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학대 가정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원(原) 가정’ 고집할 때 아니다
입력 2020.06.09 (21:26) 수정 2020.06.09 (23:01) 뉴스 9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지난 1일 9살 아이가 여행가방 안에 갇혀있다 끝내 숨졌습니다.

또 지난달 29일 경남 창녕의 한 편의점 폐쇄회로에 찍힌 이 11살 어린이.

몸에 멍 자국이 가득했습니다.

아이는 경찰조사에서 2년 전부터 부모에게 학대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두 아이 모두 오랜 시간 상습적인 학대로 고통받고 있었지만, 주변사람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사건이 '집 안' 가정이란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학대를 포착해 누군가 신고해도, 가정에 머무르다 다시 학대당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원 가정'을 보호해야 한다는 오랜 관념 때문에 피해 아이를 가해자에게 되돌려보내는거죠.

법령을 정비해야한단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모의 학대 정황은 이미 두 차례나 포착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10월부터로 판단하고 있어요. 선생님이 엄마한테 통보를 했던 모양이에요."]

[병원 관계자 : "세면대에 부딪혀서 열상이 생겼다고 진술했는데 개연성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분리시킬 정도는 아니었다'는 경찰과 민간기관의 의견 이후 부모에게 돌아간 아이는 참변을 당했습니다.

이런 재학대가 확인된 신고 사례는 해마다 늘어 지난 2018년엔 2천5백 건을 넘었지만, 부모와 분리되지 않은 채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시 분리 후 복귀한 경우까지 더하면 10명 중 8명이 폭력 가정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이 '가정으로의 신속한 복귀'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동복지'의 개념이 2016년 처음 법으로 명문화됐는데 당시 생긴 이 규정이 오히려 학대받는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승재현/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아이에 대한 소유개념이 지금 남아있는 거예요. '원가정주의'는 일반가정에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학대받는 가정에서는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난 다음에, 비로소 백에 하나, 천에 하나 정도 원가정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거고."]

허점을 막아보고자 20대 국회에서 30여 건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일단 격리해 조사하거나" "친권을 제한시켜야 한다" "시설을 확충하자"는 내용이었는데, 구체적인 논의조차 없이 폐기됐습니다.

[조성실/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 "사고방식 자체를 완전히 전폭적으로 재구성을 해야 한다. 동시에 이 아이들에게 안전한 대체가정을 주거나, 혹은 안전한 사회안전망을 보조적으로 또는 주력해서 줄 수 있는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학대받은 아이들이 다시 부모의 폭력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대안 입법이 절실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앵커]

똑같은 세 살 아이 뇌 사진인데 크기가 다른 이유.

한 아이는 사랑받았고, 다른 아이는 학대당했습니다.

부모에게 학대당한 어린이의 뇌는 눈에 띄게 쪼그라들고, 뇌 구조 역시 불안정했다는 겁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는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마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통계 없어도 짐작할 수 있죠.

마음에는 몸보다 더 커다란 멍이 들었을 겁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아이. 빨리 찾아내서 보호해야 하는 이윱니다.
  • 학대 가정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원(原) 가정’ 고집할 때 아니다
    • 입력 2020-06-09 21:30:24
    • 수정2020-06-09 23:01:37
    뉴스 9
[앵커]

지난 1일 9살 아이가 여행가방 안에 갇혀있다 끝내 숨졌습니다.

또 지난달 29일 경남 창녕의 한 편의점 폐쇄회로에 찍힌 이 11살 어린이.

몸에 멍 자국이 가득했습니다.

아이는 경찰조사에서 2년 전부터 부모에게 학대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두 아이 모두 오랜 시간 상습적인 학대로 고통받고 있었지만, 주변사람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사건이 '집 안' 가정이란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학대를 포착해 누군가 신고해도, 가정에 머무르다 다시 학대당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원 가정'을 보호해야 한다는 오랜 관념 때문에 피해 아이를 가해자에게 되돌려보내는거죠.

법령을 정비해야한단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모의 학대 정황은 이미 두 차례나 포착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10월부터로 판단하고 있어요. 선생님이 엄마한테 통보를 했던 모양이에요."]

[병원 관계자 : "세면대에 부딪혀서 열상이 생겼다고 진술했는데 개연성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분리시킬 정도는 아니었다'는 경찰과 민간기관의 의견 이후 부모에게 돌아간 아이는 참변을 당했습니다.

이런 재학대가 확인된 신고 사례는 해마다 늘어 지난 2018년엔 2천5백 건을 넘었지만, 부모와 분리되지 않은 채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시 분리 후 복귀한 경우까지 더하면 10명 중 8명이 폭력 가정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이 '가정으로의 신속한 복귀'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동복지'의 개념이 2016년 처음 법으로 명문화됐는데 당시 생긴 이 규정이 오히려 학대받는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승재현/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아이에 대한 소유개념이 지금 남아있는 거예요. '원가정주의'는 일반가정에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학대받는 가정에서는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난 다음에, 비로소 백에 하나, 천에 하나 정도 원가정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거고."]

허점을 막아보고자 20대 국회에서 30여 건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일단 격리해 조사하거나" "친권을 제한시켜야 한다" "시설을 확충하자"는 내용이었는데, 구체적인 논의조차 없이 폐기됐습니다.

[조성실/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 "사고방식 자체를 완전히 전폭적으로 재구성을 해야 한다. 동시에 이 아이들에게 안전한 대체가정을 주거나, 혹은 안전한 사회안전망을 보조적으로 또는 주력해서 줄 수 있는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학대받은 아이들이 다시 부모의 폭력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대안 입법이 절실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앵커]

똑같은 세 살 아이 뇌 사진인데 크기가 다른 이유.

한 아이는 사랑받았고, 다른 아이는 학대당했습니다.

부모에게 학대당한 어린이의 뇌는 눈에 띄게 쪼그라들고, 뇌 구조 역시 불안정했다는 겁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는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마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통계 없어도 짐작할 수 있죠.

마음에는 몸보다 더 커다란 멍이 들었을 겁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아이. 빨리 찾아내서 보호해야 하는 이윱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뉴스 9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