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빠른 장마가 온다?…“10일 제주 시작 가능성”

입력 2020.06.05 (16:57) 수정 2020.06.0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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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날씨도 여름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대구 등 남부 일부 지역은 어제(4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요. 중부지방에서도 기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높은 습도 탓에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장마 소식도 궁금하실 텐데요. 장마전선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천리안 위성 영상에 포착된 장마전선

오늘(5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천리안 위성 영상오늘(5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천리안 위성 영상
장마전선은 현재 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천리안 위성 영상에서 한반도 남쪽에 보이는 동서로 긴 구름대가 장마전선 상에서 발달한 비구름입니다. 일기도에도 같은 위치에 정체전선이 표시돼 있습니다.

오늘(5일) 오전 9시 현재 일기도. 중국 남부부터 일본 남쪽 해상에 위치한 정체전선이 장마전선이다.오늘(5일) 오전 9시 현재 일기도. 중국 남부부터 일본 남쪽 해상에 위치한 정체전선이 장마전선이다.

아직은 한반도와 다소 거리가 있죠. 주말 동안은 장마전선이 더 남쪽으로 내려가고 우리나라는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 10일 제주 장마 시작 가능성…역대 가장 빠른 기록 동률

그런데 다음 주부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 예측 모델(ECMWF)을 보면 다음 주 초부터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다가와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이 저기압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다음 주 수요일(10일)과 목요일(11일) 사이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 예측 모델(ECMWF)의 10~11일 예상도. 색칠된 부분이 비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자료제공 : 윈디닷컴(Windy.com)유럽중기예보센터 예측 모델(ECMWF)의 10~11일 예상도. 색칠된 부분이 비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자료제공 : 윈디닷컴(Windy.com)

이때 전국에 비가 예상되지만, 모든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상학적으로 '장마의 시작'은 장마전선에 의해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를 뜻하는데요. 현재까지 예상으로는 10~11일 내륙 지역에 내리는 비는 장마전선이 아닌 저기압이 원인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10일 시작된 비가 사흘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현재로서는 저기압이 끌어올린 장마전선이 제주도 부근에 머물며 비를 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이 경우 제주 지역은 오는 10일 장마가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30년 동안 제주 지역의 평균 장마 시작 시기가 6월 20일이니, 열흘 정도나 이른 기록입니다.

통계를 확인해 보면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전국에서 장마가 가장 일찍 시작한 기록이 2011년 제주도로 6월 10일입니다. 만약 예상대로 오는 10일 제주도에서 장마가 시작한다면, 올해 장마는 2011년과 함께 역대 가장 빠른 장마로 기록됩니다.

■ 장마 시작하면 매일 비?…"이틀에 하루꼴뿐"

장마가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오면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근데 왜 비 안 와?"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장마 시작 시기는 지역별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장마전선은 일반적으로 남쪽에서 북상하기 때문에 제주-남부지방-중부지방 순으로 장마가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주 지역에 장마가 시작한 뒤로도 내륙 지역의 장마는 훨씬 늦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기상청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북쪽의 상층 찬 공기가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아 제주도에 장마가 시작한 뒤 중부지방까지 북상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장마철이라고 항상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마전선은 남쪽의 더운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 사이, 그러니까 성질이 다른 두 기단 사이에서 형성되는데요. 두 기단의 힘겨루기 속에 장마전선은 남북으로 끊임없이 진동합니다.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면 남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중부지방에는 햇빛이 들기도 하고, 반면 북쪽으로 올라가면 남부지방에는 비 없이 찜통더위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통계를 봐도 장마 기간 비가 실제 비가 내린 날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평년의 장마철 기간은 32일인데, 이 가운데 비가 내린 날(강수 일수)은 17.3일에 불과했습니다. 비율로 보면 53.4%, 즉 절반 정도의 날에만 비가 내린 것입니다.

■ 장마 기간 1년 강수량의 30% 이상 집중

장마철 기간은 고작 한 달 남짓이지만, 이 기간 내리는 비는 평년 기준 356.1mm로 1년 전체 강수량의 30%를 넘습니다. 특히 2006년에는 700mm에 육박하는 많은 비가 내린 기록도 있습니다.

그만큼 장마철에는 짧은 기간 많은 비가 집중될 수 있다는 뜻인데요. 해마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유난히 일찍 장마가 시작하는 만큼 미리 알고 대비도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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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가장 빠른 장마가 온다?…“10일 제주 시작 가능성”
    • 입력 2020-06-05 16:57:13
    • 수정2020-06-05 17:06:33
    취재K
6월 들어 날씨도 여름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대구 등 남부 일부 지역은 어제(4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요. 중부지방에서도 기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높은 습도 탓에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장마 소식도 궁금하실 텐데요. 장마전선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천리안 위성 영상에 포착된 장마전선

오늘(5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천리안 위성 영상장마전선은 현재 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천리안 위성 영상에서 한반도 남쪽에 보이는 동서로 긴 구름대가 장마전선 상에서 발달한 비구름입니다. 일기도에도 같은 위치에 정체전선이 표시돼 있습니다.

오늘(5일) 오전 9시 현재 일기도. 중국 남부부터 일본 남쪽 해상에 위치한 정체전선이 장마전선이다.
아직은 한반도와 다소 거리가 있죠. 주말 동안은 장마전선이 더 남쪽으로 내려가고 우리나라는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 10일 제주 장마 시작 가능성…역대 가장 빠른 기록 동률

그런데 다음 주부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 예측 모델(ECMWF)을 보면 다음 주 초부터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다가와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이 저기압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다음 주 수요일(10일)과 목요일(11일) 사이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 예측 모델(ECMWF)의 10~11일 예상도. 색칠된 부분이 비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자료제공 : 윈디닷컴(Windy.com)
이때 전국에 비가 예상되지만, 모든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상학적으로 '장마의 시작'은 장마전선에 의해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를 뜻하는데요. 현재까지 예상으로는 10~11일 내륙 지역에 내리는 비는 장마전선이 아닌 저기압이 원인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10일 시작된 비가 사흘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현재로서는 저기압이 끌어올린 장마전선이 제주도 부근에 머물며 비를 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이 경우 제주 지역은 오는 10일 장마가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30년 동안 제주 지역의 평균 장마 시작 시기가 6월 20일이니, 열흘 정도나 이른 기록입니다.

통계를 확인해 보면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전국에서 장마가 가장 일찍 시작한 기록이 2011년 제주도로 6월 10일입니다. 만약 예상대로 오는 10일 제주도에서 장마가 시작한다면, 올해 장마는 2011년과 함께 역대 가장 빠른 장마로 기록됩니다.

■ 장마 시작하면 매일 비?…"이틀에 하루꼴뿐"

장마가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오면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근데 왜 비 안 와?"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장마 시작 시기는 지역별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장마전선은 일반적으로 남쪽에서 북상하기 때문에 제주-남부지방-중부지방 순으로 장마가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주 지역에 장마가 시작한 뒤로도 내륙 지역의 장마는 훨씬 늦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기상청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북쪽의 상층 찬 공기가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아 제주도에 장마가 시작한 뒤 중부지방까지 북상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장마철이라고 항상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마전선은 남쪽의 더운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 사이, 그러니까 성질이 다른 두 기단 사이에서 형성되는데요. 두 기단의 힘겨루기 속에 장마전선은 남북으로 끊임없이 진동합니다.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면 남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중부지방에는 햇빛이 들기도 하고, 반면 북쪽으로 올라가면 남부지방에는 비 없이 찜통더위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통계를 봐도 장마 기간 비가 실제 비가 내린 날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평년의 장마철 기간은 32일인데, 이 가운데 비가 내린 날(강수 일수)은 17.3일에 불과했습니다. 비율로 보면 53.4%, 즉 절반 정도의 날에만 비가 내린 것입니다.

■ 장마 기간 1년 강수량의 30% 이상 집중

장마철 기간은 고작 한 달 남짓이지만, 이 기간 내리는 비는 평년 기준 356.1mm로 1년 전체 강수량의 30%를 넘습니다. 특히 2006년에는 700mm에 육박하는 많은 비가 내린 기록도 있습니다.

그만큼 장마철에는 짧은 기간 많은 비가 집중될 수 있다는 뜻인데요. 해마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유난히 일찍 장마가 시작하는 만큼 미리 알고 대비도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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