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응원전’은 개교 이래 처음이야”…대학 축제도 온라인으로

입력 2020.06.14 (14:32) 수정 2020.06.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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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 없이 온라인으로 합동 응원전을 진행한 건 개교 이래 처음이에요"

지난 금요일(12일) 저녁, 서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선 고려대·연세대가 정기적으로 이어온 '합동 응원전' 행사가 열렸습니다. 두 학교 응원단이 응원가에 맞춰 열띤 응원을 이어간 모습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큰 차이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평소 행사 때라면 7천여 명의 학생들로 가득 찼을 노천극장이 '텅 빈 모습'이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여러 행사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합동 응원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두 학교의 응원 행사 문화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는데, 이렇게 온라인으로 진행된 건 처음입니다.

12일 오후, 두 학교 응원단이 텅 빈 노천극장 안에서 합동 응원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12일 오후, 두 학교 응원단이 텅 빈 노천극장 안에서 합동 응원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노천극장에는 두 학교 응원단과 행사 지원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자리를 지켰습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사전 방역을 하고 체온 측정 및 손 소독을 마친 뒤였습니다. 응원단이 텅 빈 공간을 향해 응원을 이어가는 모습은 다소 쓸쓸했지만, 행사를 향한 학생들의 열기는 상당했습니다.

이날 약 3천4백 명이 온라인 중계를 통해 행사를 즐겼습니다. 행사는 두 학교 응원단의 유튜브 채널·페이스북과 인터넷망을 지원한 KT의 유튜브 채널·인터넷TV 등에서 누구나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 '화상회의 앱' 활용…"응원가 부르고, 춤도 추고"

화상회의 앱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응원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화상회의 앱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응원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미리 모집을 받은 학생 50여 명은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을 통해 더 생생하게 응원에 참가했습니다. 이들이 실시간으로 응원에 참여하는 모습은 무대 뒤 화면에 그대로 띄워져 행사 분위기를 고조했습니다.

학생들은 집·기숙사 등 각자의 공간에서 두 학교를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응원을 즐겼습니다. 현장에 있던 응원단도 화상회의 화면을 통해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서 더 신나게 응원을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대학 행사·축제가 대거 취소된 와중에 비대면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집에서 줌으로 응원전에 참여한 고려대학교 김우진 군은 "실제 현장보다는 현장감이 떨어지지만, 온라인으로나마 마음을 전할 수 있고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금정훈 연세대 응원단장도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응원 행사를 하지 못해 단원들이 많이 좌절하고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다시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관객석은 텅 비었지만…'랜선 공연' 생중계 바람

공연계는 진즉부터 '랜선 공연'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공연이 취소되고 관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는 상황이지만, 기존에 녹화된 공연을 공개하거나 무관중 공연을 생중계하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지난 11일 저녁, 성남시립교향악단 공연을 생중계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촬영하고 있다.지난 11일 저녁, 성남시립교향악단 공연을 생중계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촬영하고 있다.

성남시립교향악단도 무관객 온라인 공연 '금난새의 오페라 이야기'를 지난 11일 포털 네이버·V앱을 통해 생중계했습니다. 오페라 카르멘을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오페라 공연, 금난새 상임 지휘자의 해설이 어우러졌는데요.

공연이 이뤄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의 1,102개 좌석은 텅 비었지만, 실시간으로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즐겼습니다. 휴대전화로 공연을 본 전지숙 씨는 "코로나19로 문화생활을 못 하다 공연을 접할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며 "직접 공연장에 못 가 많이 아쉽지만, 표 구매를 하거나 줄을 서는 번거로움 없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얼마 전엔 국내 최초로 온라인 영화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6일 끝난 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개막식부터 영화 상영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97편의 영화가 온라인으로 상영됐는데, 열흘간 7천 건이 넘는 유료 결제가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기약 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장기간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한 시민들의 갑갑함과 아쉬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마냥 행사나 축제·공연을 미루는 대신 온라인으로 공연·행사를 진행하는 움직임이 시민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가져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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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4 14:32:28
    • 수정2020-06-14 14:33:36
    취재K
"이렇게 사람 없이 온라인으로 합동 응원전을 진행한 건 개교 이래 처음이에요"

지난 금요일(12일) 저녁, 서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선 고려대·연세대가 정기적으로 이어온 '합동 응원전' 행사가 열렸습니다. 두 학교 응원단이 응원가에 맞춰 열띤 응원을 이어간 모습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큰 차이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평소 행사 때라면 7천여 명의 학생들로 가득 찼을 노천극장이 '텅 빈 모습'이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여러 행사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합동 응원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두 학교의 응원 행사 문화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는데, 이렇게 온라인으로 진행된 건 처음입니다.

12일 오후, 두 학교 응원단이 텅 빈 노천극장 안에서 합동 응원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노천극장에는 두 학교 응원단과 행사 지원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자리를 지켰습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사전 방역을 하고 체온 측정 및 손 소독을 마친 뒤였습니다. 응원단이 텅 빈 공간을 향해 응원을 이어가는 모습은 다소 쓸쓸했지만, 행사를 향한 학생들의 열기는 상당했습니다.

이날 약 3천4백 명이 온라인 중계를 통해 행사를 즐겼습니다. 행사는 두 학교 응원단의 유튜브 채널·페이스북과 인터넷망을 지원한 KT의 유튜브 채널·인터넷TV 등에서 누구나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 '화상회의 앱' 활용…"응원가 부르고, 춤도 추고"

화상회의 앱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응원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미리 모집을 받은 학생 50여 명은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을 통해 더 생생하게 응원에 참가했습니다. 이들이 실시간으로 응원에 참여하는 모습은 무대 뒤 화면에 그대로 띄워져 행사 분위기를 고조했습니다.

학생들은 집·기숙사 등 각자의 공간에서 두 학교를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응원을 즐겼습니다. 현장에 있던 응원단도 화상회의 화면을 통해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서 더 신나게 응원을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대학 행사·축제가 대거 취소된 와중에 비대면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집에서 줌으로 응원전에 참여한 고려대학교 김우진 군은 "실제 현장보다는 현장감이 떨어지지만, 온라인으로나마 마음을 전할 수 있고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금정훈 연세대 응원단장도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응원 행사를 하지 못해 단원들이 많이 좌절하고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다시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관객석은 텅 비었지만…'랜선 공연' 생중계 바람

공연계는 진즉부터 '랜선 공연'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공연이 취소되고 관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는 상황이지만, 기존에 녹화된 공연을 공개하거나 무관중 공연을 생중계하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지난 11일 저녁, 성남시립교향악단 공연을 생중계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촬영하고 있다.
성남시립교향악단도 무관객 온라인 공연 '금난새의 오페라 이야기'를 지난 11일 포털 네이버·V앱을 통해 생중계했습니다. 오페라 카르멘을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오페라 공연, 금난새 상임 지휘자의 해설이 어우러졌는데요.

공연이 이뤄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의 1,102개 좌석은 텅 비었지만, 실시간으로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즐겼습니다. 휴대전화로 공연을 본 전지숙 씨는 "코로나19로 문화생활을 못 하다 공연을 접할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며 "직접 공연장에 못 가 많이 아쉽지만, 표 구매를 하거나 줄을 서는 번거로움 없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얼마 전엔 국내 최초로 온라인 영화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6일 끝난 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개막식부터 영화 상영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97편의 영화가 온라인으로 상영됐는데, 열흘간 7천 건이 넘는 유료 결제가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기약 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장기간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한 시민들의 갑갑함과 아쉬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마냥 행사나 축제·공연을 미루는 대신 온라인으로 공연·행사를 진행하는 움직임이 시민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가져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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