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인종차별’ 항의…세계 곳곳서 동상 철거

입력 2020.06.12 (10:47) 수정 2020.06.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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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동상 철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인물들의 동상이 시위대에게 끌어내려 지거나 자진 철거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천으로 가려진 얼굴, 몸에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영국 도클랜드 박물관 밖에 세워진 악명 높은 노예무역상,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입니다.

["정의는 사라졌고, 평화도 사라졌다."]

잠시 후 크레인이 동원돼 동상을 철거하자.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같은 날, 런던 타워 햄리츠 거리에 세워진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도 철거됐습니다.

[존 빅스/런던 타워 햄리츠 구청장 : "동상을 철거했습니다. 이는 우리 지역의 큰 분노와 염려를 반영한 결정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앞엔 세실 로즈의 조각상 철거를 요구하는 수천 명의 사람이 모였습니다.

제국주의자로 식민지 총리를 지낸 로즈는 옥스퍼드 대학에 막대한 돈을 기부해 그간 수차례의 철거 요구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옥스포드대학 시위 참가자 : "동상은 인종차별을 나타내며 더 이상 인종 차별주의 사회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동상을 철거해야 합니다."]

영국 내 동상 철거 움직임은 지난 7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17세기 노예 상인의 동상을 끌어내리면서 시작됐습니다.

밧줄에 묶여 끌어 내려진 에드워드 콜스턴 동상은 시위대에 짓밟힌 뒤 강에 던져졌는데요.

[사무엘 마틴/브리스틀 시민 : "너무 오랫동안 우상화돼 왔습니다. 물에 던져진 것은 콜스턴이 한 짓에 대한 적절한 최후를 맞은 겁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는 런던시는 논란이 되는 동상 철거를 권고하고, 새로 설치될 동상들엔 다양성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거리와 빌딩 이름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캐서린 프레이저/런던 시위대 : "(거리 이름 등) 노예무역과 관련된 흔적을 지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선 1800년대 노예제를 고수한 남부연합 관련 인물들의 동상이 철거 대상 1호입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는 남북 전쟁 당시 남부 연합군을 이끌어 인종차별의 상징이 된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했습니다.

앨라배마주 버밍햄시는 115년 된 남부 연합군 기념비를 철거했는데요.

그간 앨라배마 주와의 철거 소송에서 문화유산이란 이유로 번번이 패소해왔지만, 이번 시위에 힘입어 철거를 강행했습니다.

[Sarah Collins Rudolph/Birmingham/Alabama resident : "I'm glad it's been removed because it has been so long, and we know that it's a hate monument. It didn't represent the blacks. It just represented the hard times back there a long time ago."]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해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철거됐고,

보스턴에선 콜럼버스의 얼굴이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보스턴 시민 :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도 어른이 되면 알 수 있어요. (동상은) 반드시 철거돼야 합니다."]

벨기에에선 식민 통치를 하며 원주민을 노예화 한 국왕 레오폴 2세의 동상이 철거됐는데요.

인종차별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며 그간 존치 논쟁이 많았던 차별의 상징물들도 퇴장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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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인종차별’ 항의…세계 곳곳서 동상 철거
    • 입력 2020-06-12 10:53:56
    • 수정2020-06-12 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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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동상 철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인물들의 동상이 시위대에게 끌어내려 지거나 자진 철거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천으로 가려진 얼굴, 몸에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영국 도클랜드 박물관 밖에 세워진 악명 높은 노예무역상,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입니다.

["정의는 사라졌고, 평화도 사라졌다."]

잠시 후 크레인이 동원돼 동상을 철거하자.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같은 날, 런던 타워 햄리츠 거리에 세워진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도 철거됐습니다.

[존 빅스/런던 타워 햄리츠 구청장 : "동상을 철거했습니다. 이는 우리 지역의 큰 분노와 염려를 반영한 결정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앞엔 세실 로즈의 조각상 철거를 요구하는 수천 명의 사람이 모였습니다.

제국주의자로 식민지 총리를 지낸 로즈는 옥스퍼드 대학에 막대한 돈을 기부해 그간 수차례의 철거 요구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옥스포드대학 시위 참가자 : "동상은 인종차별을 나타내며 더 이상 인종 차별주의 사회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동상을 철거해야 합니다."]

영국 내 동상 철거 움직임은 지난 7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17세기 노예 상인의 동상을 끌어내리면서 시작됐습니다.

밧줄에 묶여 끌어 내려진 에드워드 콜스턴 동상은 시위대에 짓밟힌 뒤 강에 던져졌는데요.

[사무엘 마틴/브리스틀 시민 : "너무 오랫동안 우상화돼 왔습니다. 물에 던져진 것은 콜스턴이 한 짓에 대한 적절한 최후를 맞은 겁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는 런던시는 논란이 되는 동상 철거를 권고하고, 새로 설치될 동상들엔 다양성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거리와 빌딩 이름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캐서린 프레이저/런던 시위대 : "(거리 이름 등) 노예무역과 관련된 흔적을 지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선 1800년대 노예제를 고수한 남부연합 관련 인물들의 동상이 철거 대상 1호입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는 남북 전쟁 당시 남부 연합군을 이끌어 인종차별의 상징이 된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했습니다.

앨라배마주 버밍햄시는 115년 된 남부 연합군 기념비를 철거했는데요.

그간 앨라배마 주와의 철거 소송에서 문화유산이란 이유로 번번이 패소해왔지만, 이번 시위에 힘입어 철거를 강행했습니다.

[Sarah Collins Rudolph/Birmingham/Alabama resident : "I'm glad it's been removed because it has been so long, and we know that it's a hate monument. It didn't represent the blacks. It just represented the hard times back there a long time ago."]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해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철거됐고,

보스턴에선 콜럼버스의 얼굴이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보스턴 시민 :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도 어른이 되면 알 수 있어요. (동상은) 반드시 철거돼야 합니다."]

벨기에에선 식민 통치를 하며 원주민을 노예화 한 국왕 레오폴 2세의 동상이 철거됐는데요.

인종차별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며 그간 존치 논쟁이 많았던 차별의 상징물들도 퇴장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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