강남입니다.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등이 불어지며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된 양정숙 의원도 강남에 3채의 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2년 내에 집을 팔고 1주택만 보유하면 약속을 지키는 거라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여러 채의 집을 가진 민주당 의원 가운데 집을 팔려고 내놨다는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의원들에 따라서는 아예 집을 팔겠다는 서약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진실일까요? 약속을 한 적 없다면 약속을 지킬 이유도 없겠죠.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오늘(4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직 수행하면 1가구 1주택밖에 안 된다, 법으로 돼 있는 것은 아니다. 정당 차원에서 기준을 제시하고. 당연히 맞추실 거라고 믿고 있지만, 분석 결과 무리수 있는 결과가 있다면 당에서 논의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집 4채인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종부세 완화 법안 발의?

미래통합당도 강남 2채를 포함해 4채의 집을 가진 박덕흠 의원을 비롯해 41명이 다주택자인데, 3채 이상 가진 의원도 5명입니다.

그런데 박덕흠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공시지가 인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도 공동발의했습니다.

집이 4채인 민주당 임종성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2018년에는 종합부동산세율을 높이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했지만 2019년에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냈다면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를 두고 비판만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당이 선거 때 내놓았던 약속이 지켜지는지, 국회의원이 고유 업무인 입법을 하면서 자신의 이해와 충돌하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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