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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서 몰카 찍다 임자 만났다” ‘일주일 새 두 명 붙잡은 21살 청년’
입력 2020.07.01 (14:29) 수정 2020.07.01 (14:32) 취재K
“정류장서 몰카 찍다 임자 만났다” ‘일주일 새 두 명 붙잡은 21살 청년’
■ "제가 유독 눈치가 빨라요"…21살 태권 청년 '매의 눈'에 포착된 몰카 행각들

"그날도 비가 왔습니다".
다소 왜소한 체격에 우산을 쓴 채 충북 청주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KBS 취재진을 만난 21살 청년 김○○ 씨. 여성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남성을 일주일새 2명이나 체포한, 보기 드문 용감한 청년입니다. 일주일새 한 버스정류장에서 몰카 혐의자들을 잇따라 포착하는 우연도 잘 없을 겁니다.

비가 내렸던 지난달 29일, 김 씨는 충북 청주 시내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48살 A 씨의 몰카 행각을 눈치채고 10분가량,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에는 버스 정류장에서 역시 여성을 향해 몰카를 찍던 39살 B 씨를 발견해 추격전 끝에 상처까지 입었죠. 자신을 평범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소개한 김 씨는 "그저 유독 눈치가 빨랐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들을 제압했던 비결, 김 씨의 태권도 3단 실력도 한몫했습니다. 그보다 기자의 눈에 먼저 들어온 건 김 씨의 상처 입은 팔과 발목이었습니다.



■ 몰카 범죄 표적된 도심 '버스정류장'…승차 순간 치마 속으로 향한 휴대전화

김 씨가 현행범으로 체포한 몰카 혐의자들의 수법은 사실 간단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 40분, 충북 청주시 영동의 한 정류장에서 48살 A 씨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의자에 앉아 있는 여성 옆에 앉습니다. 그러더니 자신의 휴대전화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옆 여성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주변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휴대전화에 집중하던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삼은 겁니다. 피해 여성이 버스에 오르자 이번엔 여성의 뒤에 바짝 붙어 불법 촬영을 합니다. 이 장면은 버스 CCTV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이 모든 걸 지켜본 김 씨는 안 되겠다 싶어 뒤따라 버스에 올라탑니다. 자신이 타야 할 노선버스도 아니었습니다. 김 씨는 버스 뒤 칸에 자리를 잡은 A 씨에 다가가 휴대전화 확인을 요청합니다. 이를 강하게 뿌리친 A 씨, 버스를 세워달라고 외치자 김 씨도 외칩니다. "불법 촬영 남성입니다". 이때부터 둘의 본격적인 몸싸움은 10분가량 계속됩니다. 결국 김 씨에게 제압당한 A 씨, 승객이 신고한 인근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 '종이 가방' 든 남성, 작은 구멍 뚫고 '불법 촬영'

이보다 앞선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6시 30분. 김 씨는 똑같은 버스 정류장에서 이번엔 종이 가방을 든 수상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39살 B 씨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종이 가방을 유심히 쳐다보니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김 씨의 말로는 그 구멍이 '반짝' 빛이 났다고 합니다. 역시 휴대전화 카메라였습니다. 예리한 눈매를 가진 김 씨, 불법 촬영 아니냐며 확인을 요청하자 B 씨는 줄행랑을 쳤고 이때부터 추격전이 시작됐습니다. 주변 지하상가로 도망치는 B 씨를 계단에서 잡은 김 씨는 중심을 잃어 일곱 계단을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지나가는 시민 3명이 김 씨를 도우면서 B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서울에서 이미 몰카 범죄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수배자였습니다. 경찰은 A 씨와 B 씨 모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 "또 목격한다면 붙잡을 거예요"…경찰 표창장 정중히 거절한 '용감한 청년'

어떻게 몰카 혐의자들을 체포할 생각을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피해자가 더는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또 불법 촬영을 목격하면 끝까지 쫓아가서 붙잡을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김 씨에게 줄 시민 표창장을 준비하고 있다가 돌연 취소했습니다. 김 씨가 "자신은 그냥 할 일을 했다"며 "표창장을 받지 않겠다"고 해섭니다.

KBS의 단독 보도로 용감한 김 씨의 선행이 널리 알려졌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김 씨를 경찰관으로 특채하라"는 요구까지 쇄도했는데요. 21살 김 씨에게 꿈이 뭔지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평범하게 음악 관련 일을 하고 싶어요".

경찰은 김 씨에게 두 사건의 공을 인정해 '포상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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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류장서 몰카 찍다 임자 만났다” ‘일주일 새 두 명 붙잡은 21살 청년’
    • 입력 2020.07.01 (14:29)
    • 수정 2020.07.01 (14:32)
    취재K
“정류장서 몰카 찍다 임자 만났다” ‘일주일 새 두 명 붙잡은 21살 청년’
■ "제가 유독 눈치가 빨라요"…21살 태권 청년 '매의 눈'에 포착된 몰카 행각들

"그날도 비가 왔습니다".
다소 왜소한 체격에 우산을 쓴 채 충북 청주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KBS 취재진을 만난 21살 청년 김○○ 씨. 여성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남성을 일주일새 2명이나 체포한, 보기 드문 용감한 청년입니다. 일주일새 한 버스정류장에서 몰카 혐의자들을 잇따라 포착하는 우연도 잘 없을 겁니다.

비가 내렸던 지난달 29일, 김 씨는 충북 청주 시내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48살 A 씨의 몰카 행각을 눈치채고 10분가량,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에는 버스 정류장에서 역시 여성을 향해 몰카를 찍던 39살 B 씨를 발견해 추격전 끝에 상처까지 입었죠. 자신을 평범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소개한 김 씨는 "그저 유독 눈치가 빨랐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들을 제압했던 비결, 김 씨의 태권도 3단 실력도 한몫했습니다. 그보다 기자의 눈에 먼저 들어온 건 김 씨의 상처 입은 팔과 발목이었습니다.



■ 몰카 범죄 표적된 도심 '버스정류장'…승차 순간 치마 속으로 향한 휴대전화

김 씨가 현행범으로 체포한 몰카 혐의자들의 수법은 사실 간단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 40분, 충북 청주시 영동의 한 정류장에서 48살 A 씨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의자에 앉아 있는 여성 옆에 앉습니다. 그러더니 자신의 휴대전화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옆 여성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주변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휴대전화에 집중하던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삼은 겁니다. 피해 여성이 버스에 오르자 이번엔 여성의 뒤에 바짝 붙어 불법 촬영을 합니다. 이 장면은 버스 CCTV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이 모든 걸 지켜본 김 씨는 안 되겠다 싶어 뒤따라 버스에 올라탑니다. 자신이 타야 할 노선버스도 아니었습니다. 김 씨는 버스 뒤 칸에 자리를 잡은 A 씨에 다가가 휴대전화 확인을 요청합니다. 이를 강하게 뿌리친 A 씨, 버스를 세워달라고 외치자 김 씨도 외칩니다. "불법 촬영 남성입니다". 이때부터 둘의 본격적인 몸싸움은 10분가량 계속됩니다. 결국 김 씨에게 제압당한 A 씨, 승객이 신고한 인근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 '종이 가방' 든 남성, 작은 구멍 뚫고 '불법 촬영'

이보다 앞선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6시 30분. 김 씨는 똑같은 버스 정류장에서 이번엔 종이 가방을 든 수상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39살 B 씨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종이 가방을 유심히 쳐다보니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김 씨의 말로는 그 구멍이 '반짝' 빛이 났다고 합니다. 역시 휴대전화 카메라였습니다. 예리한 눈매를 가진 김 씨, 불법 촬영 아니냐며 확인을 요청하자 B 씨는 줄행랑을 쳤고 이때부터 추격전이 시작됐습니다. 주변 지하상가로 도망치는 B 씨를 계단에서 잡은 김 씨는 중심을 잃어 일곱 계단을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지나가는 시민 3명이 김 씨를 도우면서 B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서울에서 이미 몰카 범죄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수배자였습니다. 경찰은 A 씨와 B 씨 모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 "또 목격한다면 붙잡을 거예요"…경찰 표창장 정중히 거절한 '용감한 청년'

어떻게 몰카 혐의자들을 체포할 생각을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피해자가 더는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또 불법 촬영을 목격하면 끝까지 쫓아가서 붙잡을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김 씨에게 줄 시민 표창장을 준비하고 있다가 돌연 취소했습니다. 김 씨가 "자신은 그냥 할 일을 했다"며 "표창장을 받지 않겠다"고 해섭니다.

KBS의 단독 보도로 용감한 김 씨의 선행이 널리 알려졌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김 씨를 경찰관으로 특채하라"는 요구까지 쇄도했는데요. 21살 김 씨에게 꿈이 뭔지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평범하게 음악 관련 일을 하고 싶어요".

경찰은 김 씨에게 두 사건의 공을 인정해 '포상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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