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연 프랑스, 확진자 추적앱 도입…“개인 자유에 더 무게”

입력 2020.06.18 (21:34) 수정 2020.06.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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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과 덴마크를 잇는 국경 도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덴마크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독일 관광객들입니다.

코로나19로 막혀있던 유럽연합 국가들의 국경이 지난 15일, 석 달 만에 열렸습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무엇보다 경제활동을 무기한 중단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컸습니다.

유럽 국내총생산의 10%를 관광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당장 지금부터 8월까지가 최고 성수기입니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재개했다가 2차 유행을 초래할까..

각 나라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있습니다.

프랑스 상황은 어떤지,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에펠탑 앞 광장이 다시 열렸습니다.

어울려 즐기는 모습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파리시민 : "너무 좋아요! 이제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왔어요. (방역 정책이 잘 시행돼서 안정화되고 있어요.)"]

다시 문을 연 식당의 테이블은 강가까지 들어찼습니다.

오랜 봉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을 살리기 위해 규제를 일부 풀었기때문입니다.

[레스토랑 주인 : "원래는 저쪽에 테이블을 둘 수 없거든요. (3월, 4월) 매상은 제로죠, 완전히 닫았으니까요. 그런데 다시 열고 나서는 지난해랑 비슷해졌어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하철을 찾았습니다.

["바이러스 위험을 막기 위해, 거리를 유지합시다."]

지하철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승객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재택 근무를 권장하고 있어서 지하철 안은 봉쇄 전보다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입니다.

코로나19 두 번째 파도를 막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스톱 코비드' 라고 불리는 확진자 추적앱을 도입했습니다.

1미터 거리에서 15분 이상 마주친 사람의 휴대전화 정보를 불루투스 신호로 수집합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2주 동안 마주쳤던 사람들에게 익명으로 사후 알람을 주는 방식입니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거셌던 탓에, 유럽국가 대부분 이런 방식을 도입했는데, 프랑스 국민 2%가 앱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스의 확진자 추적앱은 한국식 방역 방식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식 추적앱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요,

'스톱 코비드' 도입을 주도한 프랑스 재경부의 세드리크 오 국무장관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악수 대신 이렇게 할까요?"]

[세드리크 오/프랑스 재경부 국무장관 : "('스톱 코비드' 추적앱을 만들게 된 이유는 뭔가요?) 아시아 국가에 대한 연구가 많았죠, 특히 한국이요. 확진자 추적앱에 대해서요."]

["(블루투스를 끄면 작동하지 않는거죠?) 네. 작동하지 않습니다. 꼭 켜야 해요."]

["(왜 이런 방식으로 개발했나요?) 프랑스에선 국가가 개인의 위치정보를 안다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스톱코비드도 국가는 수집된 정보에 접근이 불가능하죠."]

["(한국과 프랑스식 방역, 왜 다른가요?) 한국이 전염병을 다룬 능력은 매우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공동의 책임보다 개인의 자유에 더 많은 무게를 둡니다. 한국인들과 반대죠."]

["(한국식이)훨씬 더 정확하고, 훨씬 더 방역 효과가 높지만 (개인의 자유나 공동의 선택에) 더 간섭하는 방식이죠. 그건 국민의 선택입니다."]

["(이 기고문 읽어보셨나요?) 네. 가소롭네요. 저는 기고자가 누군지도 몰라요. (한국에 대한)이런 논쟁은 프랑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국에 대해선 논쟁이 있었죠. 얼굴 인식 시스템이나 민주주의에 적합하지 않은 결정들에 대해서요. 한국은 (완전 봉쇄 없이 전염병 제어에 성공한)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기본적 자유' 제한한 봉쇄, 프랑스 사회에 어떤 교훈이 됐나요?) 프랑스에서는 "자유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말로 이미 봉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 경험은 프랑스 사회에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식 추적앱 도입, 당신이 한국계인 점이 문화적 영향을 미쳤나요?) 하하, 굉장히 우호적인 해석이지만 관계는 없습니다. 물론 한국은 저한테 아주 중요한 나라죠. 추적앱과는 관계가 없어요. 국경이 빨리 열렸으면 합니다. (서울에 계신)아버지가 손주들을 못 보신지 오래 됐어요."]

파리에서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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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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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장 연 프랑스, 확진자 추적앱 도입…“개인 자유에 더 무게”
    • 입력 2020-06-18 21:39:54
    • 수정2020-06-19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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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과 덴마크를 잇는 국경 도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덴마크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독일 관광객들입니다. 코로나19로 막혀있던 유럽연합 국가들의 국경이 지난 15일, 석 달 만에 열렸습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무엇보다 경제활동을 무기한 중단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컸습니다. 유럽 국내총생산의 10%를 관광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당장 지금부터 8월까지가 최고 성수기입니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재개했다가 2차 유행을 초래할까.. 각 나라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있습니다. 프랑스 상황은 어떤지,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에펠탑 앞 광장이 다시 열렸습니다. 어울려 즐기는 모습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파리시민 : "너무 좋아요! 이제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왔어요. (방역 정책이 잘 시행돼서 안정화되고 있어요.)"] 다시 문을 연 식당의 테이블은 강가까지 들어찼습니다. 오랜 봉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을 살리기 위해 규제를 일부 풀었기때문입니다. [레스토랑 주인 : "원래는 저쪽에 테이블을 둘 수 없거든요. (3월, 4월) 매상은 제로죠, 완전히 닫았으니까요. 그런데 다시 열고 나서는 지난해랑 비슷해졌어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하철을 찾았습니다. ["바이러스 위험을 막기 위해, 거리를 유지합시다."] 지하철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승객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재택 근무를 권장하고 있어서 지하철 안은 봉쇄 전보다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입니다. 코로나19 두 번째 파도를 막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스톱 코비드' 라고 불리는 확진자 추적앱을 도입했습니다. 1미터 거리에서 15분 이상 마주친 사람의 휴대전화 정보를 불루투스 신호로 수집합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2주 동안 마주쳤던 사람들에게 익명으로 사후 알람을 주는 방식입니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거셌던 탓에, 유럽국가 대부분 이런 방식을 도입했는데, 프랑스 국민 2%가 앱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스의 확진자 추적앱은 한국식 방역 방식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식 추적앱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요, '스톱 코비드' 도입을 주도한 프랑스 재경부의 세드리크 오 국무장관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악수 대신 이렇게 할까요?"] [세드리크 오/프랑스 재경부 국무장관 : "('스톱 코비드' 추적앱을 만들게 된 이유는 뭔가요?) 아시아 국가에 대한 연구가 많았죠, 특히 한국이요. 확진자 추적앱에 대해서요."] ["(블루투스를 끄면 작동하지 않는거죠?) 네. 작동하지 않습니다. 꼭 켜야 해요."] ["(왜 이런 방식으로 개발했나요?) 프랑스에선 국가가 개인의 위치정보를 안다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스톱코비드도 국가는 수집된 정보에 접근이 불가능하죠."] ["(한국과 프랑스식 방역, 왜 다른가요?) 한국이 전염병을 다룬 능력은 매우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공동의 책임보다 개인의 자유에 더 많은 무게를 둡니다. 한국인들과 반대죠."] ["(한국식이)훨씬 더 정확하고, 훨씬 더 방역 효과가 높지만 (개인의 자유나 공동의 선택에) 더 간섭하는 방식이죠. 그건 국민의 선택입니다."] ["(이 기고문 읽어보셨나요?) 네. 가소롭네요. 저는 기고자가 누군지도 몰라요. (한국에 대한)이런 논쟁은 프랑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국에 대해선 논쟁이 있었죠. 얼굴 인식 시스템이나 민주주의에 적합하지 않은 결정들에 대해서요. 한국은 (완전 봉쇄 없이 전염병 제어에 성공한)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기본적 자유' 제한한 봉쇄, 프랑스 사회에 어떤 교훈이 됐나요?) 프랑스에서는 "자유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말로 이미 봉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 경험은 프랑스 사회에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식 추적앱 도입, 당신이 한국계인 점이 문화적 영향을 미쳤나요?) 하하, 굉장히 우호적인 해석이지만 관계는 없습니다. 물론 한국은 저한테 아주 중요한 나라죠. 추적앱과는 관계가 없어요. 국경이 빨리 열렸으면 합니다. (서울에 계신)아버지가 손주들을 못 보신지 오래 됐어요."] 파리에서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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