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비원 고용승계하면 보조금·부당 업무지시는 금지

서울시가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입주민 갑질'을 막기 위해 경비원 고용승계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내놨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24일) 서울시청에서 '경비노동자 노동인권 보호 및 권리구제 종합대책' 기자설명회를 열고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안정과 생활안정, 입주민과의 분쟁조정 방안 등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고용안정을 위해 아파트 관리규약에 고용승계·유지 규정을 두고 있거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독소조항이 없는 모범단지를 선정해 공용시설 보수비, 휴게시설 개선비, 공동체 활성화 사업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또 경비원 노동환경 개선, 인권존중에 앞장선 단지를 매년 20개씩 '배려·상생 공동주택 우수단지'로 인증해 단지 내 공용시설물의 유지 관리비를 일부 지원할 때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다음으로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 경비원에 대한 부당한 업무지시와 폭언·폭행 등 괴롭힘 금지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경비원에게 계약서나 취업규칙으로 정한 업무범위 외의 부당한 업무 지시를 못 하게 한 것입니다.

이 준칙은 개별 아파트 단지가 관리규약을 수립할 때 반영하는 표준모델로 서울 시내 약 2천여 개 의무관리 대상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규약을 정할 때 기준이 되고, 위반할 경우 담당구청에서 행정지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경비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아파트 경비노동자 공제조합' 설립을 지원합니다. 공제조합은 각종 생활안정 융자 등 복리증진사업을 통해 경비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을 유지하도록 측면지원합니다.

이외에도 서울노동권익센터내에 '아파트 경비노동자 전담 권리구제 신고센터'를 만들어 갈등 조정과 법률구제, 심리상담 등을 무료로 지원합니다. 인식개선을 위한 입주민 교육을 활성화하고, 관련 조례 제·개정과 과 단위의 아파트 관리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제도 개선에도 나섭니다.

2018년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경비원은 약 18만명이고 서울은 약 2만 4천명입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지난해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비원 4명 중 1명(24.4%)은 입주민으로부터 욕설과 구타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3명 중 1명(30.4%)은 1년 미만의 단기계약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박 시장은 "아파트 경비노동자로 성실하게 일했지만 끝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신 최희석 씨를 통해 우리 주변 많은 경비노동자가 얼마나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는지 그 민낯을 직면하게 됐다"라며 "다중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경비노동자 인권을 촘촘히 보완하고 일부 입주민의 일탈 행위를 차단해나가겠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