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주민에 시달린 관리소장…“살해 위협까지”

입력 2020.06.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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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부산의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언성을 높이고 관리소장을 밀치자, 직원이 신고한 겁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에도 입주민의 폭언과 협박은 계속됐습니다. 견디다 못한 관리사무소장은 KBS에 사건 장면이 담긴 CCTV까지 보여주며 하소연했습니다.

이 오피스텔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사람 잘못 건드렸다"며 폭언…발단은 엘리베이터 에어컨

입주민이 관리사무소를 찾은 건 엘리베이터 때문이었습니다. 입주민은 "날씨가 더우니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에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민의 민원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리소장은 입주민에게 "바깥 온도가 25도에 불과해 아직 엘리베이터 에어컨은 틀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요구가 거부당하자, 입주민은 관리사무소에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는 게 사무소 측의 설명입니다.

웃통까지 벗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하며 "사람 잘못 건드렸다"며 손과 어깨로 소장을 밀치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계속된 행패에 입주민 고소"…경찰 조사도 받았지만

경찰 출동 이후에도 입주민은 관리사무소를 계속 찾아갔습니다.

관리소장은 "사소한 민원으로 들른 뒤 욕설을 하고 몸을 밀치는가 하면 직원 등이 보는 앞에서 모욕적인 말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엘리베이터에 붙인 공지문을 뜯어내 버리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결국, 오피스텔 관리소장은 해당 입주민을 폭행과 모욕, 협박,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혐의를 인정해 입주민을 벌금 450만 원에 약식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관리소장은 고소 이후 더 심한 협박에 시달렸습니다.

입주민은 관리사무소를 찾아와 소장에게 "한 번 더 신고하면 어떻게 하나 봐라."라며 법원 고지서를 면전에 집어 던졌다고 합니다.

관리소장은 입주민으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가족까지 해치겠다는 협박까지 들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호신용품 지니고 다녀…입주민 "민원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서"

지난달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입주민은 구속됐습니다.

취재에 응한 오피스텔 관리소장은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입주민의 폭언과 협박에 시달려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입주민의 살해 협박도 떨쳐내지 못해 호신용품까지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이에 대해 입주민은 "깨진 유리창을 곧바로 수리하지 않거나 엘리베이터 오물을 바로바로 치우지 않는 등 관리소장이 민원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며, "홧김에 이런 일을 저지르게 돼 후회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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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입주민에 시달린 관리소장…“살해 위협까지”
    • 입력 2020-06-05 15:34:39
    취재K
지난해 6월 부산의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언성을 높이고 관리소장을 밀치자, 직원이 신고한 겁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에도 입주민의 폭언과 협박은 계속됐습니다. 견디다 못한 관리사무소장은 KBS에 사건 장면이 담긴 CCTV까지 보여주며 하소연했습니다.

이 오피스텔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사람 잘못 건드렸다"며 폭언…발단은 엘리베이터 에어컨

입주민이 관리사무소를 찾은 건 엘리베이터 때문이었습니다. 입주민은 "날씨가 더우니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에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민의 민원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리소장은 입주민에게 "바깥 온도가 25도에 불과해 아직 엘리베이터 에어컨은 틀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요구가 거부당하자, 입주민은 관리사무소에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는 게 사무소 측의 설명입니다.

웃통까지 벗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하며 "사람 잘못 건드렸다"며 손과 어깨로 소장을 밀치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계속된 행패에 입주민 고소"…경찰 조사도 받았지만

경찰 출동 이후에도 입주민은 관리사무소를 계속 찾아갔습니다.

관리소장은 "사소한 민원으로 들른 뒤 욕설을 하고 몸을 밀치는가 하면 직원 등이 보는 앞에서 모욕적인 말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엘리베이터에 붙인 공지문을 뜯어내 버리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결국, 오피스텔 관리소장은 해당 입주민을 폭행과 모욕, 협박,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혐의를 인정해 입주민을 벌금 450만 원에 약식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관리소장은 고소 이후 더 심한 협박에 시달렸습니다.

입주민은 관리사무소를 찾아와 소장에게 "한 번 더 신고하면 어떻게 하나 봐라."라며 법원 고지서를 면전에 집어 던졌다고 합니다.

관리소장은 입주민으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가족까지 해치겠다는 협박까지 들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호신용품 지니고 다녀…입주민 "민원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서"

지난달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입주민은 구속됐습니다.

취재에 응한 오피스텔 관리소장은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입주민의 폭언과 협박에 시달려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입주민의 살해 협박도 떨쳐내지 못해 호신용품까지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이에 대해 입주민은 "깨진 유리창을 곧바로 수리하지 않거나 엘리베이터 오물을 바로바로 치우지 않는 등 관리소장이 민원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며, "홧김에 이런 일을 저지르게 돼 후회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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