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8년 동안 15명 구조 맹활약…베테랑 인명 구조견 ‘늘찬’ 은퇴

입력 2020.06.05 (16:00) 수정 2020.06.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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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구조견입니다. 개가 가더라도 놀라지 마시고 그 자리에 계십시오."

생후 132개월인 인명 구조견, '늘찬'이가 금빛 털을 휘날리며 힘차게 달립니다.

지난 2013년 경남 산청소방서에 배치된 '늘찬'이는 실종자를 찾아 크게 짖으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 가장 큰 역할입니다.

산세가 험한 지리산 자락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해온 똑똑한 인명구조견 늘찬이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해서 현장에 가봤습니다.

8년동안 130여 차례 인명 구조 활동 참여… 15명 인명 구조


라브라도 리트리버 수컷인 늘찬이는 대형견이지만 으르렁거리거나 짖지 않아 가까이 있어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기 때문에 인명구조견으로 뽑혀 혹독한 훈련과 엄격한 관리를 받아온 것이죠.


지난 2013년 세계 인명 구조견 경진대회 참가권을 얻을 정도로 인명 구조견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산악1급과 재난2급의 자격을 취득할 만큼 베테랑 구조견인 늘찬이는 지난 8년 동안 경상남도 내 곳곳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15명의 생명을 구조하는 등 약 130여 차례 인명구조 활동을 펼친 녀석입니다.


5년 전에는 경남 진주 명석면 인근 야산에서 실종됐던 80대 치매 노인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인명구조견, 구조대원 30여 명 역할 소화

"늘찬이 같은 경우는 활동성이 뛰어나고 체력이 아주 강합니다. 후각 능력도 좋고, 그런 능력을 이용해서 인명구조견 활동을 해왔습니다."

구조견들은 사람보다 최소 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40배 이상의 청각 능력을 지니고 있어 구조대원 30여 명의 수색능력에 견줄 정돕니다.

그래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발생한 산악 사고 현장에는 인명 구조견이 대신 투입됩니다.


사람 나이로 80대가 된 '늘찬', 건강 상태는?

아직도 잘 달리고 체력도 좋지만 늘찬이 나이는 만 11살, 사람 나이로 80대가 되면서 은퇴하게 됐습니다.

인명 구조견은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내고 험한 산악지형을 누벼야 하는데요,

노령으로 인한 건강 우려로 더는 구조 임무가 힘들 것이라고 판단돼 은퇴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늘찬이 건강엔 전혀 이상이 없는 상태고요. 늘찬이가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날렵함은 좀 떨어졌지만, 훈련사와 보조를 맞춰 걷고, 수색하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훈련을 받아온 노련미가 느껴졌습니다.

'늘찬' 새 주인은 어떻게 선정하나?

지금도 분양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꾸준히 접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산청소방서 산악구조대는 오는 10일까지 공모를 거쳐 입양 희망자를 직접 찾을 계획인데요.

주변 여건과 생활환경 등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늘찬이가 여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입양처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소방대원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대원들은 늘찬이가 인명구조라는 무거운 책임을 벗고, 이제는 반려견으로서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전국 인명구조건 27마리, '늘찬'이 후임으로 '투리' 배치

현재 맹활약 중인 인명 구조견은 전국에 모두 27마리입니다.

산청소방서에는 현재 늘찬이까지 3마리의 인명 구조견이 경남 전역의 인명 구조에 나서고 있는데요.

늘찬이가 은퇴하고 나면 만 2살의 투리가 새로운 인명구조견으로 배치될 예정입니다.

새로 올 투리도 중앙119구조본부 인명구조견센터에서 지난해 12월부터 훈련받아서 온다고 합니다. 전임 늘찬이의 은퇴로 새로 배치된 투리의 활약도 기대되네요.


'늘찬'아 그동안 수고 많았어!

어떤 사고 현장에서든 맹활약을 해온 늘찬이에게 대원들은 고마움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늘찬아, 8년 동안 산악 구조 출동 및 인명구조 출동한다고 고생했고, 앞으로 새 주인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아, 안녕."

8년 동안 구조 활동을 마치고 은퇴하는 늘찬이는 이제 일반 가정에 분양돼 반려견으로 남은 생을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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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8년 동안 15명 구조 맹활약…베테랑 인명 구조견 ‘늘찬’ 은퇴
    • 입력 2020-06-05 16:00:10
    • 수정2020-06-05 16:02:55
    취재후·사건후
"인명 구조견입니다. 개가 가더라도 놀라지 마시고 그 자리에 계십시오."

생후 132개월인 인명 구조견, '늘찬'이가 금빛 털을 휘날리며 힘차게 달립니다.

지난 2013년 경남 산청소방서에 배치된 '늘찬'이는 실종자를 찾아 크게 짖으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 가장 큰 역할입니다.

산세가 험한 지리산 자락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해온 똑똑한 인명구조견 늘찬이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해서 현장에 가봤습니다.

8년동안 130여 차례 인명 구조 활동 참여… 15명 인명 구조


라브라도 리트리버 수컷인 늘찬이는 대형견이지만 으르렁거리거나 짖지 않아 가까이 있어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기 때문에 인명구조견으로 뽑혀 혹독한 훈련과 엄격한 관리를 받아온 것이죠.


지난 2013년 세계 인명 구조견 경진대회 참가권을 얻을 정도로 인명 구조견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산악1급과 재난2급의 자격을 취득할 만큼 베테랑 구조견인 늘찬이는 지난 8년 동안 경상남도 내 곳곳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15명의 생명을 구조하는 등 약 130여 차례 인명구조 활동을 펼친 녀석입니다.


5년 전에는 경남 진주 명석면 인근 야산에서 실종됐던 80대 치매 노인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인명구조견, 구조대원 30여 명 역할 소화

"늘찬이 같은 경우는 활동성이 뛰어나고 체력이 아주 강합니다. 후각 능력도 좋고, 그런 능력을 이용해서 인명구조견 활동을 해왔습니다."

구조견들은 사람보다 최소 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40배 이상의 청각 능력을 지니고 있어 구조대원 30여 명의 수색능력에 견줄 정돕니다.

그래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발생한 산악 사고 현장에는 인명 구조견이 대신 투입됩니다.


사람 나이로 80대가 된 '늘찬', 건강 상태는?

아직도 잘 달리고 체력도 좋지만 늘찬이 나이는 만 11살, 사람 나이로 80대가 되면서 은퇴하게 됐습니다.

인명 구조견은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내고 험한 산악지형을 누벼야 하는데요,

노령으로 인한 건강 우려로 더는 구조 임무가 힘들 것이라고 판단돼 은퇴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늘찬이 건강엔 전혀 이상이 없는 상태고요. 늘찬이가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날렵함은 좀 떨어졌지만, 훈련사와 보조를 맞춰 걷고, 수색하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훈련을 받아온 노련미가 느껴졌습니다.

'늘찬' 새 주인은 어떻게 선정하나?

지금도 분양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꾸준히 접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산청소방서 산악구조대는 오는 10일까지 공모를 거쳐 입양 희망자를 직접 찾을 계획인데요.

주변 여건과 생활환경 등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늘찬이가 여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입양처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소방대원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대원들은 늘찬이가 인명구조라는 무거운 책임을 벗고, 이제는 반려견으로서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전국 인명구조건 27마리, '늘찬'이 후임으로 '투리' 배치

현재 맹활약 중인 인명 구조견은 전국에 모두 27마리입니다.

산청소방서에는 현재 늘찬이까지 3마리의 인명 구조견이 경남 전역의 인명 구조에 나서고 있는데요.

늘찬이가 은퇴하고 나면 만 2살의 투리가 새로운 인명구조견으로 배치될 예정입니다.

새로 올 투리도 중앙119구조본부 인명구조견센터에서 지난해 12월부터 훈련받아서 온다고 합니다. 전임 늘찬이의 은퇴로 새로 배치된 투리의 활약도 기대되네요.


'늘찬'아 그동안 수고 많았어!

어떤 사고 현장에서든 맹활약을 해온 늘찬이에게 대원들은 고마움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늘찬아, 8년 동안 산악 구조 출동 및 인명구조 출동한다고 고생했고, 앞으로 새 주인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아, 안녕."

8년 동안 구조 활동을 마치고 은퇴하는 늘찬이는 이제 일반 가정에 분양돼 반려견으로 남은 생을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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