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안팎에서 ‘시끌시끌’

입력 2020.06.24 (16:28) 수정 2020.06.24 (16: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꿈의 직장입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해마다 대학생을 상대로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했더니 단연 1위입니다. 2018년부터 왕좌를 지키는 이유는 '급여'와 '보상제도' 덕분입니다. 여기에다, 2017년 문 대통령이 취임한 뒤 직접 방문해 지목한 비정규직 제로 1호 사업장이기도 합니다.

공사 내 전환 대상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약이 이달까진데 일주일 정도 앞두고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비정규직 제로'를 달성했다는 공사의 자평이 무색하게 안팎에서 불만이 터졌습니다.

■ 인천공항 "보안검색 1,902명 등 직접 고용 … 나머지 자회사 고용 뒤 추후 전환"

일단,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급했습니다. 일요일인 21일 밤, 언론사를 상대로 관련 보도자료가 배포됐고 다음 날인 22일 오후 다섯 시에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긴박했던 만큼, 기자회견 당일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동조합과 일부 보안검색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회견장 앞에 모여 구본환 사장을 막아서며 피켓을 들고 시위했습니다.

기자회견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구 사장이 발표한 합의안 내용은 이러합니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9,785명 가운데 일단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2,143명은 공사가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고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 및 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 7,642명은 3개 자회사에서 일단 고용한다는 겁니다.

내부 잡음을 시작으로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가 모여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메신저 단체 카톡방 캡처가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민심이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보안 검색요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내용에서 여러 논란이 촉발했습니다. 공사와 노조 등을 상대로 취재해 답변을 담았습니다.


■ 연봉 5천만 원? → NO

물론, 임금이 오르고 복지후생도 정규직과 똑같이 받게 되지만, 연봉 5천만 원을 받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내용 등을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입사원 연봉은 5천만 원에 가까운 4,589만 원입니다.


이번 정규직 전환이 마무리되면 대상자들이 지금 받는 임금보다 평균 3.7% 오른 보수를 받게 됩니다. 공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안검색은 기존 공사 직원들과 차별된 직무를 수행하므로 별도의 급여 체계를 적용하며 자회사 임시편제 보안검색요원의 평균 임금수준은 3천8백만 원 정도이며 3.7% 인상률을 적용받게 되고 복리후생은 같이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원형 인천국제공항보안검색노동조합 공동위원장도 "협력회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연차 등으로 체계를 나눠 지급하게 되는데 실제 요원들이 받는 초봉은 3천3백만 원 정도이고 여기서 3.7% 정도 오를 테고, 복리후생비는 일 년에 227만 원 정도 받게 되는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알바'에서 '정규직' 꿀이득? → NO

사실이 아닙니다. 공사 측은 보안검색요원을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한 적이 없다며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보안검색 요원은 두 달 동안 교육을 마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등 근무를 하기 위해서 1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안검색노조에서도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일단,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사이트에서 보안검색요원을 모집한 적 없고 채용공고를 낸 뒤 수차례 입사 전형을 거쳐야 근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류, 면접 그리고 합격을 한다고 해도 200시간 넘는 교육을 이수한 뒤 국토부에서 진행하는 평가를 통과해야 최종 합격한 뒤 근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정규직 100% 전환? → NO

사실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검색노조에서 탈락자 구제 방안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단, 입사 시점에 따라 다른데요, 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 2017년 5월이 기준입니다. 5월 이전에 입사한 보안요원 천여 명은 인성검사 등 적격 심사만 통과하면 문제없이 채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이후 입사자 800여 명은 필기시험, 면접 등 공개경쟁 과정을 거쳐야 해서 탈락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사 측은 자문단 조언을 받아 8월에 채용대행업체를 선정한 뒤 9월부터 채용공고를 내서 연말엔 채용을 마무리하겠단 계획입니다. 그때까지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에 임시로 소속됩니다. 가점 부여 등도 검토하고 있고 공사에서 인력이동 등 결원이 발생할 때마다 맞춤형으로 통보해주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탈락자 구제방안이 나온 건 없습니다.

■ 대졸자 공채 줄어드나? → NO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안 그래도 좁은 취업 구멍이 더 좁아질까봐입니다. 공사 측은 KBS와의 통화에서 청원경찰이 늘어나는 등 전체 정규직 인원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지, 공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원하는 직무 인원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후폭풍 언제까지?

각자 상황에서 우려와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발표 다음 날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는 오늘 오후 3시 기준 18만 명이 넘었습니다.


내부도 여전히 시끄럽습니다. 공사의 기자회견 당일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헌법소원과 대국민 성명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노동자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공사 측에서 발표해 원칙을 무너뜨렸다"며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 위해 법률 자문도 하고 대국민 성명서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된 잘못된 사실로 인해 보안검색요원들도 마음이 편할 수가 없습니다. 보안검색노조 측은 인터넷에 퍼진 단체 카카오톡의 사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법적 절차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 등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진 보안 검색요원에 대한 오해를 풀어달라며 청와대 청원도 올라와 있습니다.

활시위는 이미 당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정규직 직원은 혼란스럽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많은 취업준비생이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일시적인 혼란이냐, 새로운 노노 갈등이냐 정부의 입만 쳐다보게 됐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꿈의 직장’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안팎에서 ‘시끌시끌’
    • 입력 2020-06-24 16:28:48
    • 수정2020-06-24 16:35:50
    취재K
인천국제공항공사. 꿈의 직장입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해마다 대학생을 상대로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했더니 단연 1위입니다. 2018년부터 왕좌를 지키는 이유는 '급여'와 '보상제도' 덕분입니다. 여기에다, 2017년 문 대통령이 취임한 뒤 직접 방문해 지목한 비정규직 제로 1호 사업장이기도 합니다.

공사 내 전환 대상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약이 이달까진데 일주일 정도 앞두고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비정규직 제로'를 달성했다는 공사의 자평이 무색하게 안팎에서 불만이 터졌습니다.

■ 인천공항 "보안검색 1,902명 등 직접 고용 … 나머지 자회사 고용 뒤 추후 전환"

일단,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급했습니다. 일요일인 21일 밤, 언론사를 상대로 관련 보도자료가 배포됐고 다음 날인 22일 오후 다섯 시에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긴박했던 만큼, 기자회견 당일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동조합과 일부 보안검색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회견장 앞에 모여 구본환 사장을 막아서며 피켓을 들고 시위했습니다.

기자회견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구 사장이 발표한 합의안 내용은 이러합니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9,785명 가운데 일단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2,143명은 공사가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고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 및 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 7,642명은 3개 자회사에서 일단 고용한다는 겁니다.

내부 잡음을 시작으로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가 모여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메신저 단체 카톡방 캡처가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민심이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보안 검색요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내용에서 여러 논란이 촉발했습니다. 공사와 노조 등을 상대로 취재해 답변을 담았습니다.


■ 연봉 5천만 원? → NO

물론, 임금이 오르고 복지후생도 정규직과 똑같이 받게 되지만, 연봉 5천만 원을 받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내용 등을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입사원 연봉은 5천만 원에 가까운 4,589만 원입니다.


이번 정규직 전환이 마무리되면 대상자들이 지금 받는 임금보다 평균 3.7% 오른 보수를 받게 됩니다. 공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안검색은 기존 공사 직원들과 차별된 직무를 수행하므로 별도의 급여 체계를 적용하며 자회사 임시편제 보안검색요원의 평균 임금수준은 3천8백만 원 정도이며 3.7% 인상률을 적용받게 되고 복리후생은 같이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원형 인천국제공항보안검색노동조합 공동위원장도 "협력회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연차 등으로 체계를 나눠 지급하게 되는데 실제 요원들이 받는 초봉은 3천3백만 원 정도이고 여기서 3.7% 정도 오를 테고, 복리후생비는 일 년에 227만 원 정도 받게 되는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알바'에서 '정규직' 꿀이득? → NO

사실이 아닙니다. 공사 측은 보안검색요원을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한 적이 없다며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보안검색 요원은 두 달 동안 교육을 마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등 근무를 하기 위해서 1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안검색노조에서도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일단,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사이트에서 보안검색요원을 모집한 적 없고 채용공고를 낸 뒤 수차례 입사 전형을 거쳐야 근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류, 면접 그리고 합격을 한다고 해도 200시간 넘는 교육을 이수한 뒤 국토부에서 진행하는 평가를 통과해야 최종 합격한 뒤 근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정규직 100% 전환? → NO

사실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검색노조에서 탈락자 구제 방안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단, 입사 시점에 따라 다른데요, 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 2017년 5월이 기준입니다. 5월 이전에 입사한 보안요원 천여 명은 인성검사 등 적격 심사만 통과하면 문제없이 채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이후 입사자 800여 명은 필기시험, 면접 등 공개경쟁 과정을 거쳐야 해서 탈락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사 측은 자문단 조언을 받아 8월에 채용대행업체를 선정한 뒤 9월부터 채용공고를 내서 연말엔 채용을 마무리하겠단 계획입니다. 그때까지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에 임시로 소속됩니다. 가점 부여 등도 검토하고 있고 공사에서 인력이동 등 결원이 발생할 때마다 맞춤형으로 통보해주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탈락자 구제방안이 나온 건 없습니다.

■ 대졸자 공채 줄어드나? → NO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안 그래도 좁은 취업 구멍이 더 좁아질까봐입니다. 공사 측은 KBS와의 통화에서 청원경찰이 늘어나는 등 전체 정규직 인원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지, 공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원하는 직무 인원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후폭풍 언제까지?

각자 상황에서 우려와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발표 다음 날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는 오늘 오후 3시 기준 18만 명이 넘었습니다.


내부도 여전히 시끄럽습니다. 공사의 기자회견 당일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헌법소원과 대국민 성명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노동자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공사 측에서 발표해 원칙을 무너뜨렸다"며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 위해 법률 자문도 하고 대국민 성명서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된 잘못된 사실로 인해 보안검색요원들도 마음이 편할 수가 없습니다. 보안검색노조 측은 인터넷에 퍼진 단체 카카오톡의 사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법적 절차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 등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진 보안 검색요원에 대한 오해를 풀어달라며 청와대 청원도 올라와 있습니다.

활시위는 이미 당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정규직 직원은 혼란스럽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많은 취업준비생이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일시적인 혼란이냐, 새로운 노노 갈등이냐 정부의 입만 쳐다보게 됐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