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6·25 70주년…“평화 오기를”

입력 2020.06.27 (08:19) 수정 2020.06.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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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현재 남북 관계는 얼어붙어 있지만,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6.25 70주년을 맞아 참전 용사의 유해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한편 가슴 아픈 기억을 안고 유해를 기다리는 유족도 있었는데요.

이들을 채유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북한 황해북도에서 시작돼 경기도로 내려오는 240킬로미터가 넘는 임진강.

한반도 허리에 위치한 임진강 강변에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모두 구명조끼를 갖춰 입었는데요, 특별한 행사를 위해 모였다고 합니다.

[민승준/개성관광 운동본부/조직위원장 :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해서 저희가 개성 임진강 물길을 한번 열기 위해서모여서 항해를 하게 됐습니다."]

남북을 잇는 임진강의 물길에 나서기에 앞서 들뜬 모습인데요.

[강서현/서울시 동작구 : "(여기 어딘지 알아요?) 북한하고 가까이 있는 강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강서현/서울시 동작구 : "북한이랑 가까운 곳에서 노를 저을 수 있어서 뜻깊고 마음이 설레는 거 같아요. (진짜 설레요?) 네!"]

평화를 위한 항해는 이곳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을 출발해 고랑포 앞까지 장장 33㎞에 걸쳐 진행하게 되는데요.

참가자들은 다양한 배에 몸을 싣고 임진강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 현장 함께 가보실까요.

카누, 카약, 조정 등 무동력 배들이 임진강을 힘차게 내달립니다.

33킬로미터 구간을 오로지 팔심으로 나아가야 하는 일인 만큼 인내심도 필요한데요.

한 시간 남짓 물길을 달렸을까요?

참가자들 가운데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떠세요? 괜찮으세요?) 네! 아주 좋습니다."]

[김현필/경기도 부천시 :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해서 남북이 하나 되는 그날이 오길 희망하면서 달리고 있습니다."]

가는 내내 주상절리를 포함해 기암절벽과 수많은 폭포 등 빼어난 절경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향림/서울시 용산구 : "남북이 나누어져 있는데 강은 어쨌든 이어져 있잖아요. 자연은 나뉘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자연의 그런 모습을 담아가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김일준/경기도 고양시 : "대동강이 원산 쪽에서 나오기 때문에대동강 타고 임진강을 거쳐서 한강까지 가는 게 바람입니다."]

비무장지대가 인접한 임진강은 2019년 6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등재된 생태 관광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생태계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선 남북의 화합과 협력이 필요한데요.

[박경운/119구조대/소방교 : "저희가 군사지역이 다 껴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출입에 대한 통제가 있는 편이에요. 좋은데 어려움이 있어요."]

장장 5시간 동안 노를 저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심광섭/경기도 고양시 : "(완주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힘들었지만, 날씨도 좋았고요. 더군다나 임진강이란 특별한 이슈가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포기하지 않고 성공적인 항해를 마친 사람들.

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염원을 들어봤습니다.

[김현필/경기도 부천시 : "임진강을 거슬러서 대동강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죽기 전에..."]

[김규석/가명/경기도 고양시 : "요즘 최근에 남북 관계가 경색돼있는데하루빨리 서로 대화하고 소통을 통해서 정상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유골함 위로 태극기가 덮이고 유해를 받아 든 군인들이 비행기로 향합니다.

북한에서 발굴해 미국에 전달된 유해 가운데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 147구가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필립 데이비슨/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 : "유해를 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이유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70년 만에 가깝고도 먼 북한 땅에서 국군 유해들이 미국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올 때 정부는 최고의 예우를 갖췄습니다.

다목적 공중급유기로 송환된 유해는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북한에서 하와이까지 다시 하와이에서 고국까지 1만 5천여 킬로미터를 돌고 돌아서야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

이번 봉환은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신상범/준장/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 : "단 하나뿐인 생명을 나라를 위해 산화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후손, 그리고 우리 군인들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봉환된 147구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단 7구뿐...

국방부는 나머지 유해도 전사자 명부 등을 통해 최대한 신원을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당시 전사하거나 실종된 참전용사 16만 2천여 명 중 아직도 12만 2천여 명의 유해는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치열한 백마고지 전투에서 투입돼 산화한 故 경창호 일병 역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일흔이 된 유족 경용이 씨.

갓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와 헤어진 딸은 아직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경용이/미수습 국군 전사자 딸 : "아버지가 1952년 군대에 가셨으니까 저 태어나고 나서 한두 달 쯤 후에 (전쟁에) 가셨다네요. 뺏고 빼앗기는 그 전투가 있었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경용이/미수습 국군 전사자 딸 : "(승리하고) 철마산 391고지라는 반격 작전에 나섰답니다. 그거로 끝이에요. 더 이상은 행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내가 사진이라도 있습니까? 사진도 없대요."]

아버지를 떠올리고 싶어도 사진 한 장 남아 있지 않아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갔다는데요.

경 씨는 유해 신원확인을 위해 DNA 시료를 채취해놓고 이번 유해 송환에 작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경용이/미수습 국군 전사자 딸 : "나는 가봤자 글자 쓰여 있는 현충문 안에 들어가면 벽에 이름 석 자만 보고 그냥 묵념하고 그런 것밖에 안 됐거든요. 그래도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찾아야겠다..."]

대한민국을 지켜낸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남북 관계에 평화가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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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6·25 70주년…“평화 오기를”
    • 입력 2020-06-27 08:22:31
    • 수정2020-06-27 08:31:42
    남북의 창
[앵커]

올해는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현재 남북 관계는 얼어붙어 있지만,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6.25 70주년을 맞아 참전 용사의 유해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한편 가슴 아픈 기억을 안고 유해를 기다리는 유족도 있었는데요.

이들을 채유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북한 황해북도에서 시작돼 경기도로 내려오는 240킬로미터가 넘는 임진강.

한반도 허리에 위치한 임진강 강변에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모두 구명조끼를 갖춰 입었는데요, 특별한 행사를 위해 모였다고 합니다.

[민승준/개성관광 운동본부/조직위원장 :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해서 저희가 개성 임진강 물길을 한번 열기 위해서모여서 항해를 하게 됐습니다."]

남북을 잇는 임진강의 물길에 나서기에 앞서 들뜬 모습인데요.

[강서현/서울시 동작구 : "(여기 어딘지 알아요?) 북한하고 가까이 있는 강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강서현/서울시 동작구 : "북한이랑 가까운 곳에서 노를 저을 수 있어서 뜻깊고 마음이 설레는 거 같아요. (진짜 설레요?) 네!"]

평화를 위한 항해는 이곳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을 출발해 고랑포 앞까지 장장 33㎞에 걸쳐 진행하게 되는데요.

참가자들은 다양한 배에 몸을 싣고 임진강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 현장 함께 가보실까요.

카누, 카약, 조정 등 무동력 배들이 임진강을 힘차게 내달립니다.

33킬로미터 구간을 오로지 팔심으로 나아가야 하는 일인 만큼 인내심도 필요한데요.

한 시간 남짓 물길을 달렸을까요?

참가자들 가운데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떠세요? 괜찮으세요?) 네! 아주 좋습니다."]

[김현필/경기도 부천시 :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해서 남북이 하나 되는 그날이 오길 희망하면서 달리고 있습니다."]

가는 내내 주상절리를 포함해 기암절벽과 수많은 폭포 등 빼어난 절경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향림/서울시 용산구 : "남북이 나누어져 있는데 강은 어쨌든 이어져 있잖아요. 자연은 나뉘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자연의 그런 모습을 담아가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김일준/경기도 고양시 : "대동강이 원산 쪽에서 나오기 때문에대동강 타고 임진강을 거쳐서 한강까지 가는 게 바람입니다."]

비무장지대가 인접한 임진강은 2019년 6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등재된 생태 관광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생태계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선 남북의 화합과 협력이 필요한데요.

[박경운/119구조대/소방교 : "저희가 군사지역이 다 껴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출입에 대한 통제가 있는 편이에요. 좋은데 어려움이 있어요."]

장장 5시간 동안 노를 저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심광섭/경기도 고양시 : "(완주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힘들었지만, 날씨도 좋았고요. 더군다나 임진강이란 특별한 이슈가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포기하지 않고 성공적인 항해를 마친 사람들.

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염원을 들어봤습니다.

[김현필/경기도 부천시 : "임진강을 거슬러서 대동강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죽기 전에..."]

[김규석/가명/경기도 고양시 : "요즘 최근에 남북 관계가 경색돼있는데하루빨리 서로 대화하고 소통을 통해서 정상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유골함 위로 태극기가 덮이고 유해를 받아 든 군인들이 비행기로 향합니다.

북한에서 발굴해 미국에 전달된 유해 가운데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 147구가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필립 데이비슨/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 : "유해를 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이유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70년 만에 가깝고도 먼 북한 땅에서 국군 유해들이 미국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올 때 정부는 최고의 예우를 갖췄습니다.

다목적 공중급유기로 송환된 유해는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북한에서 하와이까지 다시 하와이에서 고국까지 1만 5천여 킬로미터를 돌고 돌아서야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

이번 봉환은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신상범/준장/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 : "단 하나뿐인 생명을 나라를 위해 산화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후손, 그리고 우리 군인들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봉환된 147구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단 7구뿐...

국방부는 나머지 유해도 전사자 명부 등을 통해 최대한 신원을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당시 전사하거나 실종된 참전용사 16만 2천여 명 중 아직도 12만 2천여 명의 유해는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치열한 백마고지 전투에서 투입돼 산화한 故 경창호 일병 역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일흔이 된 유족 경용이 씨.

갓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와 헤어진 딸은 아직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경용이/미수습 국군 전사자 딸 : "아버지가 1952년 군대에 가셨으니까 저 태어나고 나서 한두 달 쯤 후에 (전쟁에) 가셨다네요. 뺏고 빼앗기는 그 전투가 있었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경용이/미수습 국군 전사자 딸 : "(승리하고) 철마산 391고지라는 반격 작전에 나섰답니다. 그거로 끝이에요. 더 이상은 행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내가 사진이라도 있습니까? 사진도 없대요."]

아버지를 떠올리고 싶어도 사진 한 장 남아 있지 않아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갔다는데요.

경 씨는 유해 신원확인을 위해 DNA 시료를 채취해놓고 이번 유해 송환에 작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경용이/미수습 국군 전사자 딸 : "나는 가봤자 글자 쓰여 있는 현충문 안에 들어가면 벽에 이름 석 자만 보고 그냥 묵념하고 그런 것밖에 안 됐거든요. 그래도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찾아야겠다..."]

대한민국을 지켜낸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남북 관계에 평화가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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