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하와이’? 피서 풍경 바꾼 코로나

입력 2020.06.08 (08:21) 수정 2020.06.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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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하와이'에서 즐긴다."

코로나19 사태에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미국 땅 하와이가 아니고요.

'(하)루 종일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즐기기'란 의미에서 유즘 유행처럼 도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때 호텔에서 여름 나기, 일명 '호캉스'가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죠.

올 여름은 '홈캉스'가 대세일 듯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홈'과 '바캉스'의 줄인 표현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바캉스인데, 어떻게 즐겨야 할까.

집에만 있기엔 좀이 쑤시는 아이들을 위해 아예 집 안을 작은 캠핑장으로 꾸몄습니다.

집에서 즐기는 캠핑 바로 '홈캠'입니다.

벌써부터 여러 사진들이 SNS에 올라오고 있는데요.

텐트 치고, 바베큐 굽고, 제법 그럴듯하죠?

사진을 올리신 이 분, "애들 성화에 못이겨 이렇게 홈캠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아늑하게 꾸민 거실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번엔 집 밖으로 살짝만 나가 볼게요.

차 안에서 모든 숙박을 해결하는 또다른 캠핑 일명 '차박'입니다.

트렁크 문을 여니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원래 이런 차박은 낚시꾼과 등산객들의 문화였지만, 올해는 코로나 19탓에 많은 이들의 피서법으로 각광받는 분위깁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저마다의 방식들.

올 여름은 그야말로 경험하지 못한 여름이 될 전망입니다.

[정세균/국무총리/지난 3일 : "폭염과 집중호우가 더 잦을거란 예보도 있어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힘든 여름이 될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특단의 폭염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들은 '양산 쓰기 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요즘 양산의 쓰임새가 부쩍 주목받았는데요.

폭염 피해 예방은 물론 양산의 너비만큼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 효과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폭염에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를 10도까지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열 질환과 피부 질환 방지, 여기에 자연스러운 거리 두기를 한번에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인 셈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양산 쓰는 걸 꺼려하는 남성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비 올 때 쓰는 우산과 햇빛을 가리는 양산.

둘의 경계가 다소 모호할 때가 있지만요.

우산의 영어 표현인 ‘umbrella’의 어원이 라틴어로 그늘과 그림자를 뜻하는 ‘umbra’인데서 알 수 있듯, 기본 용도는 햇빛 가리개였던 걸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양산에는 패션을 완성하는 '액세서리'의 개념이 더해지면서 흔히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기는 인식이 많습니다.

2018년 아시아에 기록적인 폭염이 덮쳤을 때, 일본 정부는 남성들도 양산을 쓰라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폭염과 코로나의 이중 공격을 받는 이 여름에선 남성들도 양산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외선 차단크림이 남녀를 막론한 필수품이 된 것처럼 양산도 필수품에 근접할 거란 시장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전시는 폭염 취약계층에게 양산과 함께 아이스팩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대구시는 양산 대여 캠페인도 펼칩니다.

동성로와 달성공원 등 6곳에 ‘양심 양산 대여소’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양산 쓰기를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경기도는 실내 무더위쉼터 운영을 올해는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개방된 실외 장소나 대형 체육관 위주로 무더위쉼터를 대체 운영하고, 그늘막과 그늘나무 같은 야외 폭염 저감 시설을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기 중으로 인공 안개를 분사하는 ‘쿨링포그시스템’이나 바닥 분수처럼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있는 시설은 가동을 자제하도록 했습니다.

물놀이 생각이 간절한 시기가 찾아오면서, 워터파크 등 놀이 공원도 비상입니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입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밀집한 수영장이나 워터파크를 가면 위험한 것은 똑같습니다.

사람들이 밀집돼 있으면 그만큼 전파 위험은 높아지고, 물에 들어갈 때 현실적으로 마스크 착용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역 당국은 워터파크를 '중위험 시설'로 분류했습니다.

감염이 여러 차례 확인된 PC방과 비슷한 수준이죠.

물 밖에선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과 2m 간격을 두라고 권고했습니다.

보관함은 다섯 칸씩 거리를 두고 배정하고, 평소 6명까지 타던 놀이 기구도 두 명씩만 태우도록 했습니다.

바이러스도, 폭염도 결국 철저한 개인 방역 모두의 실천과 협조가 있어야 이겨낼 수 있습니다.

모쪼록 이번 여름이 ‘경험해보지 못한 집단 지성과 연대의 여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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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여름은 ‘하와이’? 피서 풍경 바꾼 코로나
    • 입력 2020-06-08 08:28:44
    • 수정2020-06-08 09: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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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하와이'에서 즐긴다."

코로나19 사태에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미국 땅 하와이가 아니고요.

'(하)루 종일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즐기기'란 의미에서 유즘 유행처럼 도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때 호텔에서 여름 나기, 일명 '호캉스'가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죠.

올 여름은 '홈캉스'가 대세일 듯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홈'과 '바캉스'의 줄인 표현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바캉스인데, 어떻게 즐겨야 할까.

집에만 있기엔 좀이 쑤시는 아이들을 위해 아예 집 안을 작은 캠핑장으로 꾸몄습니다.

집에서 즐기는 캠핑 바로 '홈캠'입니다.

벌써부터 여러 사진들이 SNS에 올라오고 있는데요.

텐트 치고, 바베큐 굽고, 제법 그럴듯하죠?

사진을 올리신 이 분, "애들 성화에 못이겨 이렇게 홈캠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아늑하게 꾸민 거실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번엔 집 밖으로 살짝만 나가 볼게요.

차 안에서 모든 숙박을 해결하는 또다른 캠핑 일명 '차박'입니다.

트렁크 문을 여니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원래 이런 차박은 낚시꾼과 등산객들의 문화였지만, 올해는 코로나 19탓에 많은 이들의 피서법으로 각광받는 분위깁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저마다의 방식들.

올 여름은 그야말로 경험하지 못한 여름이 될 전망입니다.

[정세균/국무총리/지난 3일 : "폭염과 집중호우가 더 잦을거란 예보도 있어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힘든 여름이 될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특단의 폭염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들은 '양산 쓰기 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요즘 양산의 쓰임새가 부쩍 주목받았는데요.

폭염 피해 예방은 물론 양산의 너비만큼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 효과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폭염에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를 10도까지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열 질환과 피부 질환 방지, 여기에 자연스러운 거리 두기를 한번에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인 셈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양산 쓰는 걸 꺼려하는 남성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비 올 때 쓰는 우산과 햇빛을 가리는 양산.

둘의 경계가 다소 모호할 때가 있지만요.

우산의 영어 표현인 ‘umbrella’의 어원이 라틴어로 그늘과 그림자를 뜻하는 ‘umbra’인데서 알 수 있듯, 기본 용도는 햇빛 가리개였던 걸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양산에는 패션을 완성하는 '액세서리'의 개념이 더해지면서 흔히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기는 인식이 많습니다.

2018년 아시아에 기록적인 폭염이 덮쳤을 때, 일본 정부는 남성들도 양산을 쓰라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폭염과 코로나의 이중 공격을 받는 이 여름에선 남성들도 양산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외선 차단크림이 남녀를 막론한 필수품이 된 것처럼 양산도 필수품에 근접할 거란 시장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전시는 폭염 취약계층에게 양산과 함께 아이스팩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대구시는 양산 대여 캠페인도 펼칩니다.

동성로와 달성공원 등 6곳에 ‘양심 양산 대여소’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양산 쓰기를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경기도는 실내 무더위쉼터 운영을 올해는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개방된 실외 장소나 대형 체육관 위주로 무더위쉼터를 대체 운영하고, 그늘막과 그늘나무 같은 야외 폭염 저감 시설을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기 중으로 인공 안개를 분사하는 ‘쿨링포그시스템’이나 바닥 분수처럼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있는 시설은 가동을 자제하도록 했습니다.

물놀이 생각이 간절한 시기가 찾아오면서, 워터파크 등 놀이 공원도 비상입니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입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밀집한 수영장이나 워터파크를 가면 위험한 것은 똑같습니다.

사람들이 밀집돼 있으면 그만큼 전파 위험은 높아지고, 물에 들어갈 때 현실적으로 마스크 착용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역 당국은 워터파크를 '중위험 시설'로 분류했습니다.

감염이 여러 차례 확인된 PC방과 비슷한 수준이죠.

물 밖에선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과 2m 간격을 두라고 권고했습니다.

보관함은 다섯 칸씩 거리를 두고 배정하고, 평소 6명까지 타던 놀이 기구도 두 명씩만 태우도록 했습니다.

바이러스도, 폭염도 결국 철저한 개인 방역 모두의 실천과 협조가 있어야 이겨낼 수 있습니다.

모쪼록 이번 여름이 ‘경험해보지 못한 집단 지성과 연대의 여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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