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주호영…이번 주 원 구성? 또 다시 파행?

입력 2020.06.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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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했던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돌아왔습니다. 정확히는 오늘(25일) 오전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통해 국회로 복귀합니다.

지난 15일 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뒤,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한 지 열흘 만입니다.

민주당이 이번 주 안에 원 구성을 끝내고 다음주부턴 3차 추경안 심사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주 원내대표의 복귀로 여야가 극적 타협을 하게 될 지, 아니면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지 주목됩니다.


주호영 "민주당 하고 싶은대로 하고 국정 파탄 책임져라"

주호영 원내대표는 어제(24일) 자신의 SNS 계정에 '넘어진 그 땅을 딛고 다시 일어나겠다'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말이 좋아 원 구성 협상이었지, 거대 여당의 횡포와 억지에 불과했다"
"사즉생의 각오..오직 국민을 향해야 한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 집권 여당의 폭거에 맞서 싸우겠다, 국민만 보고 싸우겠다"
"거대 여당 폭주에 따른 국정 파탄의 책임도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 입장은 여전히 강경했습니다. '법사위원장을 내주지 않을 거면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 독식하라"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

특히 "상임위원장 몇 개 더 갖겠다고 싸우는 게 아니다. 민주당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하니 그렇게 하라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면서 야당 몫의 7석 상임위원장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습니다.

향후 정국이 순탄치 않을 거라는 점도 예고했습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경안을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했고, 윤미향 기부금 유용 의혹과 지난 3년간의 굴욕적 대북 외교에 대한 국정 조사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고강도 대여 투쟁을 시사한 건데, 막판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주 원내대표는 칩거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도 "여당의 횡포를 막아내지 못한 책임감과 앞으로 4년간 일당 독재 앞의 무력감, 민주주의 파괴를 알려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고민과 결의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김태년, 김종인 위원장 찾아 "국회 정상화 간곡 부탁"

개원 이후 국회가 공전한 지 3주째, 통합당의 '요지부동'에 애가 타는 건 민주당입니다. 국회 파행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대해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자는 결국 집권당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3차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월 임시국회는 다음 달 3일 끝납니다.

이에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어제 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제(23일) 밤늦게까지 강원도 고성에서 주 원내대표를 만나고 온데 이어, 어제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국회 정상화와 신속한 추경한 처리를 요청했습니다.

통합당의 강경한 입장 고수에는 김종인 위원장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는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돌아오면 잘 논의해서 결정하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김은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의 만남은 일방적인 통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에 대해 대안을 준비해오지 않았다"라면서 회동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일단 오늘까지 통합당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길 기다린다는 계획입니다. 명단을 내지 않으면 내일 본회의에서 원 구성을 끝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할지, 아니면 예결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만 선출할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본회의 개회권을 가진 박병석 국회의장은 연일 "여야가 진지하게 협상에 나서달라"고 주문하고 있는데, "추경이 5백만 명에게는 생계의 문제여서 긴급성과 절박성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6일 금요일 본회의 소집 가능성을 시사한 겁니다.


■ 여전히 팽팽한 여야…내일 원 구성 될까?

통합당은 오늘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엽니다.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고, 원 구성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통합당은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넘기겠다는 강경한 태도지만, 타협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지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이후 시간이 열흘 정도 지난 만큼 의원들도 생각이 정리됐을 것"이라면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의견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며 협상에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국민의 뜻은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다 하라는 게 아니라 11대 7로 원 구성하라는 것"이라면서 "통합당이 합리적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일단 당내 의원들의 전체 뜻을 모아 오늘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 김태년 원내대표가 참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은 여야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전 상임위 독식'에 대한 부담을 진 민주당, '국정 발목잡기'에 대한 부담을 진 통합당이 이번 주 원구성에 합의하게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의한 국회 파행 사태를 맞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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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주호영…이번 주 원 구성? 또 다시 파행?
    • 입력 2020-06-25 07:00:04
    취재K
잠행했던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돌아왔습니다. 정확히는 오늘(25일) 오전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통해 국회로 복귀합니다.

지난 15일 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뒤,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한 지 열흘 만입니다.

민주당이 이번 주 안에 원 구성을 끝내고 다음주부턴 3차 추경안 심사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주 원내대표의 복귀로 여야가 극적 타협을 하게 될 지, 아니면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지 주목됩니다.


주호영 "민주당 하고 싶은대로 하고 국정 파탄 책임져라"

주호영 원내대표는 어제(24일) 자신의 SNS 계정에 '넘어진 그 땅을 딛고 다시 일어나겠다'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말이 좋아 원 구성 협상이었지, 거대 여당의 횡포와 억지에 불과했다"
"사즉생의 각오..오직 국민을 향해야 한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 집권 여당의 폭거에 맞서 싸우겠다, 국민만 보고 싸우겠다"
"거대 여당 폭주에 따른 국정 파탄의 책임도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 입장은 여전히 강경했습니다. '법사위원장을 내주지 않을 거면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 독식하라"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

특히 "상임위원장 몇 개 더 갖겠다고 싸우는 게 아니다. 민주당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하니 그렇게 하라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면서 야당 몫의 7석 상임위원장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습니다.

향후 정국이 순탄치 않을 거라는 점도 예고했습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경안을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했고, 윤미향 기부금 유용 의혹과 지난 3년간의 굴욕적 대북 외교에 대한 국정 조사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고강도 대여 투쟁을 시사한 건데, 막판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주 원내대표는 칩거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도 "여당의 횡포를 막아내지 못한 책임감과 앞으로 4년간 일당 독재 앞의 무력감, 민주주의 파괴를 알려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고민과 결의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김태년, 김종인 위원장 찾아 "국회 정상화 간곡 부탁"

개원 이후 국회가 공전한 지 3주째, 통합당의 '요지부동'에 애가 타는 건 민주당입니다. 국회 파행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대해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자는 결국 집권당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3차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월 임시국회는 다음 달 3일 끝납니다.

이에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어제 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제(23일) 밤늦게까지 강원도 고성에서 주 원내대표를 만나고 온데 이어, 어제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국회 정상화와 신속한 추경한 처리를 요청했습니다.

통합당의 강경한 입장 고수에는 김종인 위원장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는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돌아오면 잘 논의해서 결정하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김은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의 만남은 일방적인 통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에 대해 대안을 준비해오지 않았다"라면서 회동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일단 오늘까지 통합당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길 기다린다는 계획입니다. 명단을 내지 않으면 내일 본회의에서 원 구성을 끝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할지, 아니면 예결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만 선출할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본회의 개회권을 가진 박병석 국회의장은 연일 "여야가 진지하게 협상에 나서달라"고 주문하고 있는데, "추경이 5백만 명에게는 생계의 문제여서 긴급성과 절박성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6일 금요일 본회의 소집 가능성을 시사한 겁니다.


■ 여전히 팽팽한 여야…내일 원 구성 될까?

통합당은 오늘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엽니다.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고, 원 구성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통합당은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넘기겠다는 강경한 태도지만, 타협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지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이후 시간이 열흘 정도 지난 만큼 의원들도 생각이 정리됐을 것"이라면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의견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며 협상에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국민의 뜻은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다 하라는 게 아니라 11대 7로 원 구성하라는 것"이라면서 "통합당이 합리적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일단 당내 의원들의 전체 뜻을 모아 오늘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 김태년 원내대표가 참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은 여야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전 상임위 독식'에 대한 부담을 진 민주당, '국정 발목잡기'에 대한 부담을 진 통합당이 이번 주 원구성에 합의하게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의한 국회 파행 사태를 맞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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