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누구 탓일까?”…국내최초 인식조사 실시

입력 2020.07.01 (15:45) 수정 2020.07.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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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국내 최초 코로나19 확진자-접촉자 인식조사
확진자 60%, "코로나19 감염은 환자탓 아니다"
"환자탓 아니다" 인식…일반인은 34.6%로 낮아
확진자를 향한 낙인은 위기 극복에 도움 안 돼

재난엔 항상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란 물음이 뒤따릅니다. 이 물음은 중요합니다. 책임은 재난의 원인과 직결됩니다. 원인을 밝히는 일은 재난에 대응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책임인가?

코로나19도 예외는 아닙니다. 감염은 누구 책임인가란 물음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대답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대한 인식조사가 실시됐습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확진자와 접촉자, 일반인 등 1,498명이 대상이 된 국내 최초의 조사입니다.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은 환자에게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일반인의 30.7%는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그렇다'라고 답한 확진자와 접촉자는 각각 9.1%, 18.1%에 그쳤습니다.

"환자 잘못이 아니다"란 질문에 대해서는 확진자의 60%가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같은 문항에 대해 일반인은 34.6%만이 동의했습니다.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스스로 막을 수 있었다"란 질문에는 일반인은 41.2%가 동의했지만 확진자는 13.6%만이 동의했습니다.

위 3가지 문항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책임에 대한 확진자의 일반인의 큰 인식차를 잘 보여줍니다.

확진자는 환자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반면, 일반인들은 코로나19 감염이 환자 탓이라는 인식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환자의 가장 큰 두려움은 '낙인'

이러한 인식차는 확진자들의 낙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두려움의 정도를 5점 척도로 설문한 결과 "주변으로 받을 비난과 피해가 두렵다"가 3.87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심지어 "완치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2.75점), "완치 후 재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3.46점)보다도 더 높은 수치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에 대한 책임 전가와 비난이 환자들에게는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접촉자들에 대한 같은 조사에서는 "확진에 대한 두려움"이 3.77점으로 가장 높았고, "주변으로 받을 비난과 피해가 두렵다"는 3.53점이었습니다.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끝나지 않는 고통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충격과 사회적 비난에 대한 두려움은 완치 후에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확진자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의 27.3%는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28점 이상)'로 조사됐습니다. 조사의 참여한 확진자의 3분의 1은 심각한 스트레스 상태라는 겁니다.

스트레스 정도가 낮아(7점 이하) 별도의 후속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확진자는 10.9%에 그쳤습니다. 결국 확진자 대부분은 후속 모니터링이 필요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있었습니다.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한 확진자들의 응답 결과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한 확진자들의 응답 결과

극복의 힘은 가족과 주변의 응원

그렇다면 확진자들의 이러한 힘든 상황을 극복하게 해주는 힘은 무엇일까요? 위 그림은 연구팀이 "코로나19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무엇이 도움이 됐는가"를 개방형 질문으로 물은 결과를 워드 클라우드 방식으로 시각화한 결과입니다.

확진자들은 응원(12건), 주변(11건), 의료진과 친구(각각 10건)순으로 많이 꼽았습니다. 접촉자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한 조사에서는 가족(257건), 정부(75건), 친구(68건), 위로(67건), 격려(56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확진자에 대한 낙인, 위기 극복에 도움 안돼

결국 확진자와 접촉자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극북하게 해주는 것은 격려와 응원, 가족과 친구였습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확진자들이 완치나 재감염 여부보다도 자신이 끼칠 사회적 피해, 즉 민폐를 많이 두려워한다"며 "감염 발생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면 가해자-피해자 구도로 확진자를 향한 낙인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낙인은 감염병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답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기 보다는 코로나19라는 재난을 우리 사회가 함께 극복해야할 공동 책임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확진자를 무조건 비난하고 낙인을 찍기 보다는 감염병 재난이라는 위기를 같이 극복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누구의 책임인가?"란 질문에 보다 현명한 대답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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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누구 탓일까?”…국내최초 인식조사 실시
    • 입력 2020-07-01 15:45:51
    • 수정2020-07-01 15:50:04
    취재K
국내 최초 코로나19 확진자-접촉자 인식조사<br />확진자 60%, "코로나19 감염은 환자탓 아니다"<br />"환자탓 아니다" 인식…일반인은 34.6%로 낮아<br />확진자를 향한 낙인은 위기 극복에 도움 안 돼
재난엔 항상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란 물음이 뒤따릅니다. 이 물음은 중요합니다. 책임은 재난의 원인과 직결됩니다. 원인을 밝히는 일은 재난에 대응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책임인가?

코로나19도 예외는 아닙니다. 감염은 누구 책임인가란 물음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대답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대한 인식조사가 실시됐습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확진자와 접촉자, 일반인 등 1,498명이 대상이 된 국내 최초의 조사입니다.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은 환자에게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일반인의 30.7%는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그렇다'라고 답한 확진자와 접촉자는 각각 9.1%, 18.1%에 그쳤습니다.

"환자 잘못이 아니다"란 질문에 대해서는 확진자의 60%가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같은 문항에 대해 일반인은 34.6%만이 동의했습니다.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스스로 막을 수 있었다"란 질문에는 일반인은 41.2%가 동의했지만 확진자는 13.6%만이 동의했습니다.

위 3가지 문항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책임에 대한 확진자의 일반인의 큰 인식차를 잘 보여줍니다.

확진자는 환자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반면, 일반인들은 코로나19 감염이 환자 탓이라는 인식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환자의 가장 큰 두려움은 '낙인'

이러한 인식차는 확진자들의 낙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두려움의 정도를 5점 척도로 설문한 결과 "주변으로 받을 비난과 피해가 두렵다"가 3.87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심지어 "완치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2.75점), "완치 후 재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3.46점)보다도 더 높은 수치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에 대한 책임 전가와 비난이 환자들에게는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접촉자들에 대한 같은 조사에서는 "확진에 대한 두려움"이 3.77점으로 가장 높았고, "주변으로 받을 비난과 피해가 두렵다"는 3.53점이었습니다.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끝나지 않는 고통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충격과 사회적 비난에 대한 두려움은 완치 후에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확진자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의 27.3%는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28점 이상)'로 조사됐습니다. 조사의 참여한 확진자의 3분의 1은 심각한 스트레스 상태라는 겁니다.

스트레스 정도가 낮아(7점 이하) 별도의 후속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확진자는 10.9%에 그쳤습니다. 결국 확진자 대부분은 후속 모니터링이 필요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있었습니다.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한 확진자들의 응답 결과
극복의 힘은 가족과 주변의 응원

그렇다면 확진자들의 이러한 힘든 상황을 극복하게 해주는 힘은 무엇일까요? 위 그림은 연구팀이 "코로나19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무엇이 도움이 됐는가"를 개방형 질문으로 물은 결과를 워드 클라우드 방식으로 시각화한 결과입니다.

확진자들은 응원(12건), 주변(11건), 의료진과 친구(각각 10건)순으로 많이 꼽았습니다. 접촉자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한 조사에서는 가족(257건), 정부(75건), 친구(68건), 위로(67건), 격려(56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확진자에 대한 낙인, 위기 극복에 도움 안돼

결국 확진자와 접촉자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극북하게 해주는 것은 격려와 응원, 가족과 친구였습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확진자들이 완치나 재감염 여부보다도 자신이 끼칠 사회적 피해, 즉 민폐를 많이 두려워한다"며 "감염 발생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면 가해자-피해자 구도로 확진자를 향한 낙인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낙인은 감염병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답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기 보다는 코로나19라는 재난을 우리 사회가 함께 극복해야할 공동 책임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확진자를 무조건 비난하고 낙인을 찍기 보다는 감염병 재난이라는 위기를 같이 극복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누구의 책임인가?"란 질문에 보다 현명한 대답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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