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뉴스] 이스타항공 존폐 기로…‘매각에 체불까지’

입력 2020.06.23 (19:36) 수정 2020.06.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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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천 9년 1월.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군산공항에서 첫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6번째 저비용 항공사. 

항공의 오지, 전북에서 국제선 취항의 기대감도 키웠습니다. 

[이상직/이스타항공 회장/2011년 : "도민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국제선 부분을 더 만들어서 새만금 하늘길에 희망과 꿈을 전달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국제선을 띄우기 위해 허브공항으로 자리 잡은 곳은 군산이 아닌 청주공항이었습니다. 

지난 2천 12년 이상직 전 회장이 물러난 뒤 2천 14년 중국 선양 노선을 시작으로, 청주에서 국제선 영역을 넓혔습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군산-제주 노선 증편에 대한 전북 도민들의 요구에, 이스타항공은 2천 18년 운항을 늘렸습니다. 

[최 혁/이스타항공 운송본부장/지난 2018년 :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하는 초석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포 노선을 줄여 군산에 증편하면서, 손실 보전금으로 전라북도와 군산시로부터 2억 6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스타항공은 본사를 다시 서울로 옮겼고, 지난해 말에는 경영난을 이유로 제주항공에 지분 51%를 넘기는 양해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줄자,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 : "더 채용을 하려고 해도 이미 정리해고와 이런 게 다 된 회사에 어느 전북 인재가 들어오겠습니까, 앞으로..."]

지역에 일자리를 가져다주겠다며, 군산에 첫 발을 내딛었던 이스타항공. 

전북과는 동떨어진 길을 걸어오며 10년이 지난 지금, 임금 체불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며 존폐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경제K 조선우입니다.

[앵커]

최근 이스타항공은 5백억 원이 넘는 임금 체불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선우 기자, 이스타항공은 여러모로 전북과 인연이 많죠.

쟁점을 다시 한번 짚어보죠. 

[기자]

이스타항공은 운항을 시작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제주항공과 맺은 이 매각 계약의 완료 시점은 이달 29일인데요, 

오늘이 23일이니까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때까지 인수합병 절차가 완료되지 않으면 이스타항공은 갈 곳을 잃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직원들의 불안정한 고용 승계와 체불 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집회가 전주에서 열리기도 했죠. 

사실 이 체불임금이 매각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는 핵심 원인인 건데요, 

인수합병을 위한 매각 대금이 5백45억 원 규모인데, 지난 다섯 달 동안 밀린 직원들의 임금이 2백50억 원 정도거든요. 

제주항공은 이 엄청난 액수의 체불임금을 이스타항공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건데, 이스타항공 여기에 난색을 보이면서 논의가 표류하게 된 겁니다. 

최근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 협의 없이 임시 주주총회를 여는 등 양사 간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고요. 

이대로라면 거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전주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지 않습니까?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책임져라,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제주항공에서도, 이스타항공에서도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내려지지 않자 직원들이 거리로 나온 건데요. 

이스타 직원들은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사실상 실소유주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직원들의 외침에 이상직 의원은 제주항공에 책임을 떠밀었는데요, 

올해 총선 출마를 앞두고 각종 행사에서 일자리 해결사를 자처했던 그간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출마 전 행사장에서의 일자리 관련 발언과 체불임금에 대한 답변 연이어서 직접 들어보시죠. 

[군산 전기차 직접단지 기공식/지난 1월 : "지엠이 떠나고 현대중공업 떠나도 괜찮다. 거기에 지원하는 만큼만 우리 중소벤처혁신기업에 지원하면 모든 지역이 잘 살 수 있다. 일자리 만들어 경제 살릴 수 있다는 그런..."]

[이스타항공 체불임금에 대한 답변/최근 : "계약서를 보면 제주(항공)가 (임금체불 해결)하기로 했는데 이행을 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게 되면 과연 이스타항공은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안타깝게도 현재 이스타항공은 임금뿐 아니라 항공기 리스료와 통신비 등 지불하지 못한 각종 비용이 밀려있고요, 

전 노선 운항 중지, 이른바 '셧다운'으로 회생을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전라북도는 이 진퇴양난의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이스타항공은 전북의 하나 밖에 없는 항공 향토기업으로 출발했고, 또 이상직 의원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기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한 번 신입 직원을 채용하면 채용 인원의 최대 30퍼센트를 전북 지역 인재로 뽑았었죠. 

하지만 지역 기반 항공사 역할은 좀 아쉽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호남권 간담회에서 송하진 도지사가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 이스타항공만 정부 지원이 제외됐다고 언급했다는데, 취재 결과 저비용 항공사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이 확정된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 9일 전북 한 일간지에서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앞두고 지역 기반 항공사가 절실한 전라북도가 이스타항공에 자금 지원과 같은 지원책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실었는데요, 

하지만 부실 경영으로 매각 단계까지 간 항공사를 위해 혈세를 투입하는 게 과연 적절할지 의문입니다. 

앞서 제주 노선 증편 때 억대 손실보전금이 세금으로 투입되고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이스타항공 회생에 지역 사회가 개입해야 하는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앵커]

네, 조선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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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3 19:36:44
    • 수정2020-06-23 19:42:59
    뉴스7(전주)
지난 2천 9년 1월.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군산공항에서 첫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6번째 저비용 항공사.  항공의 오지, 전북에서 국제선 취항의 기대감도 키웠습니다.  [이상직/이스타항공 회장/2011년 : "도민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국제선 부분을 더 만들어서 새만금 하늘길에 희망과 꿈을 전달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국제선을 띄우기 위해 허브공항으로 자리 잡은 곳은 군산이 아닌 청주공항이었습니다.  지난 2천 12년 이상직 전 회장이 물러난 뒤 2천 14년 중국 선양 노선을 시작으로, 청주에서 국제선 영역을 넓혔습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군산-제주 노선 증편에 대한 전북 도민들의 요구에, 이스타항공은 2천 18년 운항을 늘렸습니다.  [최 혁/이스타항공 운송본부장/지난 2018년 :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하는 초석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포 노선을 줄여 군산에 증편하면서, 손실 보전금으로 전라북도와 군산시로부터 2억 6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스타항공은 본사를 다시 서울로 옮겼고, 지난해 말에는 경영난을 이유로 제주항공에 지분 51%를 넘기는 양해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줄자,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 : "더 채용을 하려고 해도 이미 정리해고와 이런 게 다 된 회사에 어느 전북 인재가 들어오겠습니까, 앞으로..."] 지역에 일자리를 가져다주겠다며, 군산에 첫 발을 내딛었던 이스타항공.  전북과는 동떨어진 길을 걸어오며 10년이 지난 지금, 임금 체불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며 존폐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경제K 조선우입니다. [앵커] 최근 이스타항공은 5백억 원이 넘는 임금 체불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선우 기자, 이스타항공은 여러모로 전북과 인연이 많죠. 쟁점을 다시 한번 짚어보죠.  [기자] 이스타항공은 운항을 시작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제주항공과 맺은 이 매각 계약의 완료 시점은 이달 29일인데요,  오늘이 23일이니까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때까지 인수합병 절차가 완료되지 않으면 이스타항공은 갈 곳을 잃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직원들의 불안정한 고용 승계와 체불 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집회가 전주에서 열리기도 했죠.  사실 이 체불임금이 매각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는 핵심 원인인 건데요,  인수합병을 위한 매각 대금이 5백45억 원 규모인데, 지난 다섯 달 동안 밀린 직원들의 임금이 2백50억 원 정도거든요.  제주항공은 이 엄청난 액수의 체불임금을 이스타항공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건데, 이스타항공 여기에 난색을 보이면서 논의가 표류하게 된 겁니다.  최근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 협의 없이 임시 주주총회를 여는 등 양사 간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고요.  이대로라면 거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전주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지 않습니까?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책임져라,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제주항공에서도, 이스타항공에서도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내려지지 않자 직원들이 거리로 나온 건데요.  이스타 직원들은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사실상 실소유주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직원들의 외침에 이상직 의원은 제주항공에 책임을 떠밀었는데요,  올해 총선 출마를 앞두고 각종 행사에서 일자리 해결사를 자처했던 그간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출마 전 행사장에서의 일자리 관련 발언과 체불임금에 대한 답변 연이어서 직접 들어보시죠.  [군산 전기차 직접단지 기공식/지난 1월 : "지엠이 떠나고 현대중공업 떠나도 괜찮다. 거기에 지원하는 만큼만 우리 중소벤처혁신기업에 지원하면 모든 지역이 잘 살 수 있다. 일자리 만들어 경제 살릴 수 있다는 그런..."] [이스타항공 체불임금에 대한 답변/최근 : "계약서를 보면 제주(항공)가 (임금체불 해결)하기로 했는데 이행을 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게 되면 과연 이스타항공은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안타깝게도 현재 이스타항공은 임금뿐 아니라 항공기 리스료와 통신비 등 지불하지 못한 각종 비용이 밀려있고요,  전 노선 운항 중지, 이른바 '셧다운'으로 회생을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전라북도는 이 진퇴양난의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이스타항공은 전북의 하나 밖에 없는 항공 향토기업으로 출발했고, 또 이상직 의원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기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한 번 신입 직원을 채용하면 채용 인원의 최대 30퍼센트를 전북 지역 인재로 뽑았었죠.  하지만 지역 기반 항공사 역할은 좀 아쉽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호남권 간담회에서 송하진 도지사가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 이스타항공만 정부 지원이 제외됐다고 언급했다는데, 취재 결과 저비용 항공사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이 확정된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 9일 전북 한 일간지에서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앞두고 지역 기반 항공사가 절실한 전라북도가 이스타항공에 자금 지원과 같은 지원책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실었는데요,  하지만 부실 경영으로 매각 단계까지 간 항공사를 위해 혈세를 투입하는 게 과연 적절할지 의문입니다.  앞서 제주 노선 증편 때 억대 손실보전금이 세금으로 투입되고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이스타항공 회생에 지역 사회가 개입해야 하는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앵커] 네, 조선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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