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도 ‘지도부’도 잃은 진퇴양난 통합당…향방은?

입력 2020.06.1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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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실 향한 통합당 "강제 배정된 상임위서 일 못 해"

미래통합당 의원 20여 명이 오늘(16일) 아침 원내 수석부대표실에 모였습니다. 어제(15일) 열린 본회의에 앞서 국회의장 직권으로 임의 배정된 의원들입니다.

이들은 어제 사의를 표명한 주호영 원내대표 대행인 김성원 원내수석을 필두로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찾았습니다.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강제 배정'에 항의하기 위해섭니다. 30분간 이어진 항의 뒤, 김성원 원내수석은 "강제 배정된 상임위에서 국회 활동을 할 수 없다. 상임위 배정을 곧바로 취소하고 철회해달라"고 박 의장에게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박 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교섭 단체에 선임 명단을 내달라고 세 차례 공문 보냈고 구두로도 얘기했고 개별 의원에 대해 수요조사도 해달라고 했다"며 "이제 협상을 위해 지도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통합당의 격앙된 분위기를 가라앉히진 못했습니다.


■상임위 보이콧에 사임계 제출까지…배수진 친 통합당

이어 통합당은 국회 일정 전면 거부도 선언했습니다. 어제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6개 상임위에 배정됐던 의원 45명 전원이 국회 의사과에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김성원 원내수석은 국회의장 항의방문 후 통합당 의원들에게 "일방적인 상임위원 강제 임의배정은 당 차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에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된 개별 의원 여러분들의 상임위원 보임을 일괄 사임코자 한다"는 단체 문자를 보냈습니다.

사임계를 대표 제출한 전주혜 의원 또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상임위 강제 배정은 국회의장의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며 명백히 위법"이라면서 "집단적인 강제 배정은 사상 처음이자 유례가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강제 배정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도 벗어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사위'도 '지도부'도 잃은 통합당의 '사면초가'

이처럼 통합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고 했던 법사위를 지키지 못한 데다, 이에 책임을 지고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분간 지도부 공백상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의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라는 강수에 지도부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쳤지만 176석 거대 여당이 계속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이를 저지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국회 의사일정을 물리적으로 저지할 경우 '동물국회' 비판을 받을 수 있고, 그렇다고 정치적 부담이 더 큰 장외투쟁을 '감행'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통합당 복귀?

이런 가운데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통합당은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라면서도 상임위에 참여하는 대신 별도의 외교안보특위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 장관 등을 불러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도 따져묻고 대안도 제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방위 등 상임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통합당 외교안보특위 박진 위원장은 "강제배정은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의회민주주의 절차가 지켜져야 하고, 상생·협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분간 상임위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시급한 현안들이 불거진 상황에서 통합당이 언제까지 '국회 보이콧'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가변적입니다.

통합당 지도부의 복귀 여부와 그 시점에 따라 앞으로 국회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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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사위’도 ‘지도부’도 잃은 진퇴양난 통합당…향방은?
    • 입력 2020-06-16 19:29:32
    취재K
■국회의장실 향한 통합당 "강제 배정된 상임위서 일 못 해"

미래통합당 의원 20여 명이 오늘(16일) 아침 원내 수석부대표실에 모였습니다. 어제(15일) 열린 본회의에 앞서 국회의장 직권으로 임의 배정된 의원들입니다.

이들은 어제 사의를 표명한 주호영 원내대표 대행인 김성원 원내수석을 필두로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찾았습니다.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강제 배정'에 항의하기 위해섭니다. 30분간 이어진 항의 뒤, 김성원 원내수석은 "강제 배정된 상임위에서 국회 활동을 할 수 없다. 상임위 배정을 곧바로 취소하고 철회해달라"고 박 의장에게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박 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교섭 단체에 선임 명단을 내달라고 세 차례 공문 보냈고 구두로도 얘기했고 개별 의원에 대해 수요조사도 해달라고 했다"며 "이제 협상을 위해 지도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통합당의 격앙된 분위기를 가라앉히진 못했습니다.


■상임위 보이콧에 사임계 제출까지…배수진 친 통합당

이어 통합당은 국회 일정 전면 거부도 선언했습니다. 어제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6개 상임위에 배정됐던 의원 45명 전원이 국회 의사과에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김성원 원내수석은 국회의장 항의방문 후 통합당 의원들에게 "일방적인 상임위원 강제 임의배정은 당 차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에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된 개별 의원 여러분들의 상임위원 보임을 일괄 사임코자 한다"는 단체 문자를 보냈습니다.

사임계를 대표 제출한 전주혜 의원 또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상임위 강제 배정은 국회의장의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며 명백히 위법"이라면서 "집단적인 강제 배정은 사상 처음이자 유례가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강제 배정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도 벗어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사위'도 '지도부'도 잃은 통합당의 '사면초가'

이처럼 통합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고 했던 법사위를 지키지 못한 데다, 이에 책임을 지고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분간 지도부 공백상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의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라는 강수에 지도부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쳤지만 176석 거대 여당이 계속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이를 저지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국회 의사일정을 물리적으로 저지할 경우 '동물국회' 비판을 받을 수 있고, 그렇다고 정치적 부담이 더 큰 장외투쟁을 '감행'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통합당 복귀?

이런 가운데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통합당은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라면서도 상임위에 참여하는 대신 별도의 외교안보특위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 장관 등을 불러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도 따져묻고 대안도 제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방위 등 상임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통합당 외교안보특위 박진 위원장은 "강제배정은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의회민주주의 절차가 지켜져야 하고, 상생·협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분간 상임위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시급한 현안들이 불거진 상황에서 통합당이 언제까지 '국회 보이콧'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가변적입니다.

통합당 지도부의 복귀 여부와 그 시점에 따라 앞으로 국회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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