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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무능, 보수의 탐욕 합작품”…임대사업자 제도 손본다
입력 2020.07.06 (13:38) 취재K
"암 덩어리는 두고 항생제 처방만 한다."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각종 부동산 대책에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인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두고 나온 비판입니다.

정부는 2017년 말, 주택임대사업자들에 대해 각종 혜택을 주었습니다. 부작용이 커지자 혜택을 축소하는 쪽으로 정책을 축소해 왔지만, 여전히 상당수 사업자는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정부가 왜 다주택자에게 이른바 세금 '꽃길'을 깔아줬던 걸까요? 정부는 무엇을 의도했고, 의도는 어떻게 실패했으며, 국회는 왜 이런 정책 실패를 방관해 왔던 걸까요?


■ 주택임대사업자, 집 많은 사람 세금 덜 내는 방법으로 변질

집을 많이 소유하면 그만큼 세금을 많이 내도록 한다는 것이 이 정부 부동산 정책의 기조입니다. 그런데 주택임대사업자들은 집을 많이 소유하고도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임대사업자는 51만 명, 등록한 임대주택 수는 157만 채에 달합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임대사업자 등록 조사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상위 30명이 주택 만 천여 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명 평균 367채를 소유한 겁니다. 최다주택등록자는 무려 594채를 등록했습니다.

이렇게 임대사업자들이 소유한 주택은 최소 4년에서 8년까지는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습니다. 이들은 8년을 임대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받지 않고 집을 팔 수 있습니다.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최대 70% 적용받고, 취득세, 재산세도 최대 85% 감면받거나 면제받습니다. 부동산값 폭등의 최대 수혜자들입니다.

■ 되돌려 보려 했지만…여전한 세제 혜택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박근혜 정부가 2014년 주택 임대차 시장을 선진화한다며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8·2대책을 내놓으며 8년 이상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늘리고 12월부터 이 제도를 본격 시행했습니다. 다주택자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투기 세력이 아니라고 보고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은 물론 양도세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각종 혜택을 준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주택 공급이 줄어들며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자 정부는 제도 시행 1년도 채 안 된 2018년 9월 13일,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조정했습니다. 조정대상 지역 안에서 신규로 주택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중과하고, 종부세를 매기겠다고 한 겁니다.

하지만 이미 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가 보유한 임대주택 120만 채에 대한 대한 혜택은 그대로였습니다. 이번 6·17 대책에서도 임대사업자가 새롭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지만 주택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진보의 무능, 보수의 탐욕이 만들어낸 합작품”

박주현 전 민생당 의원은 20대 국회 당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박 전 의원은 "이 제도를 입안한 사람은 이것이 임차인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진정으로 믿었다. 순진한 착각이었다."고 했습니다. 민간 임대사업을 양성화하고, 임대사업자들이 8년 동안 5% 인상 상한률을 지키며 세를 놓게 하면 임차인의 권리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는 겁니다.

부동산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렇게 '엄청나게'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못했다는 것이죠. 정책을 입안할 때 보수 야당은 환영했습니다.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 국회도 알고 있었다…“조세 소급도 고려해야”

사실 20대 국회 국감 때마다 이 제도가 장기적으로는 다주택자를 늘려 결국 아파트 가격의 거품을 지탱해 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관련 법안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박주현 전 의원이 냈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임대 사업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감면 폐지를 골자로 해 기존에 유지되고 있는 세금 혜택을 아예 없애는 방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 취지에는 '다주택자에게 중과세해서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면서 한편으로 다주택 임대업자에게 1주택자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자기 분열적 정책'이라고 적었습니다.

박 전 의원은 해당 법안이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왕에 150만 채에 대한 혜택도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형사처벌에 있어서는 불소급이 원칙이지만, 조세는 소급적용이 원칙이라는 겁니다. "조세는 소급적용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냥 우리가 잘 몰라서 임대업자 등록혜택을 줬는데, 이걸 번복하자니 뻘쭘하다. 이렇게 말해야죠.” 다만 이제 출구 전략을 펴서, 2, 3년에 걸쳐서 혜택을 축소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연착륙하게 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21대 국회에서 바로잡겠다

21대 국회 들어 해당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법으로 이를 바로 잡겠다는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 3일, 등록 임대주택도 종부세 합산 과세에 포함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해 4년·8년의 의무 임대기간을 유지하고 임대료 상승률도 5%로 제한하되 종부세 등에서 세제 혜택을 줬던 것을 폐지하는 내용입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20대 국회 때 임대인들의 보증금 반환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담은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특별법 등을 발의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번 국회에서도 민간 임대사업자들의 양도세, 취득세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임무는 강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임대차 3법'이 효력을 발휘하면 자연스럽게 임대사업자 제도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월세 계약을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하고, 임대료 상승 폭을 제한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면 민간 임대 거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굳이 세제혜택을 과하게 주면서 이런 민간등록을 유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 그들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이유

국회의원, 청와대, 정부 관료들. 이들은 정말 부동산 가격 안정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요? 국민 다수는 그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수혜자들이 아닌지 의심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회의원의 30%는 다주택자입니다.
  • “진보의 무능, 보수의 탐욕 합작품”…임대사업자 제도 손본다
    • 입력 2020-07-06 13:38:45
    취재K
"암 덩어리는 두고 항생제 처방만 한다."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각종 부동산 대책에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인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두고 나온 비판입니다.

정부는 2017년 말, 주택임대사업자들에 대해 각종 혜택을 주었습니다. 부작용이 커지자 혜택을 축소하는 쪽으로 정책을 축소해 왔지만, 여전히 상당수 사업자는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정부가 왜 다주택자에게 이른바 세금 '꽃길'을 깔아줬던 걸까요? 정부는 무엇을 의도했고, 의도는 어떻게 실패했으며, 국회는 왜 이런 정책 실패를 방관해 왔던 걸까요?


■ 주택임대사업자, 집 많은 사람 세금 덜 내는 방법으로 변질

집을 많이 소유하면 그만큼 세금을 많이 내도록 한다는 것이 이 정부 부동산 정책의 기조입니다. 그런데 주택임대사업자들은 집을 많이 소유하고도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임대사업자는 51만 명, 등록한 임대주택 수는 157만 채에 달합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임대사업자 등록 조사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상위 30명이 주택 만 천여 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명 평균 367채를 소유한 겁니다. 최다주택등록자는 무려 594채를 등록했습니다.

이렇게 임대사업자들이 소유한 주택은 최소 4년에서 8년까지는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습니다. 이들은 8년을 임대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받지 않고 집을 팔 수 있습니다.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최대 70% 적용받고, 취득세, 재산세도 최대 85% 감면받거나 면제받습니다. 부동산값 폭등의 최대 수혜자들입니다.

■ 되돌려 보려 했지만…여전한 세제 혜택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박근혜 정부가 2014년 주택 임대차 시장을 선진화한다며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8·2대책을 내놓으며 8년 이상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늘리고 12월부터 이 제도를 본격 시행했습니다. 다주택자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투기 세력이 아니라고 보고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은 물론 양도세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각종 혜택을 준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주택 공급이 줄어들며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자 정부는 제도 시행 1년도 채 안 된 2018년 9월 13일,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조정했습니다. 조정대상 지역 안에서 신규로 주택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중과하고, 종부세를 매기겠다고 한 겁니다.

하지만 이미 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가 보유한 임대주택 120만 채에 대한 대한 혜택은 그대로였습니다. 이번 6·17 대책에서도 임대사업자가 새롭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지만 주택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진보의 무능, 보수의 탐욕이 만들어낸 합작품”

박주현 전 민생당 의원은 20대 국회 당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박 전 의원은 "이 제도를 입안한 사람은 이것이 임차인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진정으로 믿었다. 순진한 착각이었다."고 했습니다. 민간 임대사업을 양성화하고, 임대사업자들이 8년 동안 5% 인상 상한률을 지키며 세를 놓게 하면 임차인의 권리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는 겁니다.

부동산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렇게 '엄청나게'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못했다는 것이죠. 정책을 입안할 때 보수 야당은 환영했습니다.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 국회도 알고 있었다…“조세 소급도 고려해야”

사실 20대 국회 국감 때마다 이 제도가 장기적으로는 다주택자를 늘려 결국 아파트 가격의 거품을 지탱해 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관련 법안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박주현 전 의원이 냈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임대 사업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감면 폐지를 골자로 해 기존에 유지되고 있는 세금 혜택을 아예 없애는 방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 취지에는 '다주택자에게 중과세해서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면서 한편으로 다주택 임대업자에게 1주택자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자기 분열적 정책'이라고 적었습니다.

박 전 의원은 해당 법안이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왕에 150만 채에 대한 혜택도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형사처벌에 있어서는 불소급이 원칙이지만, 조세는 소급적용이 원칙이라는 겁니다. "조세는 소급적용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냥 우리가 잘 몰라서 임대업자 등록혜택을 줬는데, 이걸 번복하자니 뻘쭘하다. 이렇게 말해야죠.” 다만 이제 출구 전략을 펴서, 2, 3년에 걸쳐서 혜택을 축소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연착륙하게 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21대 국회에서 바로잡겠다

21대 국회 들어 해당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법으로 이를 바로 잡겠다는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 3일, 등록 임대주택도 종부세 합산 과세에 포함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해 4년·8년의 의무 임대기간을 유지하고 임대료 상승률도 5%로 제한하되 종부세 등에서 세제 혜택을 줬던 것을 폐지하는 내용입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20대 국회 때 임대인들의 보증금 반환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담은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특별법 등을 발의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번 국회에서도 민간 임대사업자들의 양도세, 취득세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임무는 강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임대차 3법'이 효력을 발휘하면 자연스럽게 임대사업자 제도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월세 계약을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하고, 임대료 상승 폭을 제한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면 민간 임대 거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굳이 세제혜택을 과하게 주면서 이런 민간등록을 유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 그들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이유

국회의원, 청와대, 정부 관료들. 이들은 정말 부동산 가격 안정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요? 국민 다수는 그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수혜자들이 아닌지 의심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회의원의 30%는 다주택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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