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그림 대작’ 무죄 확정…“사법 자제 원칙 지켜야”

입력 2020.06.25 (22:37) 수정 2020.06.2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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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작화가의 도움으로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 씨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인이 즐기는 '화투'를 소재로 한 가수 조영남 씨 특유의 그림 작품들입니다.

조 씨는 지난 2009년부터 송 모 씨 등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후 그림을 그리게 했고, 완성된 작품에 덧칠을 한 후 서명을 해 판매했습니다.

검찰은 이런 '그림 대작'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판 건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조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쟁점은 결국 조 씨의 그림이 맞는지, 맞다면 그림 대작의 고지 의무가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1심은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선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2심 재판부는 그림을 실제 그린 사람들은 조 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기술적 보조자'라며 이들을 그림의 작가로 볼 순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문제가 된 작품이 친작(親作)인지 보조자를 사용해 제작했는지 여부가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술 작품의 가치 평가에 대해선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법 자제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종길/대법원 재판연구관 : "미술작품 제작에 제3자가 관여하였는데, 이를 구매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판매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한편 조영남 씨는 법원 판결에 맞춰 출간한 자신의 책에서 "똥조차 훌륭한 예술일 수 있다"면서 대작 논란은 현대미술에 대한 오해로 비롯된 것이란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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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5 22:38:45
    • 수정2020-06-25 23: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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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작화가의 도움으로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 씨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인이 즐기는 '화투'를 소재로 한 가수 조영남 씨 특유의 그림 작품들입니다.

조 씨는 지난 2009년부터 송 모 씨 등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후 그림을 그리게 했고, 완성된 작품에 덧칠을 한 후 서명을 해 판매했습니다.

검찰은 이런 '그림 대작'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판 건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조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쟁점은 결국 조 씨의 그림이 맞는지, 맞다면 그림 대작의 고지 의무가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1심은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선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2심 재판부는 그림을 실제 그린 사람들은 조 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기술적 보조자'라며 이들을 그림의 작가로 볼 순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문제가 된 작품이 친작(親作)인지 보조자를 사용해 제작했는지 여부가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술 작품의 가치 평가에 대해선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법 자제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종길/대법원 재판연구관 : "미술작품 제작에 제3자가 관여하였는데, 이를 구매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판매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한편 조영남 씨는 법원 판결에 맞춰 출간한 자신의 책에서 "똥조차 훌륭한 예술일 수 있다"면서 대작 논란은 현대미술에 대한 오해로 비롯된 것이란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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