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쇠사슬 채우고 하루 한 끼만 먹여…창녕 아동학대 ‘참담’

입력 2020.06.11 (19:20) 수정 2020.06.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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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부의 폭행과 학대에 시달리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경남 창녕의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학대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11살 초등학생 A양은 4층 빌라의 지붕을 통해 이웃집으로 건너가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저녁 온몸에 멍이 들고 얼굴마저 퉁퉁 부어오른 채 발을 절뚝거리던 11살 초등학생 A양이 도로로 뛰쳐나왔습니다.

아이를 본 주민이 편의점에 데려가 허기를 달래주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남경찰청은 오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탈출 과정도 설명했습니다.

당시 A 양은 자신이 살던 빌라 4층 테라스를 통해 옆집으로 넘어가 맨발로 도망쳤습니다.

목숨을 건 탈출이었습니다.

[옆집 주민/음성변조 : "집에 항상 베란다 문을 열어놓는데, 거기로 넘어와서 아침에 오기 전에 보니까 짜파게티하고, 컵라면 두 개, 콜라를 아무도 없었는데 먹고 간 흔적이 있더라고요."]

35살 의붓아버지와 27살 친어머니는 A양 목에 쇠사슬을 채우고 끈을 테라스 난간에 묶었습니다.

A양은 탈출하기 전 이틀 동안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평소에도 밥도 하루 한 끼만 먹었고, 혼자 다락방에 갇혀 지냈습니다.

계부는 A양이 화장실을 가거나 집안일을 할 때만 쇠사슬을 풀어줬습니다.

경찰은 A 양이 눈에 멍든 상처와 손가락 화상이 학대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프라이팬과 쇠사슬, 글루건과 막대기 등이 학대 도구로 보고 압수했습니다.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A 양의 동생 3명을 격리하고 부모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부모가 오늘 자해 소동을 벌여 잠시 수사가 중단됐다고 전하고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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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에 쇠사슬 채우고 하루 한 끼만 먹여…창녕 아동학대 ‘참담’
    • 입력 2020-06-11 19:21:59
    • 수정2020-06-11 20:17:47
    뉴스 7
[앵커]

계부의 폭행과 학대에 시달리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경남 창녕의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학대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11살 초등학생 A양은 4층 빌라의 지붕을 통해 이웃집으로 건너가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저녁 온몸에 멍이 들고 얼굴마저 퉁퉁 부어오른 채 발을 절뚝거리던 11살 초등학생 A양이 도로로 뛰쳐나왔습니다.

아이를 본 주민이 편의점에 데려가 허기를 달래주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남경찰청은 오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탈출 과정도 설명했습니다.

당시 A 양은 자신이 살던 빌라 4층 테라스를 통해 옆집으로 넘어가 맨발로 도망쳤습니다.

목숨을 건 탈출이었습니다.

[옆집 주민/음성변조 : "집에 항상 베란다 문을 열어놓는데, 거기로 넘어와서 아침에 오기 전에 보니까 짜파게티하고, 컵라면 두 개, 콜라를 아무도 없었는데 먹고 간 흔적이 있더라고요."]

35살 의붓아버지와 27살 친어머니는 A양 목에 쇠사슬을 채우고 끈을 테라스 난간에 묶었습니다.

A양은 탈출하기 전 이틀 동안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평소에도 밥도 하루 한 끼만 먹었고, 혼자 다락방에 갇혀 지냈습니다.

계부는 A양이 화장실을 가거나 집안일을 할 때만 쇠사슬을 풀어줬습니다.

경찰은 A 양이 눈에 멍든 상처와 손가락 화상이 학대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프라이팬과 쇠사슬, 글루건과 막대기 등이 학대 도구로 보고 압수했습니다.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A 양의 동생 3명을 격리하고 부모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부모가 오늘 자해 소동을 벌여 잠시 수사가 중단됐다고 전하고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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