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아동학대’ 반복되는 이유는?

입력 2020.06.13 (21:08) 수정 2020.06.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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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학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집에서 탈출했다는 사실도 끔찍한데, 의붓어머니가 9살 어린이를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사건도 있었죠. 왜 이런 아동학대가 반복되는지, 이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보호할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나와 있습니다.

[질문]
전해드리기 힘든 뉴스입니다. 왜 자꾸 이런 끔찍한 아동학대가 반복될까요?

[답변]
지금도 20분에 한 건씩 아동학대가 발생되고 있고요. 점점 앞당겨지고 있고, 한 달에 두 세 건의 아이들이 죽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죽음으로 알리고 있는데 아직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고, 저희가 사건이 있을 때마다 보면 처벌이 너무 관대하고요. 그리고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한다든지, 아동보호시스템이 미비하다든지, 부모교육이 부족하다든지, 이런 것들이 악순환 되면서 어떻게 보면 아동학대가 점점 증가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질문]
아이들이 겪었을 고통을 가늠하기가 어려운데, 이 대명천지에 이런 것을 빨리 좀 찾아낼 수 없을까요?

[답변]
저는 이 창녕 학대 사건을 보니까 이웃 주민들이 그래도 관심을 가져서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사건 때문에 아이들이 집안에만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발견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영유아를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도 아마 그것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질문]
최근의 상황 때문에 그런 측면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답변]
네.

[질문]
사실 제일 화가 나는 대목입니다. 개인적으로. 주로 부모들이지 않습니까? 훈육을 목적으로 그랬다, 보통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모든 가해자들이 훈육을 했다고 합니다. 훈육과 체벌은 같이 가서는 절대 안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있습니다. 체벌이 가장 쉬운 방법이고 효과가 제일 좋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요. 체벌이 훈육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모든 아동학대나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이 체벌에서 출발합니다. 도대체 아이를 때려서 가르칠 일이 뭐가 있을까요? 요즘은 동물도 때리지 않고 아무리 어리다 하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때려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질문]
부모를 그러면 어떻게, 이런 부모들도 엄존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합니까?

[답변]
그래서 부모 교육이, 부모가 되기는 쉬운데 부모답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 교육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부모 교육을 가보면, 지금도 부모 교육이 굉장히 많고요. 그런데 부모 교육을 가보면 좋은 부모들만 있습니다. 부모들이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교육을 필요한 부모들에게 교육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저는 출생신고를 할 때, 아동수당을 받을 때, 처음 어린이집 보낼 때, 이럴 때 부모교육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아동학대로 신고 되었다면 반드시 부모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질문]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겠지만 많은 경우가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또 그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 좀 사실 납득이 안가거든요?

[답변]
가해자의 80%가 부모입니다. 원가족 보호원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세계 어느 나라도 원가족 보호원칙을 지키고 있고, 그런데 우리나라가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안전한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리고 부모가 더 좋은 부모가 되었는지 교육이나 치료나 훈련을 하지 않고, 아이를 집안에 남겨둔다거나 아이들 돌려보내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철저하게 개선한다면 원가족 보호원칙이 지켜져도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질문]
지금 제도적으로 가장 시급한 게 뭐라고 보십니까?

[답변]
저는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도는 있지만 그것을 운용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국가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말씀이죠?

[답변]
그렇죠. 이것도 반짝 관심이, 제가 이렇게 나온 이유도 아마 아이들이 죽었기 때문이고, 아이들이 교훈을 주기 위한 건데, 이렇게 반짝 관심을 갖다가 다른 이슈에 묻혀 버리거나, 아니면 관심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철저한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고요. 교훈을 얻기 위해서 굉장히 많이 노력을 해야지 되는데, 그런 게 진상조사를 통해서 철저하게 이루어지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주변에 아동학대가 벌어지고 있다면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답변]
저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보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멍이 있다든지, 계절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로 청결하지 않다든지, 지각이나 결석을 반복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사건을 보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데, 남의 가정 일이라서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심을 갖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관심을 갖지 않고 지나쳐 버리면 이게 아동학대를 방조하는 혐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아동학대를 의심이 되면, 아동학대를 본인이 판단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의심이 된다면 112로 신고하시면 되고요. 아동학대 여부는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직접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질문]
관심과 인식의 문제, 신고정신 필요이시죠?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 감사합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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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3 21:08:49
    • 수정2020-06-13 22:06:20
    뉴스 9
[앵커]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학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집에서 탈출했다는 사실도 끔찍한데, 의붓어머니가 9살 어린이를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사건도 있었죠. 왜 이런 아동학대가 반복되는지, 이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보호할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나와 있습니다.

[질문]
전해드리기 힘든 뉴스입니다. 왜 자꾸 이런 끔찍한 아동학대가 반복될까요?

[답변]
지금도 20분에 한 건씩 아동학대가 발생되고 있고요. 점점 앞당겨지고 있고, 한 달에 두 세 건의 아이들이 죽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죽음으로 알리고 있는데 아직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고, 저희가 사건이 있을 때마다 보면 처벌이 너무 관대하고요. 그리고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한다든지, 아동보호시스템이 미비하다든지, 부모교육이 부족하다든지, 이런 것들이 악순환 되면서 어떻게 보면 아동학대가 점점 증가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질문]
아이들이 겪었을 고통을 가늠하기가 어려운데, 이 대명천지에 이런 것을 빨리 좀 찾아낼 수 없을까요?

[답변]
저는 이 창녕 학대 사건을 보니까 이웃 주민들이 그래도 관심을 가져서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사건 때문에 아이들이 집안에만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발견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영유아를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도 아마 그것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질문]
최근의 상황 때문에 그런 측면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답변]
네.

[질문]
사실 제일 화가 나는 대목입니다. 개인적으로. 주로 부모들이지 않습니까? 훈육을 목적으로 그랬다, 보통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모든 가해자들이 훈육을 했다고 합니다. 훈육과 체벌은 같이 가서는 절대 안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있습니다. 체벌이 가장 쉬운 방법이고 효과가 제일 좋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요. 체벌이 훈육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모든 아동학대나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이 체벌에서 출발합니다. 도대체 아이를 때려서 가르칠 일이 뭐가 있을까요? 요즘은 동물도 때리지 않고 아무리 어리다 하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때려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질문]
부모를 그러면 어떻게, 이런 부모들도 엄존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합니까?

[답변]
그래서 부모 교육이, 부모가 되기는 쉬운데 부모답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 교육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부모 교육을 가보면, 지금도 부모 교육이 굉장히 많고요. 그런데 부모 교육을 가보면 좋은 부모들만 있습니다. 부모들이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교육을 필요한 부모들에게 교육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저는 출생신고를 할 때, 아동수당을 받을 때, 처음 어린이집 보낼 때, 이럴 때 부모교육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아동학대로 신고 되었다면 반드시 부모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질문]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겠지만 많은 경우가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또 그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 좀 사실 납득이 안가거든요?

[답변]
가해자의 80%가 부모입니다. 원가족 보호원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세계 어느 나라도 원가족 보호원칙을 지키고 있고, 그런데 우리나라가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안전한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리고 부모가 더 좋은 부모가 되었는지 교육이나 치료나 훈련을 하지 않고, 아이를 집안에 남겨둔다거나 아이들 돌려보내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철저하게 개선한다면 원가족 보호원칙이 지켜져도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질문]
지금 제도적으로 가장 시급한 게 뭐라고 보십니까?

[답변]
저는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도는 있지만 그것을 운용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국가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말씀이죠?

[답변]
그렇죠. 이것도 반짝 관심이, 제가 이렇게 나온 이유도 아마 아이들이 죽었기 때문이고, 아이들이 교훈을 주기 위한 건데, 이렇게 반짝 관심을 갖다가 다른 이슈에 묻혀 버리거나, 아니면 관심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철저한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고요. 교훈을 얻기 위해서 굉장히 많이 노력을 해야지 되는데, 그런 게 진상조사를 통해서 철저하게 이루어지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주변에 아동학대가 벌어지고 있다면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답변]
저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보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멍이 있다든지, 계절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로 청결하지 않다든지, 지각이나 결석을 반복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사건을 보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데, 남의 가정 일이라서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심을 갖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관심을 갖지 않고 지나쳐 버리면 이게 아동학대를 방조하는 혐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아동학대를 의심이 되면, 아동학대를 본인이 판단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의심이 된다면 112로 신고하시면 되고요. 아동학대 여부는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직접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질문]
관심과 인식의 문제, 신고정신 필요이시죠?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 감사합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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