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청년 민심 달래기’?…“추경에 ‘청년 맞춤형’ 지원 예산 추가”

입력 2020.07.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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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는 20대를 위한 청년 맞춤형 지원 예산을 추가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일(3일) 3차 추경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오늘(2일) 아침 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청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청년 취업자 수가 3월부터 하락하고, 청년 세대 신용대출 연체액도 증가했다"며 "청년의 삶을 지키기 위한 예산을 추가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경 처리 기한을 하루 앞두고, 청년 세대를 위한 맞춤형 예산을 추가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 "청년 주거 금융 지원 등 3,600억 원 추가"…청년 달래기?

김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3차 추경에 요청한 청년 지원 사업의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김 원내대표와 홍 원내대변인 설명을 종합해보면 추경에 추가될 예산은 ▲역세권 전세 임대 주택 확대와 다가구 매입 주택 추가 공급 등 청년 주거 금융 지원 2,500억 ▲IT 역량 활용 취업 지원 등 청년 일자리 지원 1,000억 ▲비대면 사업 분야 창업 콘테스트 개최금 등 100억, 모두 3,600억 원입니다.

김 원내대표의 말처럼, 3월 이후 청년층의 사정이 팍팍해진 건 맞습니다. 지난달 '나라살림연구소'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20대의 대출 연체액이 4월보다 약 3%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총대출액도 3.7% 늘었습니다. 이들 연령층의 총대출액과 연체액은 3월부터 꾸준히 늘어난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 예산을 추가한다고 굳이 강조하며 이야길 꺼낸 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슈 등으로 마음을 돌린 청년 민심을 달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오늘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1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조사보다 3.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서울, 20대, 중도층, 무직·사무직에서 하락을 주도했다는 분석인데요. 20대 지지율만 놓고 보면 지난주에 비해 5%포인트 떨어졌습니다. 30대에서 3.3%포인트, 50대에서 4.5%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폭이 더 큽니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KBS에 "청년들이 현재 코로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일자리 구하기 등이 어려운 상황이니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부터 상임위 간사단과 정책위 등의 협의를 해 온 내용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왜 오늘 이런 내용을 밝히게 된 거냐'는 질문에는 "쭉 얘기는 해 왔는데, 그걸 공개하면서 회의하진 않는다"며 "(그렇게 하고)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희망 고문이지 않냐"고 되물었습니다.


■ 어제까지 감액 823억인데…통합 "졸속 추경"

김 원내수석 말처럼, 중요한 건 실제로 이 예산이 '희망 고문'이 되지 않도록, 실제로 반영될 수 있냐는 겁니다.

이 같은 예산 추가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예결위 여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에게 주문한 내용이었다고도 전해졌는데요.

3차 추경안 세부 심사를 위한 조정 소위원회가 어제(1일)와 오늘 이틀째 열리고 있고, 민주당이 밝힌 내역에 대해서도 증액 심사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어제 이뤄진 감액 심사에서 감액은 823억여 원 규모로만 이뤄졌습니다. 오늘 소위에서 일부 보류 사업에 대해 더 감액하겠지만, 3,600억 원어치 감액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100% 반영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단순히 김 원내대표만의 생각이 아니라 청년 문제 때문에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 반영되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졸속 추경'이라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회의에서 "대통령이 오는 3일까지 처리하라고 하니까, 국회가 며칠 사이에 35조 예산을 심의도 없이 일사천리로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고요. 통합당 내 추경 심사를 주도한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역대급 졸속, 날림 추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오늘 또다시 추경 심사를 꼼꼼히 했다고 밝혔는데요. "가장 시급한 분야에 예산을 우선으로 편성하기 위해 예결위 소위에서 더욱 정밀하고 세심하게 '현미경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통합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조정소위에서 최종 심사안을 확정한 뒤, 내일 본회의에서 3차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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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청년 민심 달래기’?…“추경에 ‘청년 맞춤형’ 지원 예산 추가”
    • 입력 2020-07-02 18:40:20
    취재K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는 20대를 위한 청년 맞춤형 지원 예산을 추가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일(3일) 3차 추경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오늘(2일) 아침 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청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청년 취업자 수가 3월부터 하락하고, 청년 세대 신용대출 연체액도 증가했다"며 "청년의 삶을 지키기 위한 예산을 추가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경 처리 기한을 하루 앞두고, 청년 세대를 위한 맞춤형 예산을 추가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 "청년 주거 금융 지원 등 3,600억 원 추가"…청년 달래기?

김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3차 추경에 요청한 청년 지원 사업의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김 원내대표와 홍 원내대변인 설명을 종합해보면 추경에 추가될 예산은 ▲역세권 전세 임대 주택 확대와 다가구 매입 주택 추가 공급 등 청년 주거 금융 지원 2,500억 ▲IT 역량 활용 취업 지원 등 청년 일자리 지원 1,000억 ▲비대면 사업 분야 창업 콘테스트 개최금 등 100억, 모두 3,600억 원입니다.

김 원내대표의 말처럼, 3월 이후 청년층의 사정이 팍팍해진 건 맞습니다. 지난달 '나라살림연구소'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20대의 대출 연체액이 4월보다 약 3%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총대출액도 3.7% 늘었습니다. 이들 연령층의 총대출액과 연체액은 3월부터 꾸준히 늘어난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 예산을 추가한다고 굳이 강조하며 이야길 꺼낸 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슈 등으로 마음을 돌린 청년 민심을 달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오늘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1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조사보다 3.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서울, 20대, 중도층, 무직·사무직에서 하락을 주도했다는 분석인데요. 20대 지지율만 놓고 보면 지난주에 비해 5%포인트 떨어졌습니다. 30대에서 3.3%포인트, 50대에서 4.5%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폭이 더 큽니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KBS에 "청년들이 현재 코로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일자리 구하기 등이 어려운 상황이니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부터 상임위 간사단과 정책위 등의 협의를 해 온 내용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왜 오늘 이런 내용을 밝히게 된 거냐'는 질문에는 "쭉 얘기는 해 왔는데, 그걸 공개하면서 회의하진 않는다"며 "(그렇게 하고)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희망 고문이지 않냐"고 되물었습니다.


■ 어제까지 감액 823억인데…통합 "졸속 추경"

김 원내수석 말처럼, 중요한 건 실제로 이 예산이 '희망 고문'이 되지 않도록, 실제로 반영될 수 있냐는 겁니다.

이 같은 예산 추가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예결위 여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에게 주문한 내용이었다고도 전해졌는데요.

3차 추경안 세부 심사를 위한 조정 소위원회가 어제(1일)와 오늘 이틀째 열리고 있고, 민주당이 밝힌 내역에 대해서도 증액 심사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어제 이뤄진 감액 심사에서 감액은 823억여 원 규모로만 이뤄졌습니다. 오늘 소위에서 일부 보류 사업에 대해 더 감액하겠지만, 3,600억 원어치 감액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100% 반영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단순히 김 원내대표만의 생각이 아니라 청년 문제 때문에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 반영되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졸속 추경'이라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회의에서 "대통령이 오는 3일까지 처리하라고 하니까, 국회가 며칠 사이에 35조 예산을 심의도 없이 일사천리로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고요. 통합당 내 추경 심사를 주도한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역대급 졸속, 날림 추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오늘 또다시 추경 심사를 꼼꼼히 했다고 밝혔는데요. "가장 시급한 분야에 예산을 우선으로 편성하기 위해 예결위 소위에서 더욱 정밀하고 세심하게 '현미경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통합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조정소위에서 최종 심사안을 확정한 뒤, 내일 본회의에서 3차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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