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안 했다고, 술 먹을 방 못 구했다고…끊임없이 이어진 폭언·폭행
지난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다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김홍영 검사. 상사였던 김 모 전 부장검사의 폭언과 모욕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대검 감찰본부의 감찰로 드러난 김 전 부장검사의 폭력 행위는 상습적이고 집요했습니다.
장기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하는 등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수차례 했고, 부 회식 등 술자리에서 김 검사를 질책하다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검 검사의 등을 쳐 괴롭힌 행위도 수차례 있었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술 먹을 방을 구해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행하지 못하자 폭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 김홍영 검사가 떠난 지 이제 4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제(19일) 김 검사의 가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번째 변론기일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은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가 아닌 대한민국, 즉 국가였습니다.
"왜 대한민국을 상대로만 소송을 내셨나요?"
재판 직후 기자들이 유족 측 변호인에게 건넨 물음입니다.
직접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면 이미 드러난 객관적 사실들로 비교적 손쉽게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 측 뜻은 달랐습니다. 변호인은 어렵더라도 검찰 조직이 개선되는 게 아들의 뜻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선택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검사니까', '프로니까'라는 이유로 당연한 듯 묻고 갔던 과중한 업무, 거스를 수 없는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 문화가 이제는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송을 냈다는 겁니다.
김 검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직접적 이유는 김 전 부장검사가 제공했지만, 검찰 내에서 그런 잘못된 관행이 공공연하게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의 방관도 한몫을 하지 않았겠냐는 취지입니다.
김 검사의 유서가 외부로 공개된 적은 없지만, 실제로 유서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의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 검사 측은 대검에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전체 감찰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 문서제출명령을 내릴지 등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구성원들의 인권을 더욱 존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김 검사 유족의 뜻이 이번 소송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김 검사 유족의 손해배상 소송 다음 재판은 8월 21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다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김홍영 검사. 상사였던 김 모 전 부장검사의 폭언과 모욕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대검 감찰본부의 감찰로 드러난 김 전 부장검사의 폭력 행위는 상습적이고 집요했습니다.
장기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하는 등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수차례 했고, 부 회식 등 술자리에서 김 검사를 질책하다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검 검사의 등을 쳐 괴롭힌 행위도 수차례 있었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술 먹을 방을 구해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행하지 못하자 폭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 김홍영 검사가 떠난 지 이제 4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제(19일) 김 검사의 가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번째 변론기일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은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가 아닌 대한민국, 즉 국가였습니다.
"왜 대한민국을 상대로만 소송을 내셨나요?"
재판 직후 기자들이 유족 측 변호인에게 건넨 물음입니다.
직접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면 이미 드러난 객관적 사실들로 비교적 손쉽게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 측 뜻은 달랐습니다. 변호인은 어렵더라도 검찰 조직이 개선되는 게 아들의 뜻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선택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검사니까', '프로니까'라는 이유로 당연한 듯 묻고 갔던 과중한 업무, 거스를 수 없는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 문화가 이제는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송을 냈다는 겁니다.
김 검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직접적 이유는 김 전 부장검사가 제공했지만, 검찰 내에서 그런 잘못된 관행이 공공연하게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의 방관도 한몫을 하지 않았겠냐는 취지입니다.
김 검사의 유서가 외부로 공개된 적은 없지만, 실제로 유서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의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 검사 측은 대검에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전체 감찰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 문서제출명령을 내릴지 등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구성원들의 인권을 더욱 존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김 검사 유족의 뜻이 이번 소송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김 검사 유족의 손해배상 소송 다음 재판은 8월 21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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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문화 개선 못한 대한민국에 소송을 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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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6-20 07:01:13
보고 안 했다고, 술 먹을 방 못 구했다고…끊임없이 이어진 폭언·폭행
지난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다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김홍영 검사. 상사였던 김 모 전 부장검사의 폭언과 모욕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대검 감찰본부의 감찰로 드러난 김 전 부장검사의 폭력 행위는 상습적이고 집요했습니다.
장기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하는 등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수차례 했고, 부 회식 등 술자리에서 김 검사를 질책하다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검 검사의 등을 쳐 괴롭힌 행위도 수차례 있었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술 먹을 방을 구해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행하지 못하자 폭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 김홍영 검사가 떠난 지 이제 4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제(19일) 김 검사의 가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번째 변론기일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은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가 아닌 대한민국, 즉 국가였습니다.
"왜 대한민국을 상대로만 소송을 내셨나요?"
재판 직후 기자들이 유족 측 변호인에게 건넨 물음입니다.
직접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면 이미 드러난 객관적 사실들로 비교적 손쉽게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 측 뜻은 달랐습니다. 변호인은 어렵더라도 검찰 조직이 개선되는 게 아들의 뜻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선택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검사니까', '프로니까'라는 이유로 당연한 듯 묻고 갔던 과중한 업무, 거스를 수 없는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 문화가 이제는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송을 냈다는 겁니다.
김 검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직접적 이유는 김 전 부장검사가 제공했지만, 검찰 내에서 그런 잘못된 관행이 공공연하게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의 방관도 한몫을 하지 않았겠냐는 취지입니다.
김 검사의 유서가 외부로 공개된 적은 없지만, 실제로 유서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의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 검사 측은 대검에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전체 감찰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 문서제출명령을 내릴지 등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구성원들의 인권을 더욱 존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김 검사 유족의 뜻이 이번 소송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김 검사 유족의 손해배상 소송 다음 재판은 8월 21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다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김홍영 검사. 상사였던 김 모 전 부장검사의 폭언과 모욕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대검 감찰본부의 감찰로 드러난 김 전 부장검사의 폭력 행위는 상습적이고 집요했습니다.
장기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하는 등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수차례 했고, 부 회식 등 술자리에서 김 검사를 질책하다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검 검사의 등을 쳐 괴롭힌 행위도 수차례 있었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술 먹을 방을 구해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행하지 못하자 폭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 김홍영 검사가 떠난 지 이제 4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제(19일) 김 검사의 가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번째 변론기일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은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가 아닌 대한민국, 즉 국가였습니다.
"왜 대한민국을 상대로만 소송을 내셨나요?"
재판 직후 기자들이 유족 측 변호인에게 건넨 물음입니다.
직접 가해자인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면 이미 드러난 객관적 사실들로 비교적 손쉽게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 측 뜻은 달랐습니다. 변호인은 어렵더라도 검찰 조직이 개선되는 게 아들의 뜻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선택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검사니까', '프로니까'라는 이유로 당연한 듯 묻고 갔던 과중한 업무, 거스를 수 없는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 문화가 이제는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송을 냈다는 겁니다.
김 검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직접적 이유는 김 전 부장검사가 제공했지만, 검찰 내에서 그런 잘못된 관행이 공공연하게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의 방관도 한몫을 하지 않았겠냐는 취지입니다.
김 검사의 유서가 외부로 공개된 적은 없지만, 실제로 유서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의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 검사 측은 대검에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전체 감찰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 문서제출명령을 내릴지 등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구성원들의 인권을 더욱 존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김 검사 유족의 뜻이 이번 소송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김 검사 유족의 손해배상 소송 다음 재판은 8월 21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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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realwa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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