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동향? 속속들이 보고 듣고 있다”…이례적 노출

입력 2020.06.19 (07:04) 수정 2020.06.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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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사무소 폭파된 시각 대전에 있었어야 할 국방부 장관...그런데

16일 오후 2시 49분, 북한이 개성공단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즉시 상황을 보고받고 합참 전투통제실로 내려갔습니다. 상황 발생부터 상황 조치를 지휘하기까지는 불과 '몇 분' 걸리지 않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입니다. 마치 대기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그 시각 정경두 국방장관은 대전 자운대(국군 3군 통합 군사 교육, 훈련시설)에 있었어야 합니다. 국내 최초로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를 자운대 내에 설치하기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행사가 오후 3시에 예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협약 당사자인 국방부 장관, 환경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 대상이었는데, 국방장관은 행사 전날 참석을 취소했습니다. 행사 관계자는 국방장관이 '남북관계'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남북관계'는 바로 공동연락사무소의 상황을 의미했던 걸로 보입니다.

■ '연락사무소' 지역 특별히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연락사무소가 폭파된 후 국방부가 흑백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포착된 여러 정보 가운데 일부였습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담화 등을 통해 여러 조치를 예고한 이후 개성공단 지역을 예의주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북한의 담화에 여러 번 등장했습니다. 급기야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에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 이란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군이 감시 장비를 통해 폭파 이틀 전인 14일부터 작은 불꽃들이 관측돼 상황을 지켜봤고 사후 분석 결과 해당 불꽃은 건물 폭파 준비를 위해 철제 구조물을 절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방부 보고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사무소를 폭파하기 전부터 우리 군은 이를 파악하고 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위터에 공개된 미군 대북정찰자산의 항적...왜?


"우리 군은 현 안보상황 관련,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면서..."
16일부터 국방부의 입장 포함된 문구입니다.

우리 군은 피스아이 같은 정찰기와 이지스 구축함, 열상감시장비(TOD) 등 각종 육·해·공 정찰자산으로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언급한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포함해 군사분계선(MDL) 지역과 최전방 감시초소(GP),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지역 등을 특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군도 연일 대북 정찰자산을 출동시키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은 18일 트위터에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가 서울, 경기 등 남한 상공을 비행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 리벳조인트는 한반도 전역의 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수집하고 발신지 추적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고도정찰기 U2S가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이·착륙하는 모습도 언론에 포착됐습니다. U2S는 휴전선 인근에서 최대 8시간 비행하며 고해상도 카메라로 병력 움직임 등을 촬영하고 통신 감청 임무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가 이처럼 대북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것은 북한에 대한 '압박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입니다.

■정경두 국방장관 "좌고우면 않고 강력 대응할 것"


군의 대북 메시지도 날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연락사무소가 폭파된 16일 국방부 입장으로 "북한이 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에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가 있던 17일에는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18일에는 정경두 국방장관이 직접 나섰습니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끝내 감행하면 우리 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 전투준비태세인 데프콘은 그대로입니다.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안정적인 상황 관리로 군사적 위기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게 군 방침입니다.

비무장지대와 서해 북방한계선 등 접경지역에서 돌발상황 가능성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예상되는 북한군의 도발 유형별 대응책도 점검, 보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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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군 동향? 속속들이 보고 듣고 있다”…이례적 노출
    • 입력 2020-06-19 07:04:19
    • 수정2020-06-19 09:35:27
    취재K
■연락사무소 폭파된 시각 대전에 있었어야 할 국방부 장관...그런데

16일 오후 2시 49분, 북한이 개성공단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즉시 상황을 보고받고 합참 전투통제실로 내려갔습니다. 상황 발생부터 상황 조치를 지휘하기까지는 불과 '몇 분' 걸리지 않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입니다. 마치 대기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그 시각 정경두 국방장관은 대전 자운대(국군 3군 통합 군사 교육, 훈련시설)에 있었어야 합니다. 국내 최초로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를 자운대 내에 설치하기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행사가 오후 3시에 예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협약 당사자인 국방부 장관, 환경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 대상이었는데, 국방장관은 행사 전날 참석을 취소했습니다. 행사 관계자는 국방장관이 '남북관계'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남북관계'는 바로 공동연락사무소의 상황을 의미했던 걸로 보입니다.

■ '연락사무소' 지역 특별히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연락사무소가 폭파된 후 국방부가 흑백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포착된 여러 정보 가운데 일부였습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담화 등을 통해 여러 조치를 예고한 이후 개성공단 지역을 예의주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북한의 담화에 여러 번 등장했습니다. 급기야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에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 이란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군이 감시 장비를 통해 폭파 이틀 전인 14일부터 작은 불꽃들이 관측돼 상황을 지켜봤고 사후 분석 결과 해당 불꽃은 건물 폭파 준비를 위해 철제 구조물을 절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방부 보고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사무소를 폭파하기 전부터 우리 군은 이를 파악하고 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위터에 공개된 미군 대북정찰자산의 항적...왜?


"우리 군은 현 안보상황 관련,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면서..."
16일부터 국방부의 입장 포함된 문구입니다.

우리 군은 피스아이 같은 정찰기와 이지스 구축함, 열상감시장비(TOD) 등 각종 육·해·공 정찰자산으로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언급한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포함해 군사분계선(MDL) 지역과 최전방 감시초소(GP),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지역 등을 특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군도 연일 대북 정찰자산을 출동시키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은 18일 트위터에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가 서울, 경기 등 남한 상공을 비행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 리벳조인트는 한반도 전역의 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수집하고 발신지 추적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고도정찰기 U2S가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이·착륙하는 모습도 언론에 포착됐습니다. U2S는 휴전선 인근에서 최대 8시간 비행하며 고해상도 카메라로 병력 움직임 등을 촬영하고 통신 감청 임무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가 이처럼 대북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것은 북한에 대한 '압박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입니다.

■정경두 국방장관 "좌고우면 않고 강력 대응할 것"


군의 대북 메시지도 날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연락사무소가 폭파된 16일 국방부 입장으로 "북한이 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에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가 있던 17일에는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18일에는 정경두 국방장관이 직접 나섰습니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끝내 감행하면 우리 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 전투준비태세인 데프콘은 그대로입니다.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안정적인 상황 관리로 군사적 위기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게 군 방침입니다.

비무장지대와 서해 북방한계선 등 접경지역에서 돌발상황 가능성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예상되는 북한군의 도발 유형별 대응책도 점검, 보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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