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구세상 3] KIA는 어떻게 안치홍 공백을 메우고 있나?

입력 2020.06.18 (07:01) 수정 2020.07.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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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시작되기 전 KIA는 거인 유니폼을 입은 안치홍의 공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3년간 한국 야구 2루수 부문의 조정 득점 생산력 (WRC+ ) 1위였던 안치홍을 내주고도 KIA가 5강 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를 수와 통계로 풀어보는 세이버메트릭스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RNG, 수비 범위로 본 안치홍 이탈 손익 계산서?

RNG(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
수비 스탯은 타격이나 투수와 비교하면 종류도 적고 논란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예를 들면 같은 타구에 다이빙캐치를 시도해서 글러브에 맞고 안타를 내주는 야수와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지 않는 선수, 보통의 야수보다 발이 월등히 빨라 다이빙캐치를 시도하지 않고 잡으려다 실책을 범하는 선수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조차도 아직 통일되어 있지 않다. 또 수비수가 어떤 구역에 책임이 있는지를 설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이견이 있다. 최근 시프트가 빈번하게 발생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유격수의 책임인지부터도 논란거리다. 게다가, 외야수의 송구 능력이라든지, 포수의 수비 능력 등에 대해서는 어떤 수비 스탯도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불완전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수비 스탯은 분명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실제로 한국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세이버메트릭스의 수비 부문 지표를 선수의 트레이드 및 연봉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가장 많이 통용되는 RNG 지표로 안치홍의 손익 계산서를 적어 본다.
우선 KIA가 안치홍을 내줬을 때 기본적인 판단은 2루수로서의 안치홍은 구단에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표에서 보듯 안치홍은 2014년 수비로 0.55점 KIA에 기여했지만 2017년부터 수비수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팀 득점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엔 2루수 안치홍이 리그 평균 2루수보다 수비에서 무려 9.72점 마이너스 영향을 가져왔다.


2018년 유격수 김선빈은 리그 평균 유격수보다 KIA에 7.13점의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다. 김선빈의 공격력은 훌륭했지만, 유격수 수비에서만큼은 별로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올 시즌 윌리엄스 감독은 김선빈을 2루수로 전향시켰고 김선빈은 리그의 평균 2루수에 비해 1.40점 플러스 효과를 가져왔다. 적어도 수비에서만큼은 안치홍의 이탈로 인한 플러스와 김선빈의 2루수 이동으로 얻은 긍정적인 면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부상으로 빠져있는 김선빈과 류지혁(평균 RNG 3~4)이 가세할 경우 KIA 내야진의 수비 효과는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올 시즌 롯데 안치홍은 리그 평균보다 못한 조정 득점생산 91을 기록 중이다. 반면 김선빈은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136.2의 득점 생산 지표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김선빈의 부상 이후 등장한 김규성의 WRC+가 33.4에 불과하지만 27타수만의 표본으로 김규성의 공격력을 측정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력에서도 안치홍의 이탈 공백은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조계현 단장은 "안치홍을 놓치고 김선빈을 잡았던 건 내부시스템을 거쳐 충분한 토의를 통해 결정한 내용"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내부 시스템에는 세이버메트릭스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치홍을 영입한 롯데가 KIA보다 손해였다고도 볼 수 없다. 안치홍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266.1이닝이나 2루수를 소화했고 예전보다 RNG 수치도 -0.39로 최근 3년간의 마이너스 가속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부상에서 돌아올 안치홍이 공수에서 더 좋아진다면 KIA와 롯데 두 팀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는 거래로 기억될 것이다. KIA와 롯데는 현재 한 경기 반 차 5강 경쟁 중이다. '안치홍 시리즈'가 될 올 시즌 롯기 대결은 앞으로도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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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야구세상 3] KIA는 어떻게 안치홍 공백을 메우고 있나?
    • 입력 2020-06-18 07:01:25
    • 수정2020-07-17 13:49:54
    스포츠K

시즌이 시작되기 전 KIA는 거인 유니폼을 입은 안치홍의 공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3년간 한국 야구 2루수 부문의 조정 득점 생산력 (WRC+ ) 1위였던 안치홍을 내주고도 KIA가 5강 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를 수와 통계로 풀어보는 세이버메트릭스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RNG, 수비 범위로 본 안치홍 이탈 손익 계산서?

RNG(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
수비 스탯은 타격이나 투수와 비교하면 종류도 적고 논란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예를 들면 같은 타구에 다이빙캐치를 시도해서 글러브에 맞고 안타를 내주는 야수와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지 않는 선수, 보통의 야수보다 발이 월등히 빨라 다이빙캐치를 시도하지 않고 잡으려다 실책을 범하는 선수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조차도 아직 통일되어 있지 않다. 또 수비수가 어떤 구역에 책임이 있는지를 설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이견이 있다. 최근 시프트가 빈번하게 발생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유격수의 책임인지부터도 논란거리다. 게다가, 외야수의 송구 능력이라든지, 포수의 수비 능력 등에 대해서는 어떤 수비 스탯도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불완전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수비 스탯은 분명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실제로 한국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세이버메트릭스의 수비 부문 지표를 선수의 트레이드 및 연봉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가장 많이 통용되는 RNG 지표로 안치홍의 손익 계산서를 적어 본다.
우선 KIA가 안치홍을 내줬을 때 기본적인 판단은 2루수로서의 안치홍은 구단에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표에서 보듯 안치홍은 2014년 수비로 0.55점 KIA에 기여했지만 2017년부터 수비수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팀 득점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엔 2루수 안치홍이 리그 평균 2루수보다 수비에서 무려 9.72점 마이너스 영향을 가져왔다.


2018년 유격수 김선빈은 리그 평균 유격수보다 KIA에 7.13점의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다. 김선빈의 공격력은 훌륭했지만, 유격수 수비에서만큼은 별로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올 시즌 윌리엄스 감독은 김선빈을 2루수로 전향시켰고 김선빈은 리그의 평균 2루수에 비해 1.40점 플러스 효과를 가져왔다. 적어도 수비에서만큼은 안치홍의 이탈로 인한 플러스와 김선빈의 2루수 이동으로 얻은 긍정적인 면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부상으로 빠져있는 김선빈과 류지혁(평균 RNG 3~4)이 가세할 경우 KIA 내야진의 수비 효과는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올 시즌 롯데 안치홍은 리그 평균보다 못한 조정 득점생산 91을 기록 중이다. 반면 김선빈은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136.2의 득점 생산 지표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김선빈의 부상 이후 등장한 김규성의 WRC+가 33.4에 불과하지만 27타수만의 표본으로 김규성의 공격력을 측정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력에서도 안치홍의 이탈 공백은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조계현 단장은 "안치홍을 놓치고 김선빈을 잡았던 건 내부시스템을 거쳐 충분한 토의를 통해 결정한 내용"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내부 시스템에는 세이버메트릭스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치홍을 영입한 롯데가 KIA보다 손해였다고도 볼 수 없다. 안치홍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266.1이닝이나 2루수를 소화했고 예전보다 RNG 수치도 -0.39로 최근 3년간의 마이너스 가속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부상에서 돌아올 안치홍이 공수에서 더 좋아진다면 KIA와 롯데 두 팀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는 거래로 기억될 것이다. KIA와 롯데는 현재 한 경기 반 차 5강 경쟁 중이다. '안치홍 시리즈'가 될 올 시즌 롯기 대결은 앞으로도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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