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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징야-손흥민 ‘동반 태극마크’는 험난한 여정
입력 2020.06.30 (18:23) 스포츠K
세징야-손흥민 ‘동반 태극마크’는 험난한 여정
최근 K리그 대구 FC의 외국인 공격수 세징야(31·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6월 한 달 동안 4경기 5골을 기록한 활약뿐 아니라, 귀화를 결심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부 축구 팬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에 세징야의 특별 귀화를 요구하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016년 K리그 무대에 데뷔한 세징야는 입단 첫해에 11골을 넣으며 대구의 1부리그 승격에 힘을 보탰다. 이후 대구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현재까지 47득점에 39도움으로 40-40클럽 가입에 단 1도움만을 남겨놓고 있다.

■ 지난해부터 귀화 생각… 코로나 19 겪으며 굳혀

세징야는 29일 KBS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귀화에 대한 분명한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세징야는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의 꽃을 피웠다"며 "팬들의 높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지난해부터 귀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로 한국 거주 5년째가 되기 때문에 일반 귀화 요건을 채우게 된 것도 결심을 굳힌 요인 중 하나다. 부인의 한국 사랑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세징야는 "시즌이 종료된 뒤 고향인 브라질로 돌아가야 할 때마다 슬퍼해 달래느라 애를 쓴다"며 아내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 주저 없이 귀화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 특별 귀화보다 일반 귀화. 한국어 개인 과외 시작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일반귀화와 특별 귀화. 전자는 만 19세 이상 국내 5년 이상 거주, 일정한 자산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한국어 능력과 문화에 대한 이해 등 기본 소양이 필요하다. 세징야는 현재 일반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합평가 필기시험을 대비해 최근 한국어 개인 과외도 시작했다.

반면 특별 귀화는 말 그대로 특별한 요청으로 이뤄지는 방식인데, 스포츠에서는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아이스하키 등 외국인 선수들이 특별 귀화한 사례가 있다. 이는 일반 귀화의 가장 큰 요건인 5년의 국내 거주 기간을 채울 수 없는 사례에 적용되기 때문에, 세징야는 일반 귀화 쪽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축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귀화는 그리 낯설지 않다. 과거 소련 출신으로 1992년 일화축구단에 입단한 골키퍼 신의손이 2000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이성남, 이싸빅 등이 귀화를 이뤘다. 그러나 귀화 출신 선수가 태극마크를 단 사례는 한 건도 없다.

몬테네그로 출신으로 인천과 성남 등에서 뛰었던 라돈치치와 전북에서 활약한 브라질 출신의 에닝요 등이 국가대표로 희망했지만, 특별 귀화 형식의 대표 발탁에 도전했고 당시 대한체육회는 한국 문화 적응 등을 이유로 추천을 거부한 바 있다.

■ 손흥민과 함께 2022 카타르월드컵 뛰고 싶어…그런데?

세징야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꾸준히 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손흥민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다는 목표를 밝혀왔다.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일반 귀화를 통과한 뒤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현재 K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뛰어난 기량만큼은 국가대표감으로 모자람이 없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의 평가다.

조광래 대구 FC 사장은 "양발을 다 잘 쓰는 세징야가 미드필드 구역부터 밀고 들어가면 손흥민이 고립되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어 공격력이 훨씬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단 문제는 시간이다. 이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세징야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시점에 일반 귀화를 통과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일반 귀화를 통과하더라도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은 존재한다. 축구대표팀은 아직 귀화 선수에 대한 확실한 문호 개방을 하지 않았다.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가 직접 국가대표로 기용된 일본의 경우와는 다르다.

또 한 가지는 세징야의 기량이 국가대표팀이 반드시 '러브콜'을 해야 할 만큼 출중한가에 대한 평가이다. 세징야는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데, 이 포지션은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분이기도 하다. 주전을 꿰차는 대부분의 태극전사는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특별 귀화를 통해 농구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라건아와는 이런 면에서 차이가 있다. 뚜렷하게 국내 선수보다 높은 기량을 갖춘 라건아의 합류는 농구대표팀의 전력 상승에 절대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엄밀하게 세징야의 합류로 이와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까다로운 실력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국민 정서에도 부합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귀화 선수 세징야'의 대표팀 합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K리그를 거쳐 간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고, 진정성 있는 귀화 의사를 보인 세징야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들의 무한 애정과 팬들의 환호에 보답하는 방법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운동장에서 활약하는 방법뿐"이라며 한글로 이름 석 자를 거침없이 써내려간 세징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그의 도전을 축구계와 팬들은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 세징야-손흥민 ‘동반 태극마크’는 험난한 여정
    • 입력 2020.06.30 (18:23)
    스포츠K
세징야-손흥민 ‘동반 태극마크’는 험난한 여정
최근 K리그 대구 FC의 외국인 공격수 세징야(31·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6월 한 달 동안 4경기 5골을 기록한 활약뿐 아니라, 귀화를 결심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부 축구 팬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에 세징야의 특별 귀화를 요구하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016년 K리그 무대에 데뷔한 세징야는 입단 첫해에 11골을 넣으며 대구의 1부리그 승격에 힘을 보탰다. 이후 대구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현재까지 47득점에 39도움으로 40-40클럽 가입에 단 1도움만을 남겨놓고 있다.

■ 지난해부터 귀화 생각… 코로나 19 겪으며 굳혀

세징야는 29일 KBS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귀화에 대한 분명한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세징야는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의 꽃을 피웠다"며 "팬들의 높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지난해부터 귀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로 한국 거주 5년째가 되기 때문에 일반 귀화 요건을 채우게 된 것도 결심을 굳힌 요인 중 하나다. 부인의 한국 사랑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세징야는 "시즌이 종료된 뒤 고향인 브라질로 돌아가야 할 때마다 슬퍼해 달래느라 애를 쓴다"며 아내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 주저 없이 귀화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 특별 귀화보다 일반 귀화. 한국어 개인 과외 시작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일반귀화와 특별 귀화. 전자는 만 19세 이상 국내 5년 이상 거주, 일정한 자산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한국어 능력과 문화에 대한 이해 등 기본 소양이 필요하다. 세징야는 현재 일반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합평가 필기시험을 대비해 최근 한국어 개인 과외도 시작했다.

반면 특별 귀화는 말 그대로 특별한 요청으로 이뤄지는 방식인데, 스포츠에서는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아이스하키 등 외국인 선수들이 특별 귀화한 사례가 있다. 이는 일반 귀화의 가장 큰 요건인 5년의 국내 거주 기간을 채울 수 없는 사례에 적용되기 때문에, 세징야는 일반 귀화 쪽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축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귀화는 그리 낯설지 않다. 과거 소련 출신으로 1992년 일화축구단에 입단한 골키퍼 신의손이 2000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이성남, 이싸빅 등이 귀화를 이뤘다. 그러나 귀화 출신 선수가 태극마크를 단 사례는 한 건도 없다.

몬테네그로 출신으로 인천과 성남 등에서 뛰었던 라돈치치와 전북에서 활약한 브라질 출신의 에닝요 등이 국가대표로 희망했지만, 특별 귀화 형식의 대표 발탁에 도전했고 당시 대한체육회는 한국 문화 적응 등을 이유로 추천을 거부한 바 있다.

■ 손흥민과 함께 2022 카타르월드컵 뛰고 싶어…그런데?

세징야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꾸준히 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손흥민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다는 목표를 밝혀왔다.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일반 귀화를 통과한 뒤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현재 K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뛰어난 기량만큼은 국가대표감으로 모자람이 없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의 평가다.

조광래 대구 FC 사장은 "양발을 다 잘 쓰는 세징야가 미드필드 구역부터 밀고 들어가면 손흥민이 고립되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어 공격력이 훨씬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단 문제는 시간이다. 이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세징야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시점에 일반 귀화를 통과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일반 귀화를 통과하더라도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은 존재한다. 축구대표팀은 아직 귀화 선수에 대한 확실한 문호 개방을 하지 않았다.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가 직접 국가대표로 기용된 일본의 경우와는 다르다.

또 한 가지는 세징야의 기량이 국가대표팀이 반드시 '러브콜'을 해야 할 만큼 출중한가에 대한 평가이다. 세징야는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데, 이 포지션은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분이기도 하다. 주전을 꿰차는 대부분의 태극전사는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특별 귀화를 통해 농구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라건아와는 이런 면에서 차이가 있다. 뚜렷하게 국내 선수보다 높은 기량을 갖춘 라건아의 합류는 농구대표팀의 전력 상승에 절대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엄밀하게 세징야의 합류로 이와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까다로운 실력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국민 정서에도 부합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귀화 선수 세징야'의 대표팀 합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K리그를 거쳐 간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고, 진정성 있는 귀화 의사를 보인 세징야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들의 무한 애정과 팬들의 환호에 보답하는 방법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운동장에서 활약하는 방법뿐"이라며 한글로 이름 석 자를 거침없이 써내려간 세징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그의 도전을 축구계와 팬들은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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