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후 주택가격만 오른 영국…우리 미래될까?

입력 2020.06.2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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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008년 위기 후 주택가격만 오른 영국
우리나라는 경제위기 때 강남 주택가격 하락
'코로나 위기' 이후에는 다를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산업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한 영국과 미국에서는 주가와 주택가격만 올랐다.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산업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한 영국과 미국에서는 주가와 주택가격만 올랐다.

■ 산업생산 줄었는데 주택가격만 오른 영국…'양극화' 강화 요인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각국은 낮은 금리로 경제난을 헤쳐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업생산 자체는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거나 당시 수준에 멈춰 있지만, 부동산과 주가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영국은 2008년에 비해 산업생산은 8% 감소했는데 주택가격은 59% 올랐고 미국은 산업생산은 3% 성장에 그쳤지만, 주가는 108% 올랐습니다.

물론 산업생산에 잡히지 않는 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의 성장이 이후 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조업 일자리 등 중산층의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산업생산이 위축되고, 부동산이나 주식을 가진 계층의 재산이 상승하는 것은 양극화를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만 활황을 이어오면서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았고 그 결과가 브렉시트와 트럼프 지지 같은 내부 갈등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합니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서울 강남의 주택가격은 각각 단기 급락 또는 수년간 안정된 가격 변화를 보였다.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서울 강남의 주택가격은 각각 단기 급락 또는 수년간 안정된 가격 변화를 보였다.

■ IMF 사태·금융위기 직후 강남 주택가격 하락해

한국의 주택가격은 과거 위기 상황에서 어땠을까요? 1997년 IMF 구제금융사태 직후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서울 강남의 주택가격은 하락하거나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과거 경제 위기는 좋은 일자리 감소나 소득의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위기 역시 강남 주택가격을 내리는 사건이 될지는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내림세였습니다.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 지난해 12·16대책의 영향 등도 더해져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4월까지는 분명한 내림세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내림세가 둔화하더니 상승으로 반전했습니다. 반전한 직후 정부는 또다시 21차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장기간 저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는 데다,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이 검증된 투자처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동산 가격은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김학균 센터장은 "돈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 재정 정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지 않다"면서, 최근 위기 해소를 위해 풀린 돈이 곧바로 주택구매로 흐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금리로 상대적으로 부동산이 나은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고,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돈을 가진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택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 위원은 2008년 이후에는 '보금자리 주택' 등 인기 지역의 공급이 많았다는 점도 지금과 다르다고 봅니다.

경제 위기로 우리나라도 한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영국에서처럼 '자산시장의 활황'으로 연결돼 자산을 가진 층과 가지지 못한 층의 양극화가 심화하지 않도록 재정 정책부터 부동산 투기방지 대책, 그리고 적절한 주택 공급 대책 등 다각도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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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후 주택가격만 오른 영국…우리 미래될까?
    • 입력 2020-06-22 08:07:55
    취재K
2008년 위기 후 주택가격만 오른 영국 <br />우리나라는 경제위기 때 강남 주택가격 하락 <br />'코로나 위기' 이후에는 다를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산업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한 영국과 미국에서는 주가와 주택가격만 올랐다.
■ 산업생산 줄었는데 주택가격만 오른 영국…'양극화' 강화 요인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각국은 낮은 금리로 경제난을 헤쳐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업생산 자체는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거나 당시 수준에 멈춰 있지만, 부동산과 주가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영국은 2008년에 비해 산업생산은 8% 감소했는데 주택가격은 59% 올랐고 미국은 산업생산은 3% 성장에 그쳤지만, 주가는 108% 올랐습니다.

물론 산업생산에 잡히지 않는 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의 성장이 이후 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조업 일자리 등 중산층의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산업생산이 위축되고, 부동산이나 주식을 가진 계층의 재산이 상승하는 것은 양극화를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만 활황을 이어오면서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았고 그 결과가 브렉시트와 트럼프 지지 같은 내부 갈등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합니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서울 강남의 주택가격은 각각 단기 급락 또는 수년간 안정된 가격 변화를 보였다.
■ IMF 사태·금융위기 직후 강남 주택가격 하락해

한국의 주택가격은 과거 위기 상황에서 어땠을까요? 1997년 IMF 구제금융사태 직후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서울 강남의 주택가격은 하락하거나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과거 경제 위기는 좋은 일자리 감소나 소득의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위기 역시 강남 주택가격을 내리는 사건이 될지는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내림세였습니다.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 지난해 12·16대책의 영향 등도 더해져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4월까지는 분명한 내림세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내림세가 둔화하더니 상승으로 반전했습니다. 반전한 직후 정부는 또다시 21차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장기간 저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는 데다,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이 검증된 투자처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동산 가격은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김학균 센터장은 "돈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 재정 정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지 않다"면서, 최근 위기 해소를 위해 풀린 돈이 곧바로 주택구매로 흐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금리로 상대적으로 부동산이 나은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고,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돈을 가진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택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 위원은 2008년 이후에는 '보금자리 주택' 등 인기 지역의 공급이 많았다는 점도 지금과 다르다고 봅니다.

경제 위기로 우리나라도 한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영국에서처럼 '자산시장의 활황'으로 연결돼 자산을 가진 층과 가지지 못한 층의 양극화가 심화하지 않도록 재정 정책부터 부동산 투기방지 대책, 그리고 적절한 주택 공급 대책 등 다각도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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