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변화 없이 생존 없다”…정강·정책 뜯어고친다

입력 2020.06.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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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에는 당원들이 따르는 '당헌·당규'가 있고, 정당 차원에서 추구하는 가치인 '정강·정책'이 있습니다. 즉 '정강·정책'은 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점, 만드는 정책의 근본 방침을 말합니다.

미래통합당이 오늘(18일)부터 대대적인 정강·정책 개편에 착수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직 의원들로 꾸린 특별위원회에서 '보수 혁신'을 위한 거대한 씽크탱크가 출범한 셈입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특위 첫 회의 자리에서 "시대 변화에 적응 못 하는 보수는 정치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강력한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現 통합당 정강·정책…총선 앞두고 '급조'된 태생적 한계

미래통합당의 기존 '정강·정책'은 5개의 지향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의 첫 번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시작으로, 법치와 공정사회, 삶의 질 선진화, 북핵 위협 억지 등 전통적인 보수 진영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 급조된 정강·정책입니다. 지난 2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통합하면서 자구책으로 짜낸 1,600자 내외의 전문입니다.

이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 정강·정책을 보면 정강 따로 실질적 행동 따로 정당을 운영했기 때문에 국민이 생각할 때는 정강·정책을 왜 만든 것인가 하는 회의를 가지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치권이 정강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데, 현실 정치는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개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박근혜 때보다 부실하다"·"읽어본 적도 없다"

첫 회의 자리인 만큼 자성의 소리도 나왔습니다.

특위에 참여하는 비례대표 초선 이종성 의원은 "현재 정강·정책은 이전에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때 만들어진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정강·정책에서 내려왔는데, 지금 오히려 그 당시보다 내용상으로 부실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위 위원인 이지현 공유정치연구소장 또한 "정당 활동 한 15년 정도 했지만, 정강·정책 제대로 읽어본 적 특별히 없었다"고 반성하면서 "앞으로 100년 동안 건들지 않을 그런 정강·정책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습니다.


김종인 "2012년의 총선 승리"…강력한 개편의 배경

김 비대위원장이 제일 먼저 '정강·정책'을 고치겠다고 나선 것은 '승리의 경험' 때문입니다. 지난 2012년,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 정강·정책 개편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변화를 이끌었고, 결국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제가 당시 종전의 '정강·정책'과는 다른 것을 제시했는데 그때도 논란이 많았다"면서 "당시 개편해서 19대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수' 단어 대신 '약자와의 동행'으로…새로운 보수 시작

첫 회의에서 나온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개편될 정강 정책에도 '보수'라는 단어는 들어가지 않을 전망입니다. 과거 새누리당 정강·정책에도 '보수'라는 단어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보수라는 말을 안 써도 당시에 새누리당이 보수 정당이라는 건 국민이 다 알았다, 지금 통합당이 보수라고 강조 안 해도 보수 정당이란 거 다 안다"며 추가로 불거질 수 있는 '보수 논쟁'에 다시 선을 그었습니다.

대신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는 정강·정책을 만들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으로 보입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어제(17일) 경제혁신특위 회의에서 "사회적 약자 위한 정당 되겠다"는 언급에 이어, 외교안보 특위 회의에서도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자유"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수 진영인 통합당이 포함하지 못한 '사회적 약자' 층에 대해, 코로나19와 같은 질병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당의 지향점을 바꾸겠다는 의지입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병민 비상대책위원 또한 KBS와의 통화에서 "보수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여성과 청년, 노동의 문제까지 모두 정강·정책에 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약자를 아우르는 통합당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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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변화 없이 생존 없다”…정강·정책 뜯어고친다
    • 입력 2020-06-18 18:10:28
    취재K
정당에는 당원들이 따르는 '당헌·당규'가 있고, 정당 차원에서 추구하는 가치인 '정강·정책'이 있습니다. 즉 '정강·정책'은 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점, 만드는 정책의 근본 방침을 말합니다.

미래통합당이 오늘(18일)부터 대대적인 정강·정책 개편에 착수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직 의원들로 꾸린 특별위원회에서 '보수 혁신'을 위한 거대한 씽크탱크가 출범한 셈입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특위 첫 회의 자리에서 "시대 변화에 적응 못 하는 보수는 정치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강력한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現 통합당 정강·정책…총선 앞두고 '급조'된 태생적 한계

미래통합당의 기존 '정강·정책'은 5개의 지향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의 첫 번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시작으로, 법치와 공정사회, 삶의 질 선진화, 북핵 위협 억지 등 전통적인 보수 진영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 급조된 정강·정책입니다. 지난 2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통합하면서 자구책으로 짜낸 1,600자 내외의 전문입니다.

이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 정강·정책을 보면 정강 따로 실질적 행동 따로 정당을 운영했기 때문에 국민이 생각할 때는 정강·정책을 왜 만든 것인가 하는 회의를 가지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치권이 정강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데, 현실 정치는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개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박근혜 때보다 부실하다"·"읽어본 적도 없다"

첫 회의 자리인 만큼 자성의 소리도 나왔습니다.

특위에 참여하는 비례대표 초선 이종성 의원은 "현재 정강·정책은 이전에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때 만들어진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정강·정책에서 내려왔는데, 지금 오히려 그 당시보다 내용상으로 부실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위 위원인 이지현 공유정치연구소장 또한 "정당 활동 한 15년 정도 했지만, 정강·정책 제대로 읽어본 적 특별히 없었다"고 반성하면서 "앞으로 100년 동안 건들지 않을 그런 정강·정책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습니다.


김종인 "2012년의 총선 승리"…강력한 개편의 배경

김 비대위원장이 제일 먼저 '정강·정책'을 고치겠다고 나선 것은 '승리의 경험' 때문입니다. 지난 2012년,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 정강·정책 개편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변화를 이끌었고, 결국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제가 당시 종전의 '정강·정책'과는 다른 것을 제시했는데 그때도 논란이 많았다"면서 "당시 개편해서 19대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수' 단어 대신 '약자와의 동행'으로…새로운 보수 시작

첫 회의에서 나온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개편될 정강 정책에도 '보수'라는 단어는 들어가지 않을 전망입니다. 과거 새누리당 정강·정책에도 '보수'라는 단어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보수라는 말을 안 써도 당시에 새누리당이 보수 정당이라는 건 국민이 다 알았다, 지금 통합당이 보수라고 강조 안 해도 보수 정당이란 거 다 안다"며 추가로 불거질 수 있는 '보수 논쟁'에 다시 선을 그었습니다.

대신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는 정강·정책을 만들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으로 보입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어제(17일) 경제혁신특위 회의에서 "사회적 약자 위한 정당 되겠다"는 언급에 이어, 외교안보 특위 회의에서도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자유"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수 진영인 통합당이 포함하지 못한 '사회적 약자' 층에 대해, 코로나19와 같은 질병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당의 지향점을 바꾸겠다는 의지입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병민 비상대책위원 또한 KBS와의 통화에서 "보수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여성과 청년, 노동의 문제까지 모두 정강·정책에 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약자를 아우르는 통합당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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