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민주당 당권 레이스…이낙연 ‘가시밭길’ 도전한 이유는?

입력 2020.07.07 (16:08) 수정 2020.07.07 (17: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76석, 거대 여당의 대표를 뽑는 8.29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의 막이 올랐습니다. 홍영표, 우원식, 송영길 의원은 잇따라 불출마 뜻을 밝힌 가운데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섰습니다. 출사표는 이낙연 의원이 오늘 먼저 던졌습니다.

■ 이낙연 출사표…"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

이 의원은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코로나 위기 대응을 당권 도전의 명분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의원은 오늘(7일) 국회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 안팎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깊은 고뇌를 거듭했다"라며 "민주당과 저에게 주어진 국난 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국난극복의 책임을 안고 출발해 시급히 할 일이 많다며, 5가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경제 회생을 위한 '경제입법', 약자 보호를 위한 '사회입법', 정치혁신을 위한 '개혁입법', 한반도 평화, '일하는 국회' 정착입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포부도 밝혔는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으로 위기 대처의 책임을 분담해왔고, 문재인 정부 첫 총리로서 국정의 많은 부분을 관리했다며, 최장수 총리와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당면한 위기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난 극복의 길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올 것이라며,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란이 됐던, 당 대표 임기 문제(대선 출마자는 1년 전에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와 관련해서는 당헌 당규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습니다.

다만, 김부겸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 적이 없다. 김 전 의원의 충정을 존중한다"며 대선 출마를 우회적으로 시사했습니다.

■ 대권 도전하면 '7개월짜리 대표'…그런데 왜?

당초 이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여부를 신중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른바 '대권-당권 분리' 당규 때문에 임기가 7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176석 거대 여당의 대표로서 야당의 '타깃'이 된다는 점은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7개월 대표'의 길을 선택한 것은 대선 전 당내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최대 세력인 '친문'과는 거리가 있던 이 의원에게 당 대표라는 자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승리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대표가 되면 민주연구원과 같은 당의 조직을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당에 몸담고 있는 많은 인재들이 특정 대선주자를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대선주자가 당 대표가 되면 인재들의 도움을 음으로 양으로 받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 의원이 밝힌 대로 '국난 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전제가 수반됩니다.


■ 김부겸 광주에서 첫 일정 "2년 중책 끝까지 완수"

이낙연 의원의 유일한 당권 경쟁자가 된, 김부겸 전 의원은 모레(9일)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식 선언에 앞서 오늘 광주, 내일 전주로 1박 2일 호남 일정을 마련했는데, 출마 의사를 나타낸 뒤 첫 공식 지방 일정으로 호남을 택한 것입니다.

영남 출신으로 호남을 정치 기반으로 한 경쟁자(이낙연 의원)를 상대해야 하는 김 전 의원의 고심이 드러나는 일정입니다.

김부겸 전 의원은 광주시의회와 광주시청을 차례로 방문해, 광주와의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광주에서 근무했던 아버지 얘기부터, 광주민주화운동 때 대구 지역 행동책으로 수배자에 올랐던 경험, 광주를 살리자고 유인물을 뿌리다가 신군부에 수감됐던 일화가 소개됐습니다.

김부겸 전 의원은 5.18 관련 법 개정 의지도 나타냈고, 광주형 일자리, 군 공항 이전 같은 지역 현안도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맞춤형 공약을 내놨습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광주시민들이 과거 '대세론'과 '지역주의'를 등에 업은 인물이 아닌 당에 헌신한 후보, 책임을 지는 후보 노무현을 선택했음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의원이 말하는 '대세론'과 '지역주의'는 모두 경쟁자 이낙연 의원을 겨냥한 단어입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영·호남의 대결로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지, 누가 '광주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후보인지 선택받아야 할 때"라고 김부겸 의원은 말했습니다.

김부겸 전 의원은 또, 당 대표 임기 2년의 중책을 책임지고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3월에 중도에 대표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인데,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지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막 오른 민주당 당권 레이스…이낙연 ‘가시밭길’ 도전한 이유는?
    • 입력 2020-07-07 16:08:19
    • 수정2020-07-07 17:56:13
    취재K
176석, 거대 여당의 대표를 뽑는 8.29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의 막이 올랐습니다. 홍영표, 우원식, 송영길 의원은 잇따라 불출마 뜻을 밝힌 가운데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섰습니다. 출사표는 이낙연 의원이 오늘 먼저 던졌습니다.

■ 이낙연 출사표…"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

이 의원은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코로나 위기 대응을 당권 도전의 명분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의원은 오늘(7일) 국회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 안팎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깊은 고뇌를 거듭했다"라며 "민주당과 저에게 주어진 국난 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국난극복의 책임을 안고 출발해 시급히 할 일이 많다며, 5가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경제 회생을 위한 '경제입법', 약자 보호를 위한 '사회입법', 정치혁신을 위한 '개혁입법', 한반도 평화, '일하는 국회' 정착입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포부도 밝혔는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으로 위기 대처의 책임을 분담해왔고, 문재인 정부 첫 총리로서 국정의 많은 부분을 관리했다며, 최장수 총리와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당면한 위기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난 극복의 길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올 것이라며,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란이 됐던, 당 대표 임기 문제(대선 출마자는 1년 전에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와 관련해서는 당헌 당규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습니다.

다만, 김부겸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 적이 없다. 김 전 의원의 충정을 존중한다"며 대선 출마를 우회적으로 시사했습니다.

■ 대권 도전하면 '7개월짜리 대표'…그런데 왜?

당초 이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여부를 신중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른바 '대권-당권 분리' 당규 때문에 임기가 7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176석 거대 여당의 대표로서 야당의 '타깃'이 된다는 점은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7개월 대표'의 길을 선택한 것은 대선 전 당내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최대 세력인 '친문'과는 거리가 있던 이 의원에게 당 대표라는 자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승리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대표가 되면 민주연구원과 같은 당의 조직을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당에 몸담고 있는 많은 인재들이 특정 대선주자를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대선주자가 당 대표가 되면 인재들의 도움을 음으로 양으로 받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 의원이 밝힌 대로 '국난 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전제가 수반됩니다.


■ 김부겸 광주에서 첫 일정 "2년 중책 끝까지 완수"

이낙연 의원의 유일한 당권 경쟁자가 된, 김부겸 전 의원은 모레(9일)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식 선언에 앞서 오늘 광주, 내일 전주로 1박 2일 호남 일정을 마련했는데, 출마 의사를 나타낸 뒤 첫 공식 지방 일정으로 호남을 택한 것입니다.

영남 출신으로 호남을 정치 기반으로 한 경쟁자(이낙연 의원)를 상대해야 하는 김 전 의원의 고심이 드러나는 일정입니다.

김부겸 전 의원은 광주시의회와 광주시청을 차례로 방문해, 광주와의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광주에서 근무했던 아버지 얘기부터, 광주민주화운동 때 대구 지역 행동책으로 수배자에 올랐던 경험, 광주를 살리자고 유인물을 뿌리다가 신군부에 수감됐던 일화가 소개됐습니다.

김부겸 전 의원은 5.18 관련 법 개정 의지도 나타냈고, 광주형 일자리, 군 공항 이전 같은 지역 현안도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맞춤형 공약을 내놨습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광주시민들이 과거 '대세론'과 '지역주의'를 등에 업은 인물이 아닌 당에 헌신한 후보, 책임을 지는 후보 노무현을 선택했음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의원이 말하는 '대세론'과 '지역주의'는 모두 경쟁자 이낙연 의원을 겨냥한 단어입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영·호남의 대결로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지, 누가 '광주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후보인지 선택받아야 할 때"라고 김부겸 의원은 말했습니다.

김부겸 전 의원은 또, 당 대표 임기 2년의 중책을 책임지고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3월에 중도에 대표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인데,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지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