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나고 엇갈리고…최강욱 국토위 왜?

입력 2020.06.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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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등 여권 주도로 국회 상임위원장 6명이 선출된 15일, 소수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도 상임위를 배정받았습니다. 의석수 20석 이상의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의원은 국회의장이 상임위를 배정하는데, 일부 의원은 희망 상임위와 다른 곳에 선임됐습니다.

법사위를 '강력 희망'했던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정된 반면, 김진애 원내대표가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정됐습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희망했던 보건복지위원회가 아닌 정무위원회로 가게 됐습니다. 정의당에서는 이에 대한 공개 반발도 나왔습니다.

국회 관계자는 "희망 상임위를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고 했는데,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의장에게 제출한 1지망이 국토위였다"고 밝혔습니다. 최 대표는 왜 국토위를 1지망으로 적었을까요?


■ 열린민주당 "일단 배정받은 상임위 활동에 최선"

비교섭단체 의원 상임위 배정 결과를 두고 국회 안팎에서 가장 의외로 받아들여졌던 것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김진애 원내대표입니다.

변호사 출신인 최 대표는 국회 입성 전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비롯한 검찰개혁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최 대표는 지난 9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서도 "일을 하려면 제일 잘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같다"라면서 "상임위 배정 때 전문성을 헤아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최 대표는 국토교통부 등을 소관 기관으로 하는 국토위에 배정됐습니다.

반면 방송 등을 통해서도 잘 알려진 건축과 도시개발 전문가, 김진애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으로 선임됐습니다.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전문 분야를 고려하면 두 의원의 상임위 배정이 정확하게 엇갈린 셈입니다.

열린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렇게 배정한 의중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을 해봐야 한다"면서 "일단은 '일하는 국회'를 위해 배정받은 상임위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향후 상임위 사보임을 통해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상임위를 맞바꿀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비교섭단체 소속인 두 의원이 상임위를 맞바꾸는 것은 국회의장의 권한입니다.

최 대표는 공식입장을 내놓는 대신 자신의 SNS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는 글을 올려 심경을 간접적으로 내비쳤습니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의 주역의 한 구절입니다. 일단은 상임위 배정을 받아들이고 활동을 하되, 향후 상황이 변하면 사보임을 시도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 "복지위에 정의당 있어야…대단히 아쉬워"

정의당은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 결과에 대해 "대단히 아쉽다"면서 공개적인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복지위를, 류호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를 희망했지만, 각각 정무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로 배정된 데 대한 불만입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 시작부터 젠더폭력 근절 등을 당 차원에서 내세웠는데, 관련 상임위인 여성가족위원회를 희망했지만 배정받지 못한 데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배 원내대표는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돌아보면 대단히 아쉬운 결과"라며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하고 존엄한 미래를 위해서는 보건복지위에 정의당 의원이 있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근본 원인은 상임위 배정에서도 교섭단체가 우선권을 갖는 관행이다. 국회 운영의 효율성만을 위해 존재해야 할 교섭단체가 '국회 운영'뿐 아니라 '국정 운영' 전체를 독식하기 때문"이라며 "21대 국회 시작부터 '관행'을 두고 대립한 교섭단체 양당(민주당·통합당)이 결자해지해야 할 구태의 유산"이라고 했습니다.

배 원내대표가 배정된 국회 정무위와 류 의원이 배정된 산자위는 통상 많은 의원이 희망하는 '인기 상임위'입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호가 낮은 복지위, 문체위가 아닌 정무위, 산자위에 배정된 것을 두고 '왜 불만이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관계자는 배 원내대표의 경우 '장애등급제 폐지'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복지위 활동을 준비해왔고 의원실 보좌진도 이에 맞춰 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정책들은 정의당이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들입니다.

과거 게임 업체를 다녔고 IT 노조에서 일했던 류 의원도 전문성을 살려 게임산업을 담당하는 문체위 활동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최강욱 대표가 국토위 희망"

현행 국회법상 교섭단체가 아닌 소수 정당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의장의 권한입니다. (국회법 제48조의2 '어느 교섭단체에도 속하지 아니하는 의원의 상임위원 선임은 의장이 한다')

국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소수정당 의원들로부터 상임위 1,2,3지망을 받아 기본적으로는 희망 상임위를 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희망 상임위가 겹치는 경우에는 일부 조정을 했기 때문에 1지망에 배정되지 않았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김진애 의원의 상임위 배정에 대해서는 "국회 상임위 정수조정 이후 최 대표가 1지망을 국토위로 적어냈다"고 국회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국회의장이 당사자의 뜻과 달리 국토위에 배정한 게 아니라, 최 대표가 적어낸 1순위 상임위에 배정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열린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과 내부적인 고려가 있지만, 지금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최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허위 발급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법사위에 배정되는 것은 최 대표 본인이나, 박병석 의장 모두에게 부담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보건복지위에 배정되지 못한 것은 전문성과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의 정원 등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지위의 비교섭단체 몫 위원은 두 명. 한 명은 재선의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입니다. 최 의원은 복지위 소관 업무에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있는 간호사 출신입니다. 배 원내대표가 선수(選數)와 전문성에서 상대적으로 밀렸다는 뜻입니다.

정의당은 공개적인 불만은 나타냈지만, 4년 전 언론 전문가인 추혜선 의원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배정받지 못했을 때와 같이 농성을 하면서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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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려나고 엇갈리고…최강욱 국토위 왜?
    • 입력 2020-06-17 07:00:26
    취재K
민주당 등 여권 주도로 국회 상임위원장 6명이 선출된 15일, 소수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도 상임위를 배정받았습니다. 의석수 20석 이상의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의원은 국회의장이 상임위를 배정하는데, 일부 의원은 희망 상임위와 다른 곳에 선임됐습니다.

법사위를 '강력 희망'했던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정된 반면, 김진애 원내대표가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정됐습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희망했던 보건복지위원회가 아닌 정무위원회로 가게 됐습니다. 정의당에서는 이에 대한 공개 반발도 나왔습니다.

국회 관계자는 "희망 상임위를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고 했는데,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의장에게 제출한 1지망이 국토위였다"고 밝혔습니다. 최 대표는 왜 국토위를 1지망으로 적었을까요?


■ 열린민주당 "일단 배정받은 상임위 활동에 최선"

비교섭단체 의원 상임위 배정 결과를 두고 국회 안팎에서 가장 의외로 받아들여졌던 것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김진애 원내대표입니다.

변호사 출신인 최 대표는 국회 입성 전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비롯한 검찰개혁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최 대표는 지난 9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서도 "일을 하려면 제일 잘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같다"라면서 "상임위 배정 때 전문성을 헤아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최 대표는 국토교통부 등을 소관 기관으로 하는 국토위에 배정됐습니다.

반면 방송 등을 통해서도 잘 알려진 건축과 도시개발 전문가, 김진애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으로 선임됐습니다.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전문 분야를 고려하면 두 의원의 상임위 배정이 정확하게 엇갈린 셈입니다.

열린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렇게 배정한 의중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을 해봐야 한다"면서 "일단은 '일하는 국회'를 위해 배정받은 상임위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향후 상임위 사보임을 통해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상임위를 맞바꿀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비교섭단체 소속인 두 의원이 상임위를 맞바꾸는 것은 국회의장의 권한입니다.

최 대표는 공식입장을 내놓는 대신 자신의 SNS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는 글을 올려 심경을 간접적으로 내비쳤습니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의 주역의 한 구절입니다. 일단은 상임위 배정을 받아들이고 활동을 하되, 향후 상황이 변하면 사보임을 시도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 "복지위에 정의당 있어야…대단히 아쉬워"

정의당은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 결과에 대해 "대단히 아쉽다"면서 공개적인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복지위를, 류호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를 희망했지만, 각각 정무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로 배정된 데 대한 불만입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 시작부터 젠더폭력 근절 등을 당 차원에서 내세웠는데, 관련 상임위인 여성가족위원회를 희망했지만 배정받지 못한 데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배 원내대표는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돌아보면 대단히 아쉬운 결과"라며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하고 존엄한 미래를 위해서는 보건복지위에 정의당 의원이 있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근본 원인은 상임위 배정에서도 교섭단체가 우선권을 갖는 관행이다. 국회 운영의 효율성만을 위해 존재해야 할 교섭단체가 '국회 운영'뿐 아니라 '국정 운영' 전체를 독식하기 때문"이라며 "21대 국회 시작부터 '관행'을 두고 대립한 교섭단체 양당(민주당·통합당)이 결자해지해야 할 구태의 유산"이라고 했습니다.

배 원내대표가 배정된 국회 정무위와 류 의원이 배정된 산자위는 통상 많은 의원이 희망하는 '인기 상임위'입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호가 낮은 복지위, 문체위가 아닌 정무위, 산자위에 배정된 것을 두고 '왜 불만이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관계자는 배 원내대표의 경우 '장애등급제 폐지'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복지위 활동을 준비해왔고 의원실 보좌진도 이에 맞춰 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정책들은 정의당이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들입니다.

과거 게임 업체를 다녔고 IT 노조에서 일했던 류 의원도 전문성을 살려 게임산업을 담당하는 문체위 활동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최강욱 대표가 국토위 희망"

현행 국회법상 교섭단체가 아닌 소수 정당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의장의 권한입니다. (국회법 제48조의2 '어느 교섭단체에도 속하지 아니하는 의원의 상임위원 선임은 의장이 한다')

국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소수정당 의원들로부터 상임위 1,2,3지망을 받아 기본적으로는 희망 상임위를 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희망 상임위가 겹치는 경우에는 일부 조정을 했기 때문에 1지망에 배정되지 않았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김진애 의원의 상임위 배정에 대해서는 "국회 상임위 정수조정 이후 최 대표가 1지망을 국토위로 적어냈다"고 국회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국회의장이 당사자의 뜻과 달리 국토위에 배정한 게 아니라, 최 대표가 적어낸 1순위 상임위에 배정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열린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과 내부적인 고려가 있지만, 지금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최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허위 발급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법사위에 배정되는 것은 최 대표 본인이나, 박병석 의장 모두에게 부담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보건복지위에 배정되지 못한 것은 전문성과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의 정원 등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지위의 비교섭단체 몫 위원은 두 명. 한 명은 재선의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입니다. 최 의원은 복지위 소관 업무에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있는 간호사 출신입니다. 배 원내대표가 선수(選數)와 전문성에서 상대적으로 밀렸다는 뜻입니다.

정의당은 공개적인 불만은 나타냈지만, 4년 전 언론 전문가인 추혜선 의원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배정받지 못했을 때와 같이 농성을 하면서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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