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자신도 모르게 본인인증까지…‘간편결제’가 ‘간편금융사고’로?

입력 2020.06.23 (21:38) 수정 2020.06.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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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 원만 보내면 되는데 공인인증서 있어야 하면 번거롭겠죠.

그래서 금액이 적을 때 여섯 자리 내외 숫자나 생년월일 정도만 입력해도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최근 3년 새 이용 건수, 결제액 모두 3배 가까이 늘면서 대형 금융사들도 앞다퉈 이 서비스를 도입했는데요.

문제는 보안에 대한 우렵니다.

실제로 얼마 전 모바일 금융업체 '토스'라는 곳에서 명의도용으로 추정되는 부정 결제 사고가 났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하다는 홈페이지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업체들은 스마트폰에서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 '앱 결제'로 바꾸고 있는데요.

보안 수준이 높다는 이 앱 결제에서도 문제가 생겼다는 제보가 KBS에 잇따라 들어왔습니다.

먼저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0대 최 모 씨가 스마트폰에서 이상을 느낀 건, 3월 8일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최 모 씨 아들 : "(아침에) 진동으로 바꾸고 소리로도 바꿔봤는데 계속 무음으로(바뀐다고 하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그날 오후 자신의 카드로 부정 결제 시도가 있었단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카드사 조치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최 씨 명의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문화상품권 결제대금으로 천5백만 원이 이미 빠져나갔단 걸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확인해 보니 자신도 모르게 BC카드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북에 가입됐고, 자신의 체크카드가 결제 카드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본인 인증은 물론, 아이디와 암호 입력까지 최 씨도 모르게 일어난 일입니다.

[최 씨 아들 : "나이 많으신 분들은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시잖아요. 내가 뭐 잘못 눌렀나보다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간편결제 앱인 NH콕뱅크를 쓰는 유성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말 새벽 4차례에 걸쳐 모르는 계좌로 220만 원이 송금된 겁니다.

경찰에 전화했지만, 범죄 증거가 없다며 사건 접수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다급해진 유 씨는 농협 콜센터에 술을 마시고 돈을 잘못 보냈다고 신고했습니다.

[유성/회사원 : "그냥 제가 착오로 송금한 거라고 인정하고 차라리 그게 (낫겠다 싶어서) 전화상담실에 다시 전화해서 자금반환요청을 했죠."]

돈을 돌려받으려고 그랬다는 게 유 씨 말인데, 농협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농협 측은 유 씨가 말을 바꾸었고, 송금받은 사람과도 통화했는데, 정황상 범죄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보안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겨 원격 조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신동휘/보안 전문가 : "수많은 원격제어 솔루션이 있고 그 은행 입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분명히 다 하셨을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의 영역에서 100%라는 건 없거든요."]

보안전문가들은 증거 확인이 어려운 금융사고 사례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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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자신도 모르게 본인인증까지…‘간편결제’가 ‘간편금융사고’로?
    • 입력 2020-06-23 21:45:49
    • 수정2020-06-23 21: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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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 원만 보내면 되는데 공인인증서 있어야 하면 번거롭겠죠.

그래서 금액이 적을 때 여섯 자리 내외 숫자나 생년월일 정도만 입력해도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최근 3년 새 이용 건수, 결제액 모두 3배 가까이 늘면서 대형 금융사들도 앞다퉈 이 서비스를 도입했는데요.

문제는 보안에 대한 우렵니다.

실제로 얼마 전 모바일 금융업체 '토스'라는 곳에서 명의도용으로 추정되는 부정 결제 사고가 났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하다는 홈페이지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업체들은 스마트폰에서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 '앱 결제'로 바꾸고 있는데요.

보안 수준이 높다는 이 앱 결제에서도 문제가 생겼다는 제보가 KBS에 잇따라 들어왔습니다.

먼저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0대 최 모 씨가 스마트폰에서 이상을 느낀 건, 3월 8일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최 모 씨 아들 : "(아침에) 진동으로 바꾸고 소리로도 바꿔봤는데 계속 무음으로(바뀐다고 하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그날 오후 자신의 카드로 부정 결제 시도가 있었단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카드사 조치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최 씨 명의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문화상품권 결제대금으로 천5백만 원이 이미 빠져나갔단 걸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확인해 보니 자신도 모르게 BC카드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북에 가입됐고, 자신의 체크카드가 결제 카드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본인 인증은 물론, 아이디와 암호 입력까지 최 씨도 모르게 일어난 일입니다.

[최 씨 아들 : "나이 많으신 분들은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시잖아요. 내가 뭐 잘못 눌렀나보다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간편결제 앱인 NH콕뱅크를 쓰는 유성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말 새벽 4차례에 걸쳐 모르는 계좌로 220만 원이 송금된 겁니다.

경찰에 전화했지만, 범죄 증거가 없다며 사건 접수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다급해진 유 씨는 농협 콜센터에 술을 마시고 돈을 잘못 보냈다고 신고했습니다.

[유성/회사원 : "그냥 제가 착오로 송금한 거라고 인정하고 차라리 그게 (낫겠다 싶어서) 전화상담실에 다시 전화해서 자금반환요청을 했죠."]

돈을 돌려받으려고 그랬다는 게 유 씨 말인데, 농협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농협 측은 유 씨가 말을 바꾸었고, 송금받은 사람과도 통화했는데, 정황상 범죄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보안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겨 원격 조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신동휘/보안 전문가 : "수많은 원격제어 솔루션이 있고 그 은행 입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분명히 다 하셨을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의 영역에서 100%라는 건 없거든요."]

보안전문가들은 증거 확인이 어려운 금융사고 사례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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