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미술 한류의 원조’ 기산 김준근의 수출 풍속화

입력 2020.07.04 (21:28) 수정 2020.07.04 (22: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주말앤 문화 시간입니다.

개항기, 즉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이미 한류를 이끈 풍속화가가 있습니다.

바로 기산 김준근인데요.

다양한 우리 풍속을 그린 천 6백여 점의 그림이 세계 각국 박물관과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고 합니다.

'미술 한류의 원조'로 불리는 그의 작품 세계, 김석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리포트]

혼례를 치르러 가는 신부의 행렬.

가마 지붕엔 액운을 막아주는 호랑이 가죽이 덮여 있습니다.

예물을 짊어진 함진아비, 백마를 탄 신랑 행렬부터, 백년가약을 맺는 초례까지, 우리 전통 혼례 장면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먹고살기 위해 남자들은 밭을 갈고, 여자들은 길쌈에 매달렸던 그때 그 시절.

그래도 단옷날이면 삼삼오오 모여 그네를 타고, 한바탕 씨름 구경도 하며 일상의 고단함을 달랬습니다.

이 그림들을 그린 화가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활동한 기산 김준근.

언제 태어나고 돌아갔는지 등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김준근의 그림은 당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최고의 기념품이었고, 그 덕분에 유럽과 북미, 일본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 지금까지 전해지는 그림만 천 600점이 넘습니다.

특히 가혹한 형벌 제도, 시신 검시, 장례·제사 그림은 우리 풍속화의 전통에는 없었던 장면들입니다.

[이경효/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외국인들은 조금 독특한 문화, 특이했던 것, 그리고 어떤 민속학적, 그리고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본인들이 수집해 가고 싶은 것들을 주문을 해서 그리지 않았을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준근의 풍속화 150여 점이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과 만납니다.

이 가운데 70여 점은 독일 박물관 2곳의 소장품으로 무려 120여 년만에 처음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윤성용/국립민속박물관 관장 : "개항기,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 문화를 알렸다하는 데에는 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여 년 전 선조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살필 수 있는 이번 전시의 주요 출품작들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주말&문화] ‘미술 한류의 원조’ 기산 김준근의 수출 풍속화
    • 입력 2020-07-04 21:29:37
    • 수정2020-07-04 22:32:17
    뉴스 9
[앵커]

주말앤 문화 시간입니다.

개항기, 즉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이미 한류를 이끈 풍속화가가 있습니다.

바로 기산 김준근인데요.

다양한 우리 풍속을 그린 천 6백여 점의 그림이 세계 각국 박물관과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고 합니다.

'미술 한류의 원조'로 불리는 그의 작품 세계, 김석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리포트]

혼례를 치르러 가는 신부의 행렬.

가마 지붕엔 액운을 막아주는 호랑이 가죽이 덮여 있습니다.

예물을 짊어진 함진아비, 백마를 탄 신랑 행렬부터, 백년가약을 맺는 초례까지, 우리 전통 혼례 장면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먹고살기 위해 남자들은 밭을 갈고, 여자들은 길쌈에 매달렸던 그때 그 시절.

그래도 단옷날이면 삼삼오오 모여 그네를 타고, 한바탕 씨름 구경도 하며 일상의 고단함을 달랬습니다.

이 그림들을 그린 화가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활동한 기산 김준근.

언제 태어나고 돌아갔는지 등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김준근의 그림은 당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최고의 기념품이었고, 그 덕분에 유럽과 북미, 일본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 지금까지 전해지는 그림만 천 600점이 넘습니다.

특히 가혹한 형벌 제도, 시신 검시, 장례·제사 그림은 우리 풍속화의 전통에는 없었던 장면들입니다.

[이경효/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외국인들은 조금 독특한 문화, 특이했던 것, 그리고 어떤 민속학적, 그리고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본인들이 수집해 가고 싶은 것들을 주문을 해서 그리지 않았을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준근의 풍속화 150여 점이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과 만납니다.

이 가운데 70여 점은 독일 박물관 2곳의 소장품으로 무려 120여 년만에 처음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윤성용/국립민속박물관 관장 : "개항기,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 문화를 알렸다하는 데에는 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여 년 전 선조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살필 수 있는 이번 전시의 주요 출품작들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