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벌 판결에도 계속되는 ‘고양이 엽기 살생’…경찰, 용의자 추적

입력 2020.06.04 (15: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길고양이 밥을 주던 오 모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고양이 밥통 바로 옆에 절단된 고양이 꼬리가 놓여있었기 때문입니다. 오 씨는 다친 고양이가 있는지 주변을 살펴봤지만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오 씨는 K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그날따라 어미 길고양이가 밥을 잘 안 먹고 힘이 없어 보였다."라며 "그래서 주변에 숨어서 어미 고양이의 행동을 살펴봤는데 잠시 뒤 어미 고양이가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더니 울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새끼 고양이는 잔혹한 상태로 죽어 있었습니다. 머리와 앞다리, 뒷다리는 일부가 있었지만, 하체 일부와 내장은 없었습니다. 오 씨는 경찰에 바로 신고했고 경찰은 용의자 추적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19일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잔혹하게 살생된 고양이가 발견됐다.지난달 19일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잔혹하게 살생된 고양이가 발견됐다.

"비슷한 장소에서 2018년부터 잔혹한 고양이 살생 이어져"

오 씨는 "비슷한 장소에서 2018년 8월쯤 하루에 한 마리씩 4마리가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채 죽어있었고 작년 10월쯤에도 고양이 1마리가 머리가 짓이긴 채 발견됐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을 제보받은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동물에 의해 죽은 것이라면 이빨 자국 등이 있어야 하는 데 없었다."라면서 "사람에 의한 행위로 추정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제공 : 동물권행동 카라사진제공 : 동물권행동 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상가 인근에서도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마찬가지로 고양이 사체는 잔혹하게 살생된 상태였습니다.

이 사건을 제보받은 동물권 행동 카라 관계자는 "고양이 얼굴이 깨끗하고 몸통이 통통했다"면서 "장기 상태 등을 보면 죽기 전까지 비교적 건강했고 식사도 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고양이를 살펴본 수의사는 6개월이 채 안 된 어린 고양이인데, 절단면이 날카로운 것을 보면 사람이 죽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라는 부검을 위해 이 고양이 사체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냈다고 덧붙였습니다.

동물 학대 엄벌 판결에도 이어지는 동물 학대…"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

현재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 사건의 용의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연쇄살생도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해 법원은 엄벌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은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 '자두'를 잔혹하게 학대해 죽게 한 30대 남성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주인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를 발견해 잔인하게 죽인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도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정부도 이처럼 이유 없이 동물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현행 징역 2년에서 3년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엄벌 판결에도 계속되는 ‘고양이 엽기 살생’…경찰, 용의자 추적
    • 입력 2020-06-04 15:20:03
    취재K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길고양이 밥을 주던 오 모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고양이 밥통 바로 옆에 절단된 고양이 꼬리가 놓여있었기 때문입니다. 오 씨는 다친 고양이가 있는지 주변을 살펴봤지만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오 씨는 K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그날따라 어미 길고양이가 밥을 잘 안 먹고 힘이 없어 보였다."라며 "그래서 주변에 숨어서 어미 고양이의 행동을 살펴봤는데 잠시 뒤 어미 고양이가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더니 울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새끼 고양이는 잔혹한 상태로 죽어 있었습니다. 머리와 앞다리, 뒷다리는 일부가 있었지만, 하체 일부와 내장은 없었습니다. 오 씨는 경찰에 바로 신고했고 경찰은 용의자 추적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19일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잔혹하게 살생된 고양이가 발견됐다.
"비슷한 장소에서 2018년부터 잔혹한 고양이 살생 이어져"

오 씨는 "비슷한 장소에서 2018년 8월쯤 하루에 한 마리씩 4마리가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채 죽어있었고 작년 10월쯤에도 고양이 1마리가 머리가 짓이긴 채 발견됐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을 제보받은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동물에 의해 죽은 것이라면 이빨 자국 등이 있어야 하는 데 없었다."라면서 "사람에 의한 행위로 추정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제공 : 동물권행동 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상가 인근에서도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마찬가지로 고양이 사체는 잔혹하게 살생된 상태였습니다.

이 사건을 제보받은 동물권 행동 카라 관계자는 "고양이 얼굴이 깨끗하고 몸통이 통통했다"면서 "장기 상태 등을 보면 죽기 전까지 비교적 건강했고 식사도 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고양이를 살펴본 수의사는 6개월이 채 안 된 어린 고양이인데, 절단면이 날카로운 것을 보면 사람이 죽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라는 부검을 위해 이 고양이 사체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냈다고 덧붙였습니다.

동물 학대 엄벌 판결에도 이어지는 동물 학대…"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

현재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 사건의 용의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연쇄살생도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해 법원은 엄벌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은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 '자두'를 잔혹하게 학대해 죽게 한 30대 남성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주인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를 발견해 잔인하게 죽인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도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정부도 이처럼 이유 없이 동물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현행 징역 2년에서 3년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