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초당 1억’ 추경 심의? 속도만 아니라 방향

입력 2020.07.02 (07:42) 수정 2020.07.0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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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이번 코로나 와중에도 오히려 성공한 산업 있죠? 네, 서로 접촉 없이 온라인 등으로 거래하는 '비대면 산업'입니다. 이제는 4차 산업과 결합될 미래 산업으로 떠올랐죠? 그러면, 초중등학교에 낡은 컴퓨터 새걸로 교체해주고 무선 네트워크 깔아주는 것, 이거, '비대면 산업 육성'을 위한 사업 맞나요? 게다가 이걸 코로나 이후 성장을 이끌 한국판 뉴딜 사업 중 하나라고 한다면요? 누구라도 갸우뚱하시겠죠? 그런데 지금 심의중인 3차 추경엔 그렇게 편성돼 있답니다.

이처럼 이번 3차 추경안에 대해 심각한 지적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일자리 사업만 해도 일회성 단기 일자리가 상당수라는 겁니다. 일부는 추후 구직활동에 도움되는 업무 경험 쌓기라 하기에도 곤란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재활용품 선별작업이나 산사태 현장 예방단 같은 일이죠. 만든 일자리수가 오히려 실업자수를 넘어서는, 과잉의 우려까지 나옵니다. 지자체등의 일자리 사업에다 직업훈련사업 등 기존 관련사업이 겹쳐서입니다. 3차 추경에 포함된 한국형 뉴딜 사업도 앞서 보셨듯이 사업목적이 불분명하거나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게 상당수라는 평가가 제기됐습니다. 국회 예산 정책처까지도 이번 3차 추경에 대한 면밀한 국회 심의를 주문합니다. 특히 사업에 따라서는 내용 소명은 물론, 설계 보완까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주도하는 이번 추경 심의는 불과 나흘입니다. 시급해서라지만 무려 35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추경입니다. 24시간 밤샘 심의해도 초당 1억 원씩은 심의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우려는 상임위별 예비 심의에서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평균 심의시간 겨우 2시간 남짓. 3조원 넘는 예산증액까지 이뤄졌습니다. 역대급 추경에 역대급 졸속 심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물론 추경엔 속도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속도 만큼 중요한 게 방향입니다. 방향 바로 잡는 게 국회 심의구요. 속도만 내다 방향이 잘못된 배가 갈 곳은 산속뿐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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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초당 1억’ 추경 심의? 속도만 아니라 방향
    • 입력 2020-07-02 07:54:10
    • 수정2020-07-02 07: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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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이번 코로나 와중에도 오히려 성공한 산업 있죠? 네, 서로 접촉 없이 온라인 등으로 거래하는 '비대면 산업'입니다. 이제는 4차 산업과 결합될 미래 산업으로 떠올랐죠? 그러면, 초중등학교에 낡은 컴퓨터 새걸로 교체해주고 무선 네트워크 깔아주는 것, 이거, '비대면 산업 육성'을 위한 사업 맞나요? 게다가 이걸 코로나 이후 성장을 이끌 한국판 뉴딜 사업 중 하나라고 한다면요? 누구라도 갸우뚱하시겠죠? 그런데 지금 심의중인 3차 추경엔 그렇게 편성돼 있답니다.

이처럼 이번 3차 추경안에 대해 심각한 지적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일자리 사업만 해도 일회성 단기 일자리가 상당수라는 겁니다. 일부는 추후 구직활동에 도움되는 업무 경험 쌓기라 하기에도 곤란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재활용품 선별작업이나 산사태 현장 예방단 같은 일이죠. 만든 일자리수가 오히려 실업자수를 넘어서는, 과잉의 우려까지 나옵니다. 지자체등의 일자리 사업에다 직업훈련사업 등 기존 관련사업이 겹쳐서입니다. 3차 추경에 포함된 한국형 뉴딜 사업도 앞서 보셨듯이 사업목적이 불분명하거나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게 상당수라는 평가가 제기됐습니다. 국회 예산 정책처까지도 이번 3차 추경에 대한 면밀한 국회 심의를 주문합니다. 특히 사업에 따라서는 내용 소명은 물론, 설계 보완까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주도하는 이번 추경 심의는 불과 나흘입니다. 시급해서라지만 무려 35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추경입니다. 24시간 밤샘 심의해도 초당 1억 원씩은 심의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우려는 상임위별 예비 심의에서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평균 심의시간 겨우 2시간 남짓. 3조원 넘는 예산증액까지 이뤄졌습니다. 역대급 추경에 역대급 졸속 심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물론 추경엔 속도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속도 만큼 중요한 게 방향입니다. 방향 바로 잡는 게 국회 심의구요. 속도만 내다 방향이 잘못된 배가 갈 곳은 산속뿐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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