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제 입술이 보이나요?”…방역을 넘어선 코로나 마스크의 미학

입력 2020.06.29 (09:28) 수정 2020.06.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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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를 쓰는 일은 나와 남을 동시에 아끼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이 마스크가 방역이라는 '기능'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캔버스가 되고 있다고 유로뉴스가 현지시각 26일 전했습니다.

위 사진은 입이 보이는 마스크입니다.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벨기에 브뤼셀의 여성이 착용한 마스크는 입에 투명한 창이 달려 있습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이들이 화자의 입술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가 담겨 있는 마스크입니다.


벨기에의 한 식당 종업원이 쓴 마스크는 그녀의 얼굴형과 아주 잘 어울려 보입니다.

사실, 자신의 얼굴을 프린트해서 만든 마스크입니다.

미소를 띤 얼굴을 담아 손님에게도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감염에 민감한 사람들은 좀 더 과감한 마스크를 쓰기도 합니다.

영국 옥스퍼드 거리, 머리 전체는 물론 어깨까지 가릴 수 있는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걷고 있습니다.

이 정도 장비라면, 비말 차단도 시야 확보도 문제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의 시선 집중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없다면 그리고 당장 구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폴란드 바르사뱌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이 사람은 종이 가방을 뒤집어썼습니다.

눈 부분에는 구멍을 냈습니다.

방역 효과에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급한 대로 안 쓰는 것보다는 나아 보입니다.



마스크가 아닌 다른 물품을 재활용하는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열린 뉴욕 퀸스.

한 여성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식품 용기로 보이는 것으로 얼굴 전체를 가렸습니다.

하트 모양의 스티커로 나름 모양도 냈습니다.

시위 현장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는 모습은 사뭇 엄숙하고 진지하기까지 합니다.


마스크에 누군가의 입 모양이 프린트돼 있습니다.

눈 부분을 손으로 가리고 보면, 조금 더 추측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 마스크 쓰기를 극도로 꺼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얼굴의 일부분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빌 와이엇 씨는 티셔츠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 같은 마스크를 만들어 팔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진 속의 주인공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입니다.

마스크는 아르헨티나 국기의 색인데, 검은 문양은 무엇일까요?

사실 잘 보면, 포클랜드 제도 지도입니다.

1833년 영국이 포클랜드 제도를 군사력으로 점유한 뒤, 아르헨티나는 1982년 영유권 회복을 위해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지만, 결국 패배한 후 지금까지도 영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국 영토 회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마스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쓴 마스크에는 자신이 팬인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워싱턴 내셔널스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현지시각 16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 더 활발하다며,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름에만 야구 경기를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9월까지는 괜찮겠지만, '가을 야구' 즉 10월 말까지 진행되는 것에는 우려했습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7월 24일 개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중동국가 레바논은 코로나19로 심화한 경제난과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바논은 물가 상승과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 하락 속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바논 국기를 새긴 마스크를 낀 시위대가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에서도 현 경제 상황에 대해 항의하는 의지가 읽힙니다.

[사진 출처 : EURONEWS,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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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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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9 09:28:44
    • 수정2020-06-29 09: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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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를 쓰는 일은 나와 남을 동시에 아끼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이 마스크가 방역이라는 '기능'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캔버스가 되고 있다고 유로뉴스가 현지시각 26일 전했습니다.

위 사진은 입이 보이는 마스크입니다.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벨기에 브뤼셀의 여성이 착용한 마스크는 입에 투명한 창이 달려 있습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이들이 화자의 입술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가 담겨 있는 마스크입니다.


벨기에의 한 식당 종업원이 쓴 마스크는 그녀의 얼굴형과 아주 잘 어울려 보입니다.

사실, 자신의 얼굴을 프린트해서 만든 마스크입니다.

미소를 띤 얼굴을 담아 손님에게도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감염에 민감한 사람들은 좀 더 과감한 마스크를 쓰기도 합니다.

영국 옥스퍼드 거리, 머리 전체는 물론 어깨까지 가릴 수 있는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걷고 있습니다.

이 정도 장비라면, 비말 차단도 시야 확보도 문제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의 시선 집중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없다면 그리고 당장 구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폴란드 바르사뱌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이 사람은 종이 가방을 뒤집어썼습니다.

눈 부분에는 구멍을 냈습니다.

방역 효과에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급한 대로 안 쓰는 것보다는 나아 보입니다.



마스크가 아닌 다른 물품을 재활용하는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열린 뉴욕 퀸스.

한 여성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식품 용기로 보이는 것으로 얼굴 전체를 가렸습니다.

하트 모양의 스티커로 나름 모양도 냈습니다.

시위 현장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는 모습은 사뭇 엄숙하고 진지하기까지 합니다.


마스크에 누군가의 입 모양이 프린트돼 있습니다.

눈 부분을 손으로 가리고 보면, 조금 더 추측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 마스크 쓰기를 극도로 꺼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얼굴의 일부분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빌 와이엇 씨는 티셔츠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 같은 마스크를 만들어 팔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진 속의 주인공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입니다.

마스크는 아르헨티나 국기의 색인데, 검은 문양은 무엇일까요?

사실 잘 보면, 포클랜드 제도 지도입니다.

1833년 영국이 포클랜드 제도를 군사력으로 점유한 뒤, 아르헨티나는 1982년 영유권 회복을 위해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지만, 결국 패배한 후 지금까지도 영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국 영토 회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마스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쓴 마스크에는 자신이 팬인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워싱턴 내셔널스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현지시각 16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 더 활발하다며,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름에만 야구 경기를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9월까지는 괜찮겠지만, '가을 야구' 즉 10월 말까지 진행되는 것에는 우려했습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7월 24일 개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중동국가 레바논은 코로나19로 심화한 경제난과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바논은 물가 상승과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 하락 속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바논 국기를 새긴 마스크를 낀 시위대가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에서도 현 경제 상황에 대해 항의하는 의지가 읽힙니다.

[사진 출처 : EURONEWS,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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