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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도 아닌데…초속 30m 강풍에 300mm 폭우, 왜?
입력 2020.06.30 (15:57) 수정 2020.06.30 (18:37) 취재K
강원 영동에 최고 300mm 가까운 폭우…태풍급 강풍도 관측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 관통한 것이 원인
강원 영동에 내일까지 최고 60mm 비 더 내릴 듯

지난밤 비바람 소리에 잠 설치신 분들 많으시죠? 전국에 세찬 비가 내렸고,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습니다. 예보처럼 '태풍급' 비바람이 몰아친 겁니다.

오늘(30일) 날이 밝으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빗줄기는 약해졌는데요. 아직 끝나지 않은 지역도 있습니다. 태풍도 아닌데 이처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원인은 무엇이고, 앞으로 조심해야 할 지역은 어디인지 짚어보겠습니다.

■ 강릉·속초에 6월 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산간에 초속 30m 강풍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특히 많은 비가 온 지역은 제주 산간과 강원 영동입니다. 어제(29일)부터 오늘(30일) 오후 3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속초 설악동 282mm, 미시령 264mm, 제주 한라산 삼각봉 255mm, 양양 강현 254mm, 부산 해운대 140mm, 울진 소곡 131.5mm, 보성 벌교 124mm 등입니다.

기상 관측소 공식 기록으로는 오늘 하루 강릉에 206mm의 비가 내려 1911년 기상 관측 이후 6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았고, 속초도 하루 강수량 175.9mm로 1968년 관측 이후 40여 년 만에 6월의 가장 큰 비로 기록됐습니다.

서울에도 75.9mm의 비가 내렸는데 오늘 하루만 64mm의 강수량이 기록돼 하루 강수량으로는 올해 들어 가장 많았습니다.

어제(29일)~오늘(30일) 오후 3시 전국 누적 강수량(mm). 붉은 색으로 보이는 강원 영동과 제주 산간에 300mm 가까운 많은 비가 내렸다. 어제(29일)~오늘(30일) 오후 3시 전국 누적 강수량(mm). 붉은 색으로 보이는 강원 영동과 제주 산간에 300mm 가까운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도 강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 사이 관측된 최대 순간 풍속을 보면 한라산 백록담이 초속 34.5m(시속 124.2km), 미시령 초속 32.2m(시속 116.3km), 제주공항 초속 31.1m(시속 112km), 가거도 초속 29.9m(시속 107.6km), 홍도 초속 29.1m(시속 104.8km) 등으로 산간과 섬 지역에서는 소형 태풍이 통과할 때 수준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습니다.

강한 바람이 잘 불지 않는 서울 중구에서도 새벽 한때 초속 19.1m(시속 68.8km)의 강풍이 관측됐습니다.

■ 소형 태풍급으로 발달한 저기압, 한반도 통과

어제오늘 관측된 비바람 기록은 소형 태풍이 지날 때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장마철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렇게 강한 바람까지 동반하는 경우는 드문데요. 원인은 실제로 태풍만큼 강한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어제오늘 한반도를 서에서 동으로 관통한 저기압의 모습입니다. 한반도 내륙을 통과할 당시 저기압의 중심 기압은 986~987hPa로 관측됐습니다. 지난해 10월 한반도를 관통하며 큰 피해를 입힌 제18호 태풍 '미탁'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MCWF)에서 예측한 오늘 오전 저기압의 한반도 통과 모습(화면 제공 : windy.com)유럽중기예보센터(EMCWF)에서 예측한 오늘 오전 저기압의 한반도 통과 모습(화면 제공 : windy.com)

중심 기압이 낮다 보니 기압 차이에 의해 부는 바람도 강했는데요. 반시계방향으로 저기압 중심을 향해 강하게 빨려 들어가는 바람의 모습도 마치 태풍처럼 보입니다.

다만, 이 저기압이 태풍으로 분류되지 않은 건 열대성 저기압이 아닌 온대 저기압이기 때문입니다. 태풍은 열대 해상에서 뜨거운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발달하는 저기압인데요, 이번에 통과한 저기압은 온대 지역에서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 사이에서 발달하는 전형적인 온대 저기압의 형태였습니다.

중국 남부에서 덥고 습한 기류가 유입된 가운데 한반도 북쪽에 머무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면서 온대 저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한 겁니다.

■ 내일 오전까지 강원 영동에 최고 60mm 비 더 내려

저기압의 중심은 이제 내륙 지역을 거쳐 점차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내륙 지역의 빗줄기는 많이 약해졌는데요. 여전히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이 있습니다. 강원 영동 지역입니다.

오후 2시 현재 레이더 관측 영상. 붉게 보이는 강원 영동 중북부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오후 2시 현재 레이더 관측 영상. 붉게 보이는 강원 영동 중북부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저기압 주위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붑니다. 이에 따라 저기압 중심의 북쪽 지역에서는 북동풍이 불어들게 됩니다. 한반도 지형의 특성상 동해상에서 북동풍이 강하게 불면 이 바람이 백두대간에 부딪혀 강원 영동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게 됩니다.

오늘 새벽부터 이런 이유로 강원 영동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데요. 저기압이 점차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비가 집중되는 지역도 점차 북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밤사이에는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지역 등 강원 영동 중북부 지역에 가장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는 앞으로 20에서 60mm의 비가 더 내리겠고, 시간당 10~20mm의 강한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습니다. 그 밖의 중부지방과 남부 내륙 지역에는 5에서 10mm의 비가 더 내리겠습니다.

이번 비는 강원 영동 지역은 내일 오전까지 이어지겠고,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 지역에서도 비가 내렸다 그치다를 반복하다 내일 낮에 점차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밖의 남부지방은 오늘 저녁에 대부분 비가 그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 당분간 장맛비 소강...무더위 이후 일요일부터 다시 비

장마 시작부터 많은 비가 자주 쏟아졌지만,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한동안은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토요일까지는 전국에 가끔 구름만 지날 뿐, 비는 내리지 않겠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동안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르고, 장맛비로 습도까지 높아져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장맛비는 일요일 오후에 제주와 남부지방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하겠습니다. 이후 다음 주 초에는 중부지방까지 확대돼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장마 초반부터 내린 비에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앞으로도 장마는 2~3주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장마가 주춤할 때 서둘러 시설물을 점검하는 등 피해 예방에 신경 써야 합니다.
  • 태풍도 아닌데…초속 30m 강풍에 300mm 폭우, 왜?
    • 입력 2020.06.30 (15:57)
    • 수정 2020.06.30 (18:37)
    취재K
강원 영동에 최고 300mm 가까운 폭우…태풍급 강풍도 관측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 관통한 것이 원인
강원 영동에 내일까지 최고 60mm 비 더 내릴 듯

지난밤 비바람 소리에 잠 설치신 분들 많으시죠? 전국에 세찬 비가 내렸고,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습니다. 예보처럼 '태풍급' 비바람이 몰아친 겁니다.

오늘(30일) 날이 밝으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빗줄기는 약해졌는데요. 아직 끝나지 않은 지역도 있습니다. 태풍도 아닌데 이처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원인은 무엇이고, 앞으로 조심해야 할 지역은 어디인지 짚어보겠습니다.

■ 강릉·속초에 6월 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산간에 초속 30m 강풍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특히 많은 비가 온 지역은 제주 산간과 강원 영동입니다. 어제(29일)부터 오늘(30일) 오후 3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속초 설악동 282mm, 미시령 264mm, 제주 한라산 삼각봉 255mm, 양양 강현 254mm, 부산 해운대 140mm, 울진 소곡 131.5mm, 보성 벌교 124mm 등입니다.

기상 관측소 공식 기록으로는 오늘 하루 강릉에 206mm의 비가 내려 1911년 기상 관측 이후 6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았고, 속초도 하루 강수량 175.9mm로 1968년 관측 이후 40여 년 만에 6월의 가장 큰 비로 기록됐습니다.

서울에도 75.9mm의 비가 내렸는데 오늘 하루만 64mm의 강수량이 기록돼 하루 강수량으로는 올해 들어 가장 많았습니다.

어제(29일)~오늘(30일) 오후 3시 전국 누적 강수량(mm). 붉은 색으로 보이는 강원 영동과 제주 산간에 300mm 가까운 많은 비가 내렸다. 어제(29일)~오늘(30일) 오후 3시 전국 누적 강수량(mm). 붉은 색으로 보이는 강원 영동과 제주 산간에 300mm 가까운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도 강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 사이 관측된 최대 순간 풍속을 보면 한라산 백록담이 초속 34.5m(시속 124.2km), 미시령 초속 32.2m(시속 116.3km), 제주공항 초속 31.1m(시속 112km), 가거도 초속 29.9m(시속 107.6km), 홍도 초속 29.1m(시속 104.8km) 등으로 산간과 섬 지역에서는 소형 태풍이 통과할 때 수준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습니다.

강한 바람이 잘 불지 않는 서울 중구에서도 새벽 한때 초속 19.1m(시속 68.8km)의 강풍이 관측됐습니다.

■ 소형 태풍급으로 발달한 저기압, 한반도 통과

어제오늘 관측된 비바람 기록은 소형 태풍이 지날 때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장마철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렇게 강한 바람까지 동반하는 경우는 드문데요. 원인은 실제로 태풍만큼 강한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어제오늘 한반도를 서에서 동으로 관통한 저기압의 모습입니다. 한반도 내륙을 통과할 당시 저기압의 중심 기압은 986~987hPa로 관측됐습니다. 지난해 10월 한반도를 관통하며 큰 피해를 입힌 제18호 태풍 '미탁'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MCWF)에서 예측한 오늘 오전 저기압의 한반도 통과 모습(화면 제공 : windy.com)유럽중기예보센터(EMCWF)에서 예측한 오늘 오전 저기압의 한반도 통과 모습(화면 제공 : windy.com)

중심 기압이 낮다 보니 기압 차이에 의해 부는 바람도 강했는데요. 반시계방향으로 저기압 중심을 향해 강하게 빨려 들어가는 바람의 모습도 마치 태풍처럼 보입니다.

다만, 이 저기압이 태풍으로 분류되지 않은 건 열대성 저기압이 아닌 온대 저기압이기 때문입니다. 태풍은 열대 해상에서 뜨거운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발달하는 저기압인데요, 이번에 통과한 저기압은 온대 지역에서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 사이에서 발달하는 전형적인 온대 저기압의 형태였습니다.

중국 남부에서 덥고 습한 기류가 유입된 가운데 한반도 북쪽에 머무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면서 온대 저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한 겁니다.

■ 내일 오전까지 강원 영동에 최고 60mm 비 더 내려

저기압의 중심은 이제 내륙 지역을 거쳐 점차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내륙 지역의 빗줄기는 많이 약해졌는데요. 여전히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이 있습니다. 강원 영동 지역입니다.

오후 2시 현재 레이더 관측 영상. 붉게 보이는 강원 영동 중북부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오후 2시 현재 레이더 관측 영상. 붉게 보이는 강원 영동 중북부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저기압 주위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붑니다. 이에 따라 저기압 중심의 북쪽 지역에서는 북동풍이 불어들게 됩니다. 한반도 지형의 특성상 동해상에서 북동풍이 강하게 불면 이 바람이 백두대간에 부딪혀 강원 영동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게 됩니다.

오늘 새벽부터 이런 이유로 강원 영동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데요. 저기압이 점차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비가 집중되는 지역도 점차 북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밤사이에는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지역 등 강원 영동 중북부 지역에 가장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는 앞으로 20에서 60mm의 비가 더 내리겠고, 시간당 10~20mm의 강한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습니다. 그 밖의 중부지방과 남부 내륙 지역에는 5에서 10mm의 비가 더 내리겠습니다.

이번 비는 강원 영동 지역은 내일 오전까지 이어지겠고,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 지역에서도 비가 내렸다 그치다를 반복하다 내일 낮에 점차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밖의 남부지방은 오늘 저녁에 대부분 비가 그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 당분간 장맛비 소강...무더위 이후 일요일부터 다시 비

장마 시작부터 많은 비가 자주 쏟아졌지만,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한동안은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토요일까지는 전국에 가끔 구름만 지날 뿐, 비는 내리지 않겠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동안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르고, 장맛비로 습도까지 높아져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장맛비는 일요일 오후에 제주와 남부지방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하겠습니다. 이후 다음 주 초에는 중부지방까지 확대돼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장마 초반부터 내린 비에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앞으로도 장마는 2~3주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장마가 주춤할 때 서둘러 시설물을 점검하는 등 피해 예방에 신경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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