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녹고 있는 영구동토층”…러시아 인프라 위협

입력 2020.07.02 (18:09) 수정 2020.07.0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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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서는 지난 5월 말 시베리아 지역의 한 발전소에서 연료탱크 파손으로 경유가 대량 유출되면서 인근 강이 오염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사고가 온난화로 연료탱크 아래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기후 변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위에 건설된 2,500억 달러 우리 돈 300조 원 규모의 러시아의 인프라, 즉 사회간접자본이 위협받고 있다는데요,

모스크바 김준호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먼저, 경유 유출 사고 내용부터 간략하게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 5월 29일 러시아 시베리아 노릴스크시의 한 발전소 연료 탱크가 파손되면서 경유 2만 천 톤이 유출됐습니다.

이 가운데 6천 톤은 토양을 오염시켰고, 나머지 만 5천 톤이 인근 암바르나야 강으로 유입된 것입니다.

대규모 재난사태가 발생하면서 러시아 연방정부는 해당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방제 관련 지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노르니켈(발전소 운영회사) 직원들이 피해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방제 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현재 방제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생태계가 회복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앵커]

이번 사고의 원인은 판명이 됐습니까?

[기자]

네, 사고 조사를 진행한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연료탱크 아래에 있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전소 운영회사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댜첸코/발전소 운영회사 부사장 : "수년간의 비정상적인 온난화로, 영구 동토층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탱크 주변의 지반이 일부 붕괴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네, 발전소가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됐고, 이것이 녹으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얘기인데, 영구동토층이 무엇인지,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기자]

네, 영구동토층이란 2년 이상 모든 계절 동안 결빙 온도 이하로 유지되는 땅을 말합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노릴스크시는 북극권 안에 위치한 인구 18만 명의 도시로 바로 이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지난 2016년 영국 가디언지에 보도된 노릴스크시의 건물 사진들은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된 이 도시가 직면한 문제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영구동토층이 많이 분포해 있는 시베리아 지역의 기온이 지난달(6월) 20일 최고 섭씨 38도를 기록하는 등 지구의 다른 곳들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있어 문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러시아의 영토에서 영구동토층은 어느 정도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또, 그 위에는 얼마나 많은 인프라들이 설치돼 있습니까?

[기자]

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토의 3분의 2가량이 영구동토층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러시아 경제를 이끌어가는 석유와 가스 등 '자원 추출 인프라' 즉 사회간접자본의 많은 부분이 이 영구동토층 위에 설치돼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영구동토층의 해동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영구동토층에 거주하는 인구는 전체의 4%에 불과하지만, 러시아 전체 고정자산의 17%가 영구동토층에 배치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 고정자산의 가치는 미화 2,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0조 원에 이릅니다.

이들 자산이 기후 변화로 입는 피해를 저감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사회간접자본의 경우 약 850억 달러, 우리 돈 100조 원,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약 500억 달러, 우리 돈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이 보고서는 추산했습니다.

푸틴대통령은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러시아 내의 모든 석유류 저장 시설에 대한 점검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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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녹고 있는 영구동토층”…러시아 인프라 위협
    • 입력 2020-07-02 18:11:43
    • 수정2020-07-02 18: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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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서는 지난 5월 말 시베리아 지역의 한 발전소에서 연료탱크 파손으로 경유가 대량 유출되면서 인근 강이 오염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사고가 온난화로 연료탱크 아래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기후 변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위에 건설된 2,500억 달러 우리 돈 300조 원 규모의 러시아의 인프라, 즉 사회간접자본이 위협받고 있다는데요,

모스크바 김준호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먼저, 경유 유출 사고 내용부터 간략하게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 5월 29일 러시아 시베리아 노릴스크시의 한 발전소 연료 탱크가 파손되면서 경유 2만 천 톤이 유출됐습니다.

이 가운데 6천 톤은 토양을 오염시켰고, 나머지 만 5천 톤이 인근 암바르나야 강으로 유입된 것입니다.

대규모 재난사태가 발생하면서 러시아 연방정부는 해당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방제 관련 지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노르니켈(발전소 운영회사) 직원들이 피해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방제 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현재 방제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생태계가 회복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앵커]

이번 사고의 원인은 판명이 됐습니까?

[기자]

네, 사고 조사를 진행한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연료탱크 아래에 있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전소 운영회사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댜첸코/발전소 운영회사 부사장 : "수년간의 비정상적인 온난화로, 영구 동토층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탱크 주변의 지반이 일부 붕괴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네, 발전소가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됐고, 이것이 녹으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얘기인데, 영구동토층이 무엇인지,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기자]

네, 영구동토층이란 2년 이상 모든 계절 동안 결빙 온도 이하로 유지되는 땅을 말합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노릴스크시는 북극권 안에 위치한 인구 18만 명의 도시로 바로 이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지난 2016년 영국 가디언지에 보도된 노릴스크시의 건물 사진들은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된 이 도시가 직면한 문제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영구동토층이 많이 분포해 있는 시베리아 지역의 기온이 지난달(6월) 20일 최고 섭씨 38도를 기록하는 등 지구의 다른 곳들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있어 문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러시아의 영토에서 영구동토층은 어느 정도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또, 그 위에는 얼마나 많은 인프라들이 설치돼 있습니까?

[기자]

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토의 3분의 2가량이 영구동토층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러시아 경제를 이끌어가는 석유와 가스 등 '자원 추출 인프라' 즉 사회간접자본의 많은 부분이 이 영구동토층 위에 설치돼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영구동토층의 해동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영구동토층에 거주하는 인구는 전체의 4%에 불과하지만, 러시아 전체 고정자산의 17%가 영구동토층에 배치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 고정자산의 가치는 미화 2,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0조 원에 이릅니다.

이들 자산이 기후 변화로 입는 피해를 저감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사회간접자본의 경우 약 850억 달러, 우리 돈 100조 원,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약 500억 달러, 우리 돈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이 보고서는 추산했습니다.

푸틴대통령은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러시아 내의 모든 석유류 저장 시설에 대한 점검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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