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기로에 선 남북관계

입력 2020.06.10 (07:43) 수정 2020.06.10 (07: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남성욱 객원해설위원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히 비난해 온 북한이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고 있습니다. 북한은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어제부터 차단했고 통화시도에도 불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남한을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번 연락채널 단절은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의 첫단계라고 밝혀 후속조치도 예고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차단한 연락채널은 청와대-국무위원회 핫라인과 판문점과 연락사무소, 군통신선 등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소통을 위한 연락채널을 차단한 만큼 관건은 북이 예고한 후속조치의 내용입니다. 현재로선 남북연락사무소 폐쇄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등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접경지역 충돌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했던 9·19 군사합의가 파기되고 '적'으로 규정한 남측을 향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남북관계는 과거의 대결 구도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파상공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정부는 이에 제동을 걸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데다 북한의 격앙된 태도로 보면 전단 살포를 막는다고 풀릴 가능성도 적어 보입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이자 실세로 자리 잡은 김여정 제 1부부장이 이번조치를 전면에서 주도하고 북한 주민들이 다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실었다는 점에서 단시간 내방침을 바꿀 여지도 높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이 계속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으로 조성됐던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급랭될 것입니다. 북한은 긴장만 조성하는 소모적인 대남 압박을 자제하고 남북한 합의를 준수해야 합니다. 정부도 중국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의 변함없는 평화협력 의지와 불가피한 국제 정세 등을 북측에 이해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야합니다. 북한이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장비 지원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을 필요도 있습니다. 뉴스 해설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기로에 선 남북관계
    • 입력 2020-06-10 07:48:18
    • 수정2020-06-10 07:58:51
    뉴스광장
남성욱 객원해설위원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히 비난해 온 북한이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고 있습니다. 북한은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어제부터 차단했고 통화시도에도 불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남한을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번 연락채널 단절은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의 첫단계라고 밝혀 후속조치도 예고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차단한 연락채널은 청와대-국무위원회 핫라인과 판문점과 연락사무소, 군통신선 등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소통을 위한 연락채널을 차단한 만큼 관건은 북이 예고한 후속조치의 내용입니다. 현재로선 남북연락사무소 폐쇄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등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접경지역 충돌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했던 9·19 군사합의가 파기되고 '적'으로 규정한 남측을 향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남북관계는 과거의 대결 구도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파상공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정부는 이에 제동을 걸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데다 북한의 격앙된 태도로 보면 전단 살포를 막는다고 풀릴 가능성도 적어 보입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이자 실세로 자리 잡은 김여정 제 1부부장이 이번조치를 전면에서 주도하고 북한 주민들이 다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실었다는 점에서 단시간 내방침을 바꿀 여지도 높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이 계속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으로 조성됐던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급랭될 것입니다. 북한은 긴장만 조성하는 소모적인 대남 압박을 자제하고 남북한 합의를 준수해야 합니다. 정부도 중국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의 변함없는 평화협력 의지와 불가피한 국제 정세 등을 북측에 이해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야합니다. 북한이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장비 지원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을 필요도 있습니다. 뉴스 해설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