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체불명 ‘중국산 엔진’ 보트…태안해경 뒤늦게 수사 확대

입력 2020.06.0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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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번째 보트.

이렇게 태안에서 수상한 보트가 계속 잇따라 발견되면서 광범위한 조직적 밀입국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는데요.

8명이 밀입국했던 보트보다 이미 한 달 앞서 바로 인근에서도 정체불명의 보트가 발견됐었죠. 

해경은 양식장 절도범이라고 추정했지만, KBS가 밀착취재한 결과 뭔가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부둣가에 놓인 검은색 보트.

지난 4월 20일 태안 의항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보트입니다. 

수상하게 여긴 주민 신고로 발견돼 해경이 압수한 상탭니다. 

보트를 자세히 보면 바닥은 금속, 벽체는 고무로 된 이른바 콤비 보트인데요. 

배 외부에 다는 엔진인 중국제 40마력 선외기가 눈에 띕니다.  

금속 일부를 잘라내고, 용접 한 흔적도 보입니다.  

특히 이 선외기는 국내에서 흔히 판매되지 않는 중국산 제품입니다.  

[이석영/A 선박 선외기 업체 대표 : "우리나라 수입원이 지금 30마력까지만 수입하고, 40마력 보트는 수입을 안 한 제품이에요. (지금 국내에서는?) 구할 수도 없고."] 

내부에서 발견된 철제 연료통은 밀입국했던 보트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 제조사인 중국산입니다.  

특히 중국제 40마력 선외기는 주로 10마력 정도로 쓰는 고무보트 용도로는 부적합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깁니다. 

[양승복/B 선박 선외기 업체 대표 : "이건 국내에서 사용하는 레저를 하는 분들이 사용하는 보트가 아니에요."] 

하지만 해경은 이 검은 보트가 주인이 잃어버린 유류물이라며, 해수욕장에 안내문까지 붙여놨고, 한 달 넘게 감감 무소식입니다.  

해경은 CCTV를 확인한 결과 남성 두 명이 육지에서 해변으로 걸어와 기름을 넣고 다시 육지로 갔다며 밀입국 가능성은 없고 인근 해삼이나 전복 양식장 절도범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한 최초 신고자 말은 다릅니다.  

[마을 주민/보트 발견 최초 신고자 : "해삼 도둑질은 이런 것 가지곤 안 해요. 다른 배로 해요. 해삼 나올 시기도 아니에요."]

더구나 CCTV에 찍힌 시간이 오전 11시 50분 쯤이어서 어민들이 많이 왕래하는 시간에 양식장 절도를 하려 했다는 게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밀입국 보트에서 처럼 한문이 적힌 비닐봉지가 나왔다는 해경 측 얘기를 들었다는 마을 주민 증언도 나왔습니다.  

해경은 뒤늦게 검은 보트와 함께 유류품 일체를 압수물품으로 전환한 뒤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밀입국에 대한 해경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보입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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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정체불명 ‘중국산 엔진’ 보트…태안해경 뒤늦게 수사 확대
    • 입력 2020-06-04 22:04:22
    뉴스9(대전)
[앵커] 3번째 보트. 이렇게 태안에서 수상한 보트가 계속 잇따라 발견되면서 광범위한 조직적 밀입국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는데요. 8명이 밀입국했던 보트보다 이미 한 달 앞서 바로 인근에서도 정체불명의 보트가 발견됐었죠.  해경은 양식장 절도범이라고 추정했지만, KBS가 밀착취재한 결과 뭔가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부둣가에 놓인 검은색 보트. 지난 4월 20일 태안 의항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보트입니다.  수상하게 여긴 주민 신고로 발견돼 해경이 압수한 상탭니다.  보트를 자세히 보면 바닥은 금속, 벽체는 고무로 된 이른바 콤비 보트인데요.  배 외부에 다는 엔진인 중국제 40마력 선외기가 눈에 띕니다.   금속 일부를 잘라내고, 용접 한 흔적도 보입니다.   특히 이 선외기는 국내에서 흔히 판매되지 않는 중국산 제품입니다.   [이석영/A 선박 선외기 업체 대표 : "우리나라 수입원이 지금 30마력까지만 수입하고, 40마력 보트는 수입을 안 한 제품이에요. (지금 국내에서는?) 구할 수도 없고."]  내부에서 발견된 철제 연료통은 밀입국했던 보트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 제조사인 중국산입니다.   특히 중국제 40마력 선외기는 주로 10마력 정도로 쓰는 고무보트 용도로는 부적합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깁니다.  [양승복/B 선박 선외기 업체 대표 : "이건 국내에서 사용하는 레저를 하는 분들이 사용하는 보트가 아니에요."]  하지만 해경은 이 검은 보트가 주인이 잃어버린 유류물이라며, 해수욕장에 안내문까지 붙여놨고, 한 달 넘게 감감 무소식입니다.   해경은 CCTV를 확인한 결과 남성 두 명이 육지에서 해변으로 걸어와 기름을 넣고 다시 육지로 갔다며 밀입국 가능성은 없고 인근 해삼이나 전복 양식장 절도범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한 최초 신고자 말은 다릅니다.   [마을 주민/보트 발견 최초 신고자 : "해삼 도둑질은 이런 것 가지곤 안 해요. 다른 배로 해요. 해삼 나올 시기도 아니에요."] 더구나 CCTV에 찍힌 시간이 오전 11시 50분 쯤이어서 어민들이 많이 왕래하는 시간에 양식장 절도를 하려 했다는 게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밀입국 보트에서 처럼 한문이 적힌 비닐봉지가 나왔다는 해경 측 얘기를 들었다는 마을 주민 증언도 나왔습니다.   해경은 뒤늦게 검은 보트와 함께 유류품 일체를 압수물품으로 전환한 뒤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밀입국에 대한 해경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보입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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