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총회도 “정상들 초청 않는다”…‘포스트 코로나’ 첫 ‘대면’ 다자회의는 어디?

입력 2020.06.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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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올해 9월 뉴욕에서 개최 예정인 유엔 총회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회원국 정상들이 유엔 총회에 직접 참석해 연설하지 않는 것은 1945년 유엔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이유는 물론 코로나 19입니다. 무함마드 반데 유엔 총회의장은 "정상들은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에혼자 오지 않는다"며 "대규모 대표단을 뉴욕에 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유엔 출범 75주년이지만 각국 정상들이 참여해 얼굴을 마주하는 연내 최대 규모의 다자회의는 이렇게 코로나 19 앞에 초라해졌습니다.

코로나 19 확산 이후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다자회의는 전혀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언제, 어디서 가장 먼저 '대면' 다자회의가 열릴지가 국제사회의 관심거리입니다. 코로나 19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상징적인 행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의욕적으로 다자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인 베트남입니다. 4월 베트남 다낭에서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기한 상태. 베트남은 이번 달 말 정상회의 개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19 억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그 성과를 아세안에, 그리고 전 세계에 과시하고 싶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행사에 참가해 조형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행사에 참가해 조형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일부 국가 정상들이 참여에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들 나라 정상이 '고령'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베트남에서 코로나 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 하더라도 최악의 가능성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도자의 리더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더욱더 참석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전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아세안 일부 국가의 코로나 19 현황에 대한 신빙성 문제도 있다고 합니다. 몇몇 국가가 성공적으로 코로나 19를 억제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 수치를 믿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는 겁니다.

베트남은 각국 외교장관들이 참석하는 행사 개최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7월 말 개최예정인 아시안지역외교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와 한·중·일 3개국+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 회의 등을 애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을 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으로 개최된다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참석해야 하는 행사인데, 역시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ARF에는 매년 아세안 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일본, 심지어 북한까지 전 세계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해 왔습니다. 아직 코로나 19 확산 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예년 규모대로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지난해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첫 대면 다자회의는 어디일까요? 문 대통령은 3월 26일 G20 특별화상정상회의와 4월 14일 아세안+3(한·중·일) 특별화상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말 그대로 화상이었고 '대면' 행사는 아니었습니다.

일단 확대된 G7 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초 6월로 계획돼 있던 G7 정상회의를 9월 이후로 연기하면서 한국과 러시아, 인도, 호주 정상도 초청하겠다고 했고, 청와대도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대로 9월 G7, 아니 G11 또는 G12 정상 회의가 열린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19 사태 이후 처음 참석하는 다자회의이자 국제적으로도 처음 열리는 다자회의가 될 수 있습니다.

애초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기로 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APEC 정상회의도 있습니다. APEC은 역내 최대의 경제 협력체로,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아세안 7개국 등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문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APEC은 최근 코로나 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정상회의 개최 여부를 협의하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APEC 정상회의 직후에는 아세안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6월 말 추진 예정인 아세안 정상회의가 회원국 10개 나라의 정상만 모이는 것이라면 매년 연말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 정상들도 참가합니다. 지난해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신남방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참석하지 않을 수 없는 회의이기도 합니다.

역시 주최국인 베트남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한 당국자는 "개최 확률이 2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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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총회도 “정상들 초청 않는다”…‘포스트 코로나’ 첫 ‘대면’ 다자회의는 어디?
    • 입력 2020-06-11 07:01:35
    취재K
유엔이 올해 9월 뉴욕에서 개최 예정인 유엔 총회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회원국 정상들이 유엔 총회에 직접 참석해 연설하지 않는 것은 1945년 유엔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이유는 물론 코로나 19입니다. 무함마드 반데 유엔 총회의장은 "정상들은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에혼자 오지 않는다"며 "대규모 대표단을 뉴욕에 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유엔 출범 75주년이지만 각국 정상들이 참여해 얼굴을 마주하는 연내 최대 규모의 다자회의는 이렇게 코로나 19 앞에 초라해졌습니다.

코로나 19 확산 이후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다자회의는 전혀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언제, 어디서 가장 먼저 '대면' 다자회의가 열릴지가 국제사회의 관심거리입니다. 코로나 19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상징적인 행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의욕적으로 다자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인 베트남입니다. 4월 베트남 다낭에서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기한 상태. 베트남은 이번 달 말 정상회의 개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19 억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그 성과를 아세안에, 그리고 전 세계에 과시하고 싶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행사에 참가해 조형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일부 국가 정상들이 참여에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들 나라 정상이 '고령'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베트남에서 코로나 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 하더라도 최악의 가능성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도자의 리더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더욱더 참석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전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아세안 일부 국가의 코로나 19 현황에 대한 신빙성 문제도 있다고 합니다. 몇몇 국가가 성공적으로 코로나 19를 억제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 수치를 믿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는 겁니다.

베트남은 각국 외교장관들이 참석하는 행사 개최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7월 말 개최예정인 아시안지역외교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와 한·중·일 3개국+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 회의 등을 애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을 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으로 개최된다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참석해야 하는 행사인데, 역시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ARF에는 매년 아세안 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일본, 심지어 북한까지 전 세계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해 왔습니다. 아직 코로나 19 확산 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예년 규모대로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첫 대면 다자회의는 어디일까요? 문 대통령은 3월 26일 G20 특별화상정상회의와 4월 14일 아세안+3(한·중·일) 특별화상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말 그대로 화상이었고 '대면' 행사는 아니었습니다.

일단 확대된 G7 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초 6월로 계획돼 있던 G7 정상회의를 9월 이후로 연기하면서 한국과 러시아, 인도, 호주 정상도 초청하겠다고 했고, 청와대도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대로 9월 G7, 아니 G11 또는 G12 정상 회의가 열린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19 사태 이후 처음 참석하는 다자회의이자 국제적으로도 처음 열리는 다자회의가 될 수 있습니다.

애초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기로 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APEC 정상회의도 있습니다. APEC은 역내 최대의 경제 협력체로,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아세안 7개국 등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문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APEC은 최근 코로나 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정상회의 개최 여부를 협의하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APEC 정상회의 직후에는 아세안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6월 말 추진 예정인 아세안 정상회의가 회원국 10개 나라의 정상만 모이는 것이라면 매년 연말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 정상들도 참가합니다. 지난해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신남방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참석하지 않을 수 없는 회의이기도 합니다.

역시 주최국인 베트남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한 당국자는 "개최 확률이 2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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